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는 경상도 사람이 일상에서 흔히 입에 담는 사투리다. ‘야!’나 ‘얘!’와 비슷한 말로, 상대를 낮춰 부를 때 사용돼 친근감을 주기도 한다. 특히 부산에서는 남자를 속되게 이르는 ‘인마’(‘이놈아’의 준말) 대신 ‘마’가 많이 쓰인다. 부산 사투리는 억양이 강하고 빨라 이 말을 듣는 다른 지역 사람은 시비를 걸거나 욕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기 쉽다. 이 단어에 익숙지 않은 타지인에게 함부로 써먹을 일은 아니지 싶다.
프로야구에서만큼은 ‘마!’가 전국 야구팬들에게 애교로 통하며 용인돼 왔다. 부산을 연고로 한 롯데 자이언츠 팬들은 2000년대 초부터 상대 팀 투수가 견제구를 던질 때마다 일제히 “마”라며 고함치고 야유하는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투수의 심리를 압박해 경기력을 흔들려는 의도에서다. 이는 부산 사직구장은 물론 롯데의 원정 경기에서 자주 연출되면서 가장 인상적이고 유명한 응원 구호로 자리잡았다. 또 ‘마’는 ‘그냥’이란 뜻을 가진 경상도 사투리이자 무엇을 하지 못하게 하다는 동사 ‘말다’의 활용형 어미이기도 하다. “마 묵자(먹자)”는 전자, “묵지(먹지) 마”는 후자의 실용 사례다.
‘하모’도 부산 시민에게 친숙한 방언이다. ‘그럼’과 ‘아무렴’처럼 말할 것도 없이 당연하다고 강한 긍정을 나타내는 감탄사다. 세부적으로 ‘하모’는 ‘에나’(정말)와 함께 경남 진주 일원의 대표적인 사투리로 분류된다. 지난해 진주시는 남강과 진양호에 서식하는 천연기념물 수달을 형상화한 지역 상징 캐릭터를 만들어 ‘하모’로 명명했다.
‘마’와 ‘하모’가 못마땅하거나, 이런 분위기를 바꿀 때 내는 소리인 ‘에이’의 부산 버전인 ‘에헤이’와 결합된 ‘에헤이 마 하모’(Ey Hey Ma Hamo)라는 용어가 최근 세계인들의 관심을 끈다. 올 2월 부산시와 부산관광공사가 국제관광도시 부산을 홍보하기 위해 부산어묵, 산복도로, 사직구장 열기를 소재로 제작한 3편의 영상물 ‘에헤이 마 하모’가 유튜브 등 SNS에서 ‘핫하게 뜬’ 것이다. 3월 말 기준으로만 노출 수 3억 5000만 회, 조회 수 1억 4600만 회를 기록했다고 한다.
이 영상은 힙합 노래와 춤으로 부산의 다양한 매력을 소개하며 제목처럼 “에이, 걱정 마라 이 사람아, 다 잘될 거야”라고 말한다. 부산의 만사형통을 기원하는 게다. 영상물의 메시지대로 2030부산월드엑스포 유치와 부산·울산·경남 메가시티 출범, 가덕신공항 조기 건설 등 지역의 대형 현안들이 성공적으로 잘 추진되면 정말 좋겠다.
강병균 논설위원 kb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