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아오르는 대선 열기 속 여야 ‘설화 주의보’

입력 : 2022-02-17 11:09:51 수정 : 2022-02-17 11: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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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왼쪽),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왼쪽),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 연합뉴스

3·9 대선이 20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여야 선거전이 달아오르고 있다. 본격적인 선거운동 기간에 돌입하면서 후보뿐만 아니라 선거대책위원회 인사들의 발언 수위도 자연스레 높아지는 모습이다. 특히 두 후보 모두 ‘사이다’같은 직설화법인 데다 ‘다언’(多言)인 만큼 ‘설화 경계령’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새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는 지난 16일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등 택시 4단체와의 정책협약식에서 “사망사고도 많고 사업자와 노동자 간 갈등도 격화돼 분쟁이 많았는데 그때 이게(택시) ‘도시의 탄광’이라 생각했다”며 “일자리가 없어 마지막으로 가는 게 택시인데 이게 요즘은 그 길도 막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후보의 이같은 발언을 두고 택시기사 비하 논란이 제기됐다.

이에 민주당은 즉각 입장문을 내고 “간담회에서 이 후보가 한 ‘도시의 탄광’ 발언은 박복규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회장이 한 발언을 이 후보가 받아 택시 종사자를 위한 정책을 약속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회장은 이 자리에서 “현재 80%의 종업원들이 떠났다. 탄광이 어렵다고 하지만 그들은 고수익이었다. 택시는 다 떠나 이제는 없다”고 했다.

이 후보가 택시업계가 처한 상황을 공감하는 취지로 발언한 것이지만 표현을 두고는 여전히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직업의 귀천이 어디에 있으며 택시업계가 탄광과 어떤 유사점이 있는지도 모르겠다”고 힐난했으며, 같은당 장순칠 선대본 상근부대변인은논평을 통해 “이 후보의 직업에 대한 천박한 인식은 고치기 힘든 고질병”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민주당은 당 안팎 인사들이 국민 정서와 괴리된 과잉 충성 발언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 앞서 이 후보가 “김포에 2억~3억 원에 살 수 있는 집이 있다”는 발언으로 지역민들의 반발을 사면서 당 차원에서 논란 진화에 나섰으나 최민희 민주당 전 의원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3억 2000만 원에 매물의 김포 아파트를 캡처한 사진과 함께 “여기요, 여기! 2, 3억 짜리 아파트 있네요!!?”라는 글을 올려 부적절한 행동이었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 때문에 민주당 내부에서는 “실수를 안 하는 게 결국 중요하다”라는 지적이 나왔다.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전날(16일) 민주당 우상호 선대위 총괄본부장의 “국민의 눈높이와 정서에 맞는 글과 말을 써주시기를 엄중하게 당부드린다”는 발언을 언급, “그런 (구설)부분들에 대해선 단호하게 조치를 취할 생각이고 앞으로 작은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다고 본다”고 말했다.

민주당보다 선대위 규모가 작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는 이 후보에 비해 당내 인사의 실언으로 인한 부담은 적은 모습이다. 하지만 윤 후보 또한 이 후보 못지 않은 다변(多辯) 정치인인 만큼 본인의 입이 리스크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최근 부산 지역 유세 현장에서 ‘히딩크 어퍼컷 세레모니’처럼 다소 감정적으로 격앙된 모습을 보이면서 당내에서는 불안감이 감지된다. 선대본 관계자는 “정치 초년생이다 보니 현장의 열기에 취해 흥분할 수밖에 없는 것은 어쩔 수 없다”면서도 “현장 수행 인원이나 유세에 함께 참여한 의원들이 윤 후보의 발언이나 행동에 주의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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