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식부터 세계유산 탐방까지… 교육계도 메타버스 열풍

입력 : 2021-10-11 18:05:16 수정 : 2021-10-11 18: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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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교육계에서도 ‘메타버스’를 접목한 교육과정이 속속 개설되는 등 메타버스 열풍이 불고 있다. 메타버스를 적용한 동서대 ‘큐 칼리지’의 입학식(위쪽)과 동의대의 메타버스 졸업식. 각 대학 제공 부산 교육계에서도 ‘메타버스’를 접목한 교육과정이 속속 개설되는 등 메타버스 열풍이 불고 있다. 메타버스를 적용한 동서대 ‘큐 칼리지’의 입학식(위쪽)과 동의대의 메타버스 졸업식. 각 대학 제공

“메타버스? 버스 종류인가요?”

한때 이름조차 생소했던 ‘메타버스(Metaverse)’가 부산의 교육계에도 속속 접목되고 있다. 메타버스란 영어 단어인 ‘메타(Meta)’와 우주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현실세계처럼 사회, 경제, 문화 활동이 이뤄지는 3차원의 가상세계를 말한다. 메타버스를 통해 가상세계에서도 실제 현실과 동일한 사회·문화적 활동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가상현실(VR)’보다 더 진화한 개념으로 볼 수 있다. 지난해부터 유행한 코로나19 탓에 교육 분야에서도 대면 활동이 축소되면서 메타버스를 활용한 교육이 초·중등은 물론 대학까지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는 모양새다.


부산교육청-3D 기업 업무 협약

콘텐츠 제작·시범학교 운영 예정

블렌디드 러닝 가상과학실 진행

대학가, 메타버스 강의·캠퍼스

공모전 등 미래교육 과정 개설


■메타버스로 문화유산 관람도

부산시교육청은 메타버스 활용 교육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올 8월 실시간 3D 개발 플랫폼 제작 부문 세계적 선도기업인 ‘유니티테크놀로지스 코리아(유니티 코리아)’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공공기관이 유니티코리아와 협약을 맺은 것은 국내에서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부산시교육청 산하 각 기관과 학교에서도 메타버스를 활용한 교육, 특히 체험교육을 서둘러 도입하고 있다.

부산시교육청은 이번 업무협약을 계기로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한 교육콘텐츠를 제작하고, 공유할 수 있는 지원체계를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 부산시교육청은 이와 함께 ‘교육에서의 메타버스’ 가이드 북을 집필 중에 있다. 메타버스를 학교 현장에 적용하기 위해 오는 11월 메타버스 교육 시범학교 12개교도 운영할 예정이다. 학생들이 단순한 체험을 넘어 콘텐츠 생산자로서의 역량을 키우는 게 목적이다.

학교 현장의 메타버스 도입 교육은 이전부터 다양하게 전개되고 있다. 강동초등학교는 가상현실(VR)과 360도 카메라를 활용한 몰입형 가상과학실 등 메타버스 기반 교육 수업을 진행 중이다. 이를 통해 학생들의 문제해결 역량을 키우는 한편, 메타버스의 영역 중 혼합현실을 활용해 교육적 활용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몰입형 가상과학실은 부산시교육청이 각 학교에 서둘러 구축한 ‘블렌디드 러닝’ 환경을 활용하면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다.

덕원중학교의 경우 ‘구글어스(google earth)’를 활용해 프로젝트 메타버스 기반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조형예술고는 코로나19로 여행이 어려운 시기에 ‘디지털 트윈’ 기능을 이용하여 세계의 미술문화 유산을 탐방하고 있다. 또 이를 소개하는 영상을 제작해봄으로써 미술문화 이해 능력과 더불어 디지털 활용 능력을 함께 기르고 있다.

부산과학고는 메타버스를 활용해 ‘해양ICT축제(Ocean ICT Festival)’를 개최했다. 이 행사에서 학생들은 자신의 아바타를 활용해 △해양문화와 해양관광진흥 △해양생태계 및 환경보존 △해양자원의 이용 기반 구축 △해양선박 관련 기술 등 부산 해양과 관련한 탐구 결과를 발표했다.


메타버스를 적용한 동명대 강의 장면(위쪽)과 강동초등의 가상과학실 활용 모습. 동명대·부산시교육청 제공 메타버스를 적용한 동명대 강의 장면(위쪽)과 강동초등의 가상과학실 활용 모습. 동명대·부산시교육청 제공

■캠퍼스 투어, 졸업·입학식도 OK

부산지역 대학들 또한 메타버스를 활용한 교육 과정 개설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교육과정에 첨단 기술을 접목시켜 ‘4차 산업혁명시대’ 교육의 지평을 열겠다는 복안이다.

동명대 시각디자인학과는 지난달부터 ‘디자인프리젠테이션’ ‘캡스톤강좌’ 교과목에서 ‘게더타운’을 적용한 메타버스 방식의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게더타운이란 미국 스타트업 ‘게더’가 만든 것으로 ‘줌’이나 ‘구글 미트’와 같은 온라인 화상회의 플랫폼이다. 수업에 적용 때 구글 미트와 줌의 기본적 기능에 아바타가 들어가서, 역동적인 수업을 할 수 있다. 학생들의 실제 모습을 볼 수 있고, 학습과 피드백이 가능하다.

동서대 ‘큐 칼리지’는 지난달 1일 ‘세상을 바꾸는 아이디어 공모전’과 ‘큐 칼리지 1기 입학식’을 메타버스 캠퍼스에서 진행했다. 큐 칼리지는 다양한 전공의 학생들을 선발해 창업과 창작을 장려하고,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전 세계를 무대로 자유롭게 도전하고 학점까지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해 주는 미래형 혁신대학이다. 메타버스 캠퍼스에서 진행된 입학식은 코로나19가 촉발한 ‘뉴노멀 시대’의 미래 교육의 모습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8월 31일에 진행된 세상을 바꾸는 아이디어 공모전도 메타버스 컨퍼런스홀에서 열렸는데, 학생들이 아바타를 활용해 아이디어 발표회도 가졌다. 모두 50명(10팀)이 참석한 공모전에서는 종이비누와 변온 잉크의 특성을 활용하여 ‘종이비누 발열 팔찌’ 아이디어를 낸 팀이 1등을 수상했다.

앞서 올 8월 20일 동의대에서는 특별한 졸업식이 열렸다. 코로나19 탓에 ‘2020학년도 후기 학위수여식’ 일정이 취소된 대신 ‘메타버스 졸업식’이 열린 것이다. 동의대는 이날 두 차례에 걸쳐 ‘마인크래프트 서버’를 통해 ‘동의대학교 마인크래프트 크루 1기’ 학생들이 건축한 가상 캠퍼스를 공개했다. 또 서버 오픈 이벤트로 캠퍼스투어, 졸업축하 현수막 게시, 단체사진 촬영, 양궁 경기, 컬링 경기 등을 진행하기도 했다.

동의대 로봇·자동화공학전공 옥승호 교수는 “학생 중심의 메타캠퍼스를 구현하고, 언택트 기반 AR·VR 기술 연구와 이를 활용한 콘텐츠를 개…발 중이다”면서 “교육 환경과 문화가 급격히 변화하는 상황에서 학생들과의 소통·놀이 공간 구축에도 해당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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