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하면 코로나 사망위험 2배…“올해는 나쁜 건강 습관과 ‘거리두기’ 하세요”

입력 : 2022-01-24 06:00:00 수정 : 2022-01-24 17: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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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기기 위해 자체 면역력 키우는 새해 건강 습관
흡연자는 코로나 감염 위험 79% 높고, 백신 항체 생성량도 떨어져
비만하면 코로나 감염 때 강력한 염증 반응으로 중증 확률 높아


흡연, 음주, 폭식 등 나쁜 건강 습관은 우리 몸의 면역 기능을 떨어뜨려 코로나19 감염에 취약하게 만들고 중증으로 이어질 위험도도 높이는 만큼 새해에는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 동아대병원 가정의학과 한성호 교수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동아대병원 제공 흡연, 음주, 폭식 등 나쁜 건강 습관은 우리 몸의 면역 기능을 떨어뜨려 코로나19 감염에 취약하게 만들고 중증으로 이어질 위험도도 높이는 만큼 새해에는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 동아대병원 가정의학과 한성호 교수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동아대병원 제공

규칙적인 운동과 다이어트, 금연, 절주…. 치켜 든 호랑이 발톱처럼 기세등등했던 임인년 새해 건강 결심도 이맘때면 병든 개 꼬리처럼 수그러들기 일쑤다. 웬만큼 의지가 강한 사람도 “이번 한 개비만”“오늘 딱 하루만”이라는 달콤한 유혹과는 좀처럼 거리두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3년째 계속되는 코로나19와의 전쟁은 우리에게 나쁜 습관을 버리고 바이러스로부터 스스로 몸을 지킬 수 있는 자체 면역력을 키울 것을 절실히 요구하고 있다. 동아대병원 가정의학과 한성호 교수에게 코로나를 이기는 새해 건강 습관에 대해 물어봤다.


-면역력이 떨어지는 사람이 코로나19에 걸리기 쉽나?

“바이러스나 세균이 우리 몸 안으로 침투했을 때 활성화 되는 면역력은 바이러스나 세균을 이기는 중요한 방어능력이다. 일반적으로 고령자, 면역억제자나 항암치료자 같이 면역력이 취약한 이들이 코로나19에 쉽게 감염되고 중증으로 진행할 확률도 훨씬 높다.”


-자신이 면역 체계가 취약한 지 어떻게 알 수 있나?

“NK(Natural Killer)세포나 사이토카인 같은 면역세포를 검사해 일부 면역력을 가늠할 수 있지만, 면역력 전체를 평가할 수 있는 방법은 현재는 없다. △암(혹은 암을 앓았던 환자) △만성 신장 질환 △만성 간질환 △천식이나 기관지 확장증 같은 만성 폐질환 △치매 또는 파킨슨 등 신경질환 △관상동맥질환, 고혈압 같은 심장질환 △HIV 감염 △우울증 같은 정신질환 △뇌졸중 또는 뇌혈관계 질환 등의 기저질환을 가졌거나 65세 이상 고령자, 임신부는 코로나19 위험군이다.”


-흡연자도 코로나 위험군이라 할 수 있나?

“흡연자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인체의 세포에 침입할 때 통로가 되는 ACE2(안지오텐신전환효소2) 수용체의 발현율이 높아 코로나 감염에 더 취약하다. 비흡연자에 비해 코로나에 걸릴 위험이 79% 높고, 사망 위험도 2배가량 높다는 보고서가 나와 있다. 또 백신 접종 완료 후 코로나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에 대한 항체 생성량이 비흡연자에 비해 42.8% 낮다는 점도 발견됐다. 좁고 밀폐된 공간에서의 흡연은 그 자체로 바이러스가 전파되기 쉬운 환경을 만든다. 금연을 해야 하는 이유를 찾는다면 지금이 가장 좋은 시기다.”


-음주도 코로나 면역에 영향을 미치나?

“과도한 음주가 지속될 경우 신체 면역력이 손상돼 바이러스 감염에 취약해진다. 특히 백신 접종을 전후해 과도한 알코올 섭취는 면역 체계에 혼란을 가져온다. 항체 형성 과정에 문제가 발생하거나 부작용이 나타나 백신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


-잠자리에서도 스마트폰을 놓지 못하는 이들이 많은데?

“재택근무 등으로 일과 생활의 경계가 옅어지고, 본래의 생활 리듬을 유지하기가 어려워지면서 ‘코로나 불면증(코로나섬니아)’을 호소하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 수면의 질이 그만큼 나빠졌다는 것이다. 코로나 불면증을 극복하는 가장 중요한 원칙 중 하나가 침대에서는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하지 않는 것이다. 또 불안감을 줄이기 위해 뉴스 소비를 줄이고, 수면을 방해하는 짧은 파장의 빛인 블루 라이트를 많이 방출하는 휴대폰 사용 시간을 줄이는 것도 필요하다.”


-코로나로 외부 활동이 줄면서 ‘확찐자’도 늘었다.

“비만한 경우 몸의 면역기능이 정상 체중인 사람보다 떨어진다. 혈액의 점도가 높아지고 호흡 기능도 떨어져서 폐렴 또는 혈관에서의 합병증 확률이 높아진다. 체질량지수(BMI)가 초고도비만인 40~44 구간의 코로나19 환자는 정상수준인 18.5~24 구간 환자보다 사망 위험이 2.68배 높았다. 코로나19에 감염된 비만세포는 염증세포를 많이 만들어내기 때문에 '사이토카인 폭풍’처럼 강력한 염증 반응을 일으켜 중중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아진다."


-반대로 ‘헬스 중독’이라 할 만큼 과도하게 운동하는 이들도 많은데?

“격렬한 운동을 하면 근육의 활동을 방해하는 젖산이 축적되고, 아미노산을 에너지원으로 쓰면서 피로의 원인 물질인 암모니아가 생성된다. 이렇게 피로가 누적되면 외부 자극에 대한 세포의 면역기능과 저항능력이 떨어지고, 노화도 더 빨리 진행될 수 있다. 운동 후 사나흘 넘게 근육이 아프다면 운동 방법이 잘못됐다 생각하고 운동량을 조절해야 한다."


-그외 면역력에 도움이 되는 일상의 건강 습관은?

“하루 30분씩 매일 규칙적인 운동은 면역세포 증식을 촉진시키고 염증물질 생성을 낮춰 전반적으로 면역기능을 향상시켜 준다. 면역기능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진 영양소는 비타민A, 비타민B6, 비타민B12, 비타민C, 비타민D, 비타민E, 아연, 구리, 마그네슘, 철, 코엔자임큐텐, 셀레늄 등이다. 이들의 결핍이 있을 때 면역기능이 저하되므로 겨울철에는 채소와 과일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필요하다. 낮 시간 충분히 햇볕을 쐬는 습관은 비타민D의 생성뿐 아니라 수면을 유도하는 멜라토닌의 조절에도 도움이 된다. 규칙적인 스케줄에 맞춰 하루 7시간 이상 숙면을 취하는 것도 면역력을 높이는 좋은 습관이다. '코로나 우울증'도 늘어나고 있는데, 미지근한 물에 반신욕을 하거나 10분 정도 천천히 심호홉을 하면 부교감 신경을 항진시키면 면역력 회복에 효과가 있다."

박태우 기자 wideney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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