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연제구의 한 마을지도에 BTS 멤버의 외가가 명시돼 논란이 인다. 제작자 측은 관광 활성화 목적이라고 주장하지만, 일대 주민들은 사생활 침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인다.
현재 거주자 없는 공가 상태
연산복지관 “재미 위해 진행”
외가·주민 동의 없어 논란
연제구연산종합사회복지관이 발행한 연산3동 마을지도. 공공기관, 관광시설, 우리동네 학습공간으로 나눠 주요 시설을 표시한 지도 중앙에 'BTS 정국 외할머니 사셨던 곳'이라고 표기한 장소가 보인다. 이 장소는 관광시설로 분류돼있다. 정국은 부산 출신의 BTS 멤버다. 이 지도는 지난해 연산종합사회복지관이 지역사회보장협의체와 함께 만들었다.
복지관 측에 따르면 현재 해당 주택은 공가로 아무도 살고 있지 않다. 그러나 지도에 이 장소를 표기하는 것에 대해 가수 BTS 측이나 인근 주민들에게 별도의 동의는 받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마을지도를 제작한 복지관 측은 관광 활성화를 위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연산종합사회복지관 관계자는 “마을지도를 만들 당시에 단순 정보뿐 아니라 재미있는 요소를 넣자는 의견이 나와 가수 관련 장소를 넣게 된 것”이라며 “마을의 볼거리가 더 풍성해질 것으로 여겼다”고 말했다.
유명 가수의 외가가 있던 곳이 관광명소로 표시된 데 대해 시민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인근 주민들은 불쾌하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연산3동 주민 이 모(68) 씨는 “어딘지도 모르는데 젊은 사람들이 와서 해당 장소 위치를 묻곤 한다”며 “마을지도에 일반 주택가를 유명가수 외가라고 표시해둔 것은 동네 주민에게 실례”라고 말했다.
유명인이라는 이유로 동의 없이 친인척이 살던 곳을 공개한 것에 대해 갑론을박도 이어진다. 시민 이 모(52·사하구 하단동)씨는 “BTS를 응원하는 입장에서 사는 곳 근처에 가수의 흔적이 있다는 게 기분이 좋기도 하지만, 동의 없이 일반 주택가에 사람들이 몰리고 친인척이 살던 곳까지 찾아가는 건 모두에게 불편한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