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수개월 동안 추락하고 있지만 도무지 반등할 기미는 보이지 않아 투자자의 한숨이 깊어진다.
지난해 한때 3300선을 돌파했던 코스피 지수는 지난해 말부터 떨어지기 시작해 올 들어 2600선까지 추락했다. 지난달 중순부터는 2600~2750선 박스권에 갇혀서 좀처럼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코스피 지수가 박스권에 갇혀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에서 투자자를 더 답답하게 만드는 것은 믿을 만한 정보나 분석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현재 투자 전문가나 업계에서도 올해 코스피 전망치는 2610~3330’ 등 모호한 전망치를 내놓거나 이마저도 수시로 변경되다 보니 사실상 투자자 사이에서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반응이 나온다.
이처럼 혼란스럽기만 한 시장 분위기 속에서 주식의 변동성을 어떻게 살펴봐야 할까? 쌍용차 인수 등 특수한 개별 종목과 연관된 변수를 제외하고는 지난해부터 국내 주식시장 전체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큰 변수들은 있다.
우선,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 긴축정책에 따라 국내외 증시는 어김없이 웃고 울었다. 애초에 코스피의 하락세는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에서 시작됐다. 미국을 필두로 주요 선진국들이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시작된 양적 완화 정책을 중단하고 기준금리 인상 등 고강도 긴축 정책을 시작하면서 국내 주식시장도 하락세로 접어들었다.
이후 연준의 긴축정책 방향이나 강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 연준 의장 발언 등이 공개되는 시점이 다가올수록 주식 시장은 크게 요동쳤다. 기준금리 인상 폭이 당초 시장에서 기대했던 것보다 커거나 고강도 긴축정책이 추진되면 코스피 지수는 어김없이 급락했다. 반대로 시장에서 기대했던 방향과 비슷하거나 완화 정책을 선호하는 ‘비둘기파’의 힘이 강해지면 주식시장은 안정세를 찾았다.
또 다른 큰 변수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시작된 지정학적 요인이다. 이 전쟁으로 에너지 등 원자재와 식량 가격이 급등하면서 현재 전 세계는 인플레이션에 시름하고 있다. 여기서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화해 국면에 접어들면 주식시장은 안정세를 보이지만, 러시아가 또다시 강도 높은 공격을 감행하면 지수는 어김없이 추락했다.
당분간 미 연준이 수차례 기준금리 인상을 선언하는 등 강도 높은 긴축정책을 추진하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도 장기화되는 점으로 미뤄 국내외 주식시장에는 이 두 개의 축에 따라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두 개의 큰 변수가 안정될 즈음에 코스피 지수도 바닥을 치고 반등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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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 기자 mo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