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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길에 있던 주취자를 차로 치어 숨지게 하고, 사체를 유기한 혐의로 기소된 화물차량 운전자가 원심보다 가중된 형량을 선고받았다.

1일 수원고법은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유기도주치사) 혐의로 기소된 A 씨의 항소심에서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5년을 선고했다.

A 씨는 2021년 4월 오후 9시 50분께 경기도의 1번 국도 갓길에 자신의 화물차량을 주차하던 중 B(67) 씨를 받아 숨지게 한 뒤 사체를 유기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A 씨는 주차지역이 아닌 곳에 탄력봉을 꺾으며 주차를 시도하다 전방주시 부주의로 갓길에 있던 B 씨를 들이받았다. B 씨는 술에 취해 갓길에 엎드린 상태였다.

A 씨는 차량 앞 범퍼로 B 씨를 한 차례 친 뒤에도 여러차례 그 위를 지나가 B 씨는 척추골절·복부파열 등으로 숨졌다. 이후 A 씨는 B 씨를 갓길 우측의 경사면으로 굴려 떨어뜨리고 도주했다.

재판부는 "교통사고를 내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뒤 피해자를 유기하고 도주해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면서도 "피해자에게도 사고 발생에 과실이 있다"며 징역 4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피해자가 술에 취해 엎드려 있었다고 해도 주차가 허용되지 않은 안전지대에 설치된 탄력봉을 꺾으면서까지 무리하게 주차를 한 것이 이 사건의 주된 원인"이라며 "피해자를 구호하기는 커녕 비탈길 아래로 유기함으로써 사실상 구호가능성을 박탈하는 등 그 비난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판시했다.

또 "범행 이후 화물차를 세차하고 블랙박스 녹화영상을 포맷하는 등 범행 은폐시도 정황도 불량하다"며 원심보다 많은 징역 5년을 선고했다.

김주희 부산닷컴 기자 zoohihi@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