일본 공사, 문 대통령 성적 비유 발언…한일관계 돌발 악재되나

입력 : 2021-07-17 16:3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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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건 외교부 1차관(오른쪽)이 17일 외교부 청사로 아이보시 고이치 주한일본대사를 초치했다. 외교부 제공. 최종건 외교부 1차관(오른쪽)이 17일 외교부 청사로 아이보시 고이치 주한일본대사를 초치했다. 외교부 제공.

주한 일본대사관의 소마 히로히사 총괄공사가 국내 언론 매체와의 대화에서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부적절한 성적 비유를 한 사실이 알려져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외교부는 17일 "매우 유감"이라는 입장 표명을 한 주한 일본대사를 이례적으로 주말에 초치해 일본 정부의 신속한 조치를 요구했다.

이번 파문이 도쿄올림픽 계기 한일 정상회담을 위한 양국 간 막판 논의와 향후 한일관계에 '돌발 악재'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은 이날 오전 10시께 아이보시 고이치 주한 일본대사를 외교부 청사로 초치했다고 외교부가 밝혔다.

최 차관은 이 자리에서 소마 총괄공사가 JTBC 취재진과의 면담 때 한국 정상의 한일관계 발전을 위한 노력을 크게 폄훼하는 비외교적이고 무례한 발언을 한 데 대해 엄중히 항의했다.

JTBC 뉴스룸은 한일관계 현안에 대한 일본 측 입장을 듣기 위해 지난 15일 소마 총괄공사와 점심을 겸한 자리에서 이 관계자가 문 대통령을 향해 부적절한 성적 표현을 썼다고 보도했다.

소마 총괄공사는 당시 "일본 정부는 한일문제에 신경 쓸 여유가 없다. 문 대통령 혼자서만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며 "문 대통령이 '마스터베이션'(자위행위)을 하고 있다"는 등 발언을 한 것으로 보도됐다.

최 차관은 또 아이보시 대사에게 일본 정부가 이러한 상황의 재발 방지 차원에서 가시적이고 응당한 조치를 신속히 취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아이보시 대사는 유감을 표명하고 한국 정부의 요구 내용을 즉시 본국 정부에 보고하겠다고 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아이보시 대사는 외교부 초치에 앞서 이날 새벽 국내 언론에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소마 공사의 이번 발언은 간담(懇談) 중 발언이라 하더라도 외교관으로서 지극히 부적절하며 매우 유감"이라면서 "저는 소마 공사에게 엄중히 주의를 주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소마 공사를 상대로 "확인한 바에 따르면 대화 중에서 보도와 같은 표현을 사용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은 결코 문재인 대통령님에 대한 발언이 아니었으며 소마 공사가 간담 상대인 기자님에게 그 자리에서 부적절한 발언이었다고 하고 철회했다는 설명을 들었다"고 말했다.

소마 총괄공사도 "비공식 자리에서 부적절한 발언을 한 것은 인정하지만 문 대통령을 향한 표현은 아니었다"며 "그 발언이 적절치 않다고 깨닫고 바로 철회하고 사과했다"고 말한 바 있다.

이번 논란은 문 대통령의 참석 가능성이 거론되는 도쿄올림픽 개회식이 일주일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불거져 양국 관계에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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