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불거진 ‘허위 경력’ 문제를 시작으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의 부인 김건희 씨를 둘러싼 각종 의혹이 본격 제기될 전망이다. 윤 후보 측은 대부분 ‘사실 무근’으로 일축하지만, 여권에서 제기하는 김 씨 관련 의혹은 사생활 문제까지 포함하면 10여 개에 달한다.
이 중 검찰 수사 단계까지 간 사안은 두 가지다. 하나는 2010년 수입차 판매업체인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에 관여했다는 의혹이다. 사건 개요는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회장이 2010~2011년 주식 시장에서 ‘선수’로 불리던 이 모 씨와 공모해 주가를 조작했는데, 김 씨가 현금 10억 원을 이 씨에게 맡기는 등 ‘전주’로 가담했다는 것이다.
경찰이 수년 전 내사 종결 처리한 이 사건은 지난해 여권 인사들의 고발로 검찰이 사실상 재수사에 들어가면서 상황이 뒤바뀌었다. 검찰은 얼마 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이 씨를 구속하고, 권 회장도 같은 혐의로 기소해 현재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다만 김 씨의 관여 의혹에 대해서는 ‘계속 수사 중’이라는 입장이다. 윤 후보 측은 “전문가라는 이 모 씨에게 거래를 맡겼다가, 손해를 보고 회수한 것이 사실관계의 전부”라며 관여 의혹을 반박한다.
김 씨가 대표인 전시기획사 코바나컨텐츠가 각종 전시회를 주관하며 여러 대기업으로부터 보험성 협찬을 받았다는 의혹도 검찰 수사를 받았다. 코바나컨텐츠가 2019년 6월 전시회를 개최할 때는 대기업 협찬사가 4곳이었는데, 윤 전 총장이 검찰총장으로 지명된 시점에 갑자기 16곳으로 늘어났고, 비슷한 기간 김 씨의 연봉이 배 가까이 뛰고, 2억 원이 넘는 상여금을 수령한 사실이 드러나면서다. 그러나 윤 후보 측은 “김 씨가 10여 년 간 개인 돈을 써가며 사업을 이끌어 왔다”며 협찬 수주나 상여금은 김 씨 개인의 노력과 역량에 따른 것이라고 의혹을 반박했고, 검찰도 얼마 전 보험성 협찬 의혹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린 바 있다.
김 씨의 2008년 국민대 박사 논문 표절 의혹도 현재 진행형이다. 논문은 인용 과다와 아이디어 침해 논란이 있는 데다, 특히 ‘회원 유지’라는 제목의 영문 번역을 ‘member Yuji’라고 적어 부실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이에 교육부의 요청으로 국민대의 표절 조사가 진행 중이다.
윤 후보는 영문 번역의 실수를 인정하면서도 논문 내용 자체가 표절은 아니라는 입장을 보여왔지만, 14일에는 “학문적으로 표절이고 학위를 인정하기 곤란하다 하면 취소돼야 하고, 취소 전에 반납하는 게 상식”이라고 한발 물러섰다. 이와 함께 김 씨의 허위 경력 문제 역시 이번에 밝혀진 2007년 수원여대 교수 지원 뿐만 아니라 2013년 안양대, 2014년 국민대 교수 임용에도 비슷한 허위 경력 지원서를 제출했다는 의혹이 추가로 불거진 상태다.
‘쥴리 의혹’ 등 김 씨의 사생활 관련 논란도 말끔하게 해소되지 않고 있다. 얼마 전 일부 언론이 1997년 쥴리라는 예명을 쓰는 김 씨를 유흥업소에서 만난 적이 있다는 안해욱(74) 전 한국초등학교태권도연맹 회장의 발언을 보도하면서 논란이 증폭됐는데, 김 씨는 13일 해당 매체와의 통화에서 “쥴리를 안 했기 때문에 쥴리가 아니라는 것이 100% 밝혀질 것”이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그러나 김 씨 관련 의혹이 본격적인 검증대에 오르면서 아직 공개 활동을 하지 않고 있는 김 씨의 ‘등판’ 시기도 무기한 연기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