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확진자 나온 인천 교회 "주민들께 폐 끼쳐 사과"

입력 : 2021-12-03 12: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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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 부인, 처음부터 거짓말 의도는 없지 않았을까"

3일 오전 광주 북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 설치된 방역 수칙을 안내하는 모니터에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 우려를 표하는 내용이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3일 오전 광주 북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 설치된 방역 수칙을 안내하는 모니터에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 우려를 표하는 내용이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 확진자가 방문한 인천 한 대형 교회 측이 지역 주민들에게 사과했다.

인천시 미추홀구 모 교회 담임 목사는 지난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과문을 올려 "교회에서 이번에 오미크론 확진자가 나왔다"며 "이로 인해 폐를 끼치게 돼 인천 지역 주민들께 사과를 드린다"고 적었다.

이 목사는 이어 "이번에 나이지리아에 다녀온 러시아 담당 목회자는 선교가 아니라 학술 세미나 차 다녀온 것"이라며 "부부가 코로나 백신 접종을 다 마치고 정부의 방역수칙을 잘 지키는 가운데 다녀온 것으로 다른 오해가 없기를 바랄 뿐"이라고 했다.

아울러 "우리 교회는 이번 일을 계기로 더 이상 코로나가 확산하지 않도록 기도하고 방역 당국의 조치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며 더 이상의 어려움이 생기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교회 측은 시설을 12일까지 폐쇄하고 모든 예배를 온라인으로 진행한다는 안내문을 올리기도 했다.


인천 교회 담임목사가 올린 사과문. 페이스북 캡처 인천 교회 담임목사가 올린 사과문. 페이스북 캡처

이 목사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확진 부부에 대해 "남편인 목사는 한국말을 잘하지 못하고 아내 분이 방역 당국 조사를 받았는데 '방역 택시를 탔느냐'는 질문에 얼떨결에 '네'라고 답했다고 한다"며 "잘못한 것은 맞지만 처음부터 거짓말을 하려던 의도는 없지 않았을까 싶다"고 해명했다.

앞서 이 교회 소속 40대 목사 부부는 지난달 나이지리아를 방문한 뒤 오미크론 확진 판정을 받았다.

확진 부부 중 부인인 A 씨는 전날 중앙일보 인터뷰를 통해 "저로 인해 이렇게 돼 모든 사람에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는 어디서 감염된 것 같냐는 질문에는 "나이지리아에선 마스크를 쓰지 않아 마스크를 쓴 우리를 이상하게 쳐다봐 벗게 됐다. 그곳은 백신 접종률이 10%도 안 된다"고 말했다.

A 씨는 지난달 24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을 당시 우즈베키스탄 국적의 지인 B 씨가 운전한 차를 타고 공항에서 자택으로 이동했다. 그러나 초기 역학조사에선 B 씨의 차를 탄 사실을 숨긴 채 "공항에서 방역 택시를 타고 집으로 갔다"고 거짓 진술했다.

이에 대해 A 씨는 "뉴스를 보는데 상황이 점점 나빠져서 걱정돼 잠을 잘 못 자고 있다"면서도 "이렇게 되도록 계획한 건 아니었다"고 말했다.

백신 미접종자인 B 씨는 A 씨의 거짓말 탓에 밀접 접촉자로 분류되지 않았고, 양성 판정을 받기 전까지 교회에서 수백명과 접촉했다.

현재 방역당국은 교회 신도 811명을 대상으로 검사를 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580명이 접촉자로 분류됐다. 밀접 접촉자는 자가 격리 조치에 들어가 3차례 코로나19 검사를 받게 된다.

목사 부부의 10대 아들이자 역시 오미크론 확진자인 C 군이 재학 중인 인천 모 초등학교 재학생들도 PCR 검사를 받는다. C 군은 전면 등교가 시작된 이후인 지난달 25일 등교했으나 당일 오전 부모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자 곧바로 하교했다.

방역당국 역학조사 결과 C 군과의 접촉자로 분류된 교사와 학생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지만, 시교육청은 학부모들의 요청에 따라 재학생 730여명에 대한 선제 검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조경건 부산닷컴 기자 pressj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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