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6·1 광역의원 선거는 현역을 앞세운 더불어민주당이 부산 정치권에 부는 ‘윤풍’(윤석열 바람)의 기세를 얼마나 막아낼지가 관전 포인트다. 민주당은 후보 개인기가 앞서는 만큼 ‘국민의힘 쏠림’ 현상은 없을 것이라고 본다. 국민의힘은 “분위기는 이미 우리 쪽으로 넘어왔다”며 4년 전 참패를 갚기 위해 단단히 벼르는 모습이다.
국민의힘은 2014년 지방선거에서 비례대표를 포함해 전체 47개 의석 중 45개를 꿰찼지만, 4년 후 원내교섭단체 구성 정족수(5명)를 간신히 넘기는 고작 6석을 얻었다. 특히 이번 선거는 대선 때부터 주목받아 온 2030세대 정치 신인이 성공적으로 세대 교체를 이뤄낼지도 주요 볼거리다.
부산시의원 선거 관전 포인트
민주, 42곳 중 21곳 현역 공천
국힘 ‘4년 전 참패 설욕’ 별러
사하3·기장2 ‘리턴매치’ 주목
2030 정치 신인 성과도 관심사
민주당은 전체 42개 지역구 중 절반인 21곳에 현역 시의원을 공천했다. 현 시의원 대다수가 아직 초선인 데다, 3·9 대선에서 확인된 부산의 강한 보수세를 이겨내려면 안정된 현역이 나서야 한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구청장 후보군으로 거론되던 이순영(북4), 김부민(사상1), 구경민(기장2) 시의원과 지역위원장의 중책을 맡은 김정량(사하4) 시의원 등도 유력 후보로 나서 차기 시의회 요직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경선 과정에서 현역 의원들이 고배를 마시기도 했다. 유력 후보였던 고대영 시의원이 영도2로 선거구를 옮겨 도전했으나 박상현 해양대 겸임교수에게 아깝게 패배했다. 박흥식(서1), 정상채(부산진2) 시의원도 각각 윤지환 중앙당 부대변인, 허운영 전 하야리아부지 시민공원 추진 범시민운동본부 운영위원장에게 밀렸다.
국민의힘은 역대급으로 예비후보자가 난립하면서 막판까지 치열한 경선이 이뤄졌다. 민주당의 경우 마땅한 지원자가 없어 서2, 북3 지역구의 후보를 확정하지 못한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그러나 기초단체장 선거 못지않게 경쟁이 과열되면서 후보 간, 후보와 당협위원장 간 갈등이 외부로 표출되며 분열 우려를 낳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사하2, 부산진2 등 6곳에서 3인 이상 경선을 진행했다.
7일 마지막 경선 결과 발표에 따르면 해운대1 신정철, 해운대2 임말숙, 기장1 박종철, 사하1 최영진, 사하2 강달수 예비후보가 경쟁자들을 제치고 최종 후보로 선정됐다. 국민의힘 현역 시의원의 명암도 엇갈렸다. 최도석(서2) 전 부의장은 경선에서 승리한 반면 비례대표였던 윤지영(사하2), 이영찬(연제1) 시의원은 탈락했다.
이번 선거에서는 흥미로운 대결도 눈에 띈다. 사하3(민주당 김재영-국민의힘 성창용), 기장2(민주당 구경민-국민의힘 이승우) 등에서는 ‘리턴 매치’가 펼쳐진다. 해운대4(민주당 이명원-국민의힘 강무길), 연제1(민주당 김태훈-국민의힘 안재권)에서는 여야 구청장 후보군에 속했던 후보 간 불꽃 튀는 대결이 볼거리다. 남2에서는 구청장에 도전했던 진남일 후보가 무소속으로 출마한다.
치열한 경쟁 속 ‘젊치인’(젊은+정치인)들이 어떤 성과를 낼지도 관심사다. 2030세대 정치 신인들이 대거 예비후보로 등록하며 시의원 선거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이 중 다수가 경선 단계에서 인지도 약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탈락했다. 현재 민주당에서는 이나견(수영2), 김희창(기장1), 박민해(중) 등이, 국민의힘에서는 송현준(강서2), 이준호(금정2) 등이 본선에 오른 상태다.
영도1 등에서는 젊치인-정치 베테랑 간 한 판 대결이 펼쳐진다. 만 33세의 민주당 이철우 중·영도 지역위원회 법률자문이 3선 시의원 출신으로 차기 시의회 의장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안성민 후보와 맞붙는다.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