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원전 백지화를 강조하는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지난 3일 첫 대선 방송토론에서도 원전 정책의 부작용은 외면한 채 지나치게 ‘친원전’에 기울어진 인식을 드러냈다.
윤 후보는 토론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의 ‘이미 폐기물이 제대로 처리되지 못하고 있는데 어떻게 할 것이냐’는 물음에 "핵폐기물은 향후에 파이로프로세싱을 통해서 처리할 수 있는 기술이 신재생 에너지 고도화 시키는 것 못지않게 빨리 되지 않을까"라고 막연한 낙관론을 되풀이했다.
윤 후보가 말한 ‘파이로프로세싱(pyroprocessing·사용한 핵연료를 친환경적으로 처리하는 기술)’은 핵폐기물의 양을 줄이거나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많다.
핵폐기물을 보관하거나 처분하는 것보다 이런 기술을 사용하면 비용이 더 들거나 사고 위험이 더 커지는 등 부작용을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월성 원자력발전소 등 중수로에서 나온 핵폐기물은 재처리할 수도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윤 후보는 지난달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탈원전 백지화, 원전 최강국 건설” 공약을 올린 뒤 부산·울산·경남(PK) 등 원전 주변 주민들의 안전에 대한 우려는 외면했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는데 거듭해서 친 원전 의지를 밝히면서도 이날 진일보한 대응책은 내놓지 못한 셈이다.
윤 후보는 지난달 24일 〈부산일보〉를 비롯한 한국지방신문협회와의 인터뷰 등에서도 탈원전 폐지 정책을 내놓으며 사용후핵연료 처리에 대해 “외국에서도 안전한 기술들이 많이 개발되고 있기 때문에 장래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막연한 낙관론을 피력한 게 전부였다.
이 후보는 토론에서 윤 후보의 답변을 들은 뒤 “원전 문제를 정략 대상으로 만들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며 “10년 이내에 원자력 발전단가도 재생에너지보다 더 비싸진다는 추세도 보고되고 있기 때문에 원전 문제에 대해서 과격하게 무조건 문재인 정부 반대로 안 하시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