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변성완) ‘도시’(박형준) ‘진보’(김영진).
6·1 부산시장 선거 후보들의 ‘베스트 키워드’다. 선거를 앞두고 그간 부산시민에게 보내온 정치적 메시지는 비슷한 듯 달랐다. 이는 각 후보의 부산시의 정책 우선순위, 시정 철학 등을 엿볼 주요 단서다.
<부산일보> 취재진은 부산 지방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변성완, 국민의힘 박형준, 정의당 김영진(기호 순) 후보의 최근 1년(2021년 5월 1일~2022년 5월 11일) 발언 등을 비교·분석했다. SNS, 언론 인터뷰에서 수집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자주 언급된 키워드 상위 50개를 ‘워드 클라우드’(특정 단어의 빈도를 글자의 크기로 나타낸 이미지) 방식으로 도출했다.
최근 1년간 발언 상위 50개 분석
‘부산’ ‘시민’ 모두 ‘톱3 단어’ 랭크
네거티브는 포함 안 돼 ‘눈길’
그 결과 3명 후보의 ‘탑3 단어’에는 동일하게 ‘부산’과 ‘시민’이 포함됐다. 변 후보는 부산-시민-공항, 박 후보는 부산-도시-시민, 김 후보는 부산-시민-진보 순으로 단어 빈도가 높았다. 부산과 시민을 빼면 각각 공항, 도시, 진보에 방점이 찍힌 것이다.
변 후보의 ‘공항’ 키워드는 그간 자신과 민주당이 성과로 강조해 온 가덕신공항 조기 개항을 가리키는 것이다. 이번 지선에서도 변 후보는 이를 1호 정책공약으로 내세우며 이슈화했다. 이 밖에 후보 중 유일하게 ‘청년’ ‘메가시티’가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변 후보는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과제가 가덕신공항 2029년 개항이고, 부산의 청년 이탈은 지난해 보궐선거 경선 때부터 강조했던 부분”이라고 말했다.
박 후보의 ‘도시’는 시장 임기 때의 대표 정책인 ‘그린스마트 도시’ ‘15분 도시’가 중심이 돼 나타난 결과물로 해석된다. 세부 데이터를 보면 ‘관광도시’ ‘초광역경제도시’ ‘혁신도시’ 등 특히 개발과 성장 위주의 단어 언급이 많았다. 박 후보 측은 “성장 산업 부족, 인구 유출로 부산의 대개조가 필요한 상황을 반영한 것이며, 해당 단어들은 궁극적으로 후보가 강조해 온 미래 ‘탄소중립 사회’를 가리킨다”고 밝혔다.
김 후보의 ‘진보’는 “가장 진보다운 모습을 보이겠다”는 그의 지방선거 출사표가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또 이번 지선에서 부산 4개 진보정당(노동·녹색·정의·진보)과 민주노총이 단일 후보를 내세운 것과도 맞닿은 것으로 분석된다. 단어 리스트에 시민의 일상 생활과 관련된 단어들이 다수 포함된 점도 타 후보와 달랐다. 김 후보는 “진보의 가치는 결국 민생”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김 후보는 SNS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 탓에 데이터량이 크게 적어 유의미한 분석으로 확정짓기는 어렵다.
조사 결과 긍정적인 점은 이번 지방선거가 네거티브 공방보다는 정책·공약 대결로 흐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과거 논란이 됐던 각 후보의 개인사나 행정 실수에 대한 단어는 상위 50위 안에 포함되지 않았다. 13일 부산KBS에서 열린 첫 부산시장 후보 TV토론회에서도 2036년 부산하계올림픽 유치(변성완), 어반루프(박형준) 등 서로의 공약을 치열하게 검증하는 모습을 보였다. 부경대 차재권 교수는 “데이터량에 한계는 있지만, 시민 각자가 선거를 앞두고 자신의 정치적 신념을 후보의 것과 비교해볼 수 있는 흥미로운 조사”라며 “후보 캠프에서 향후 선거 전략에 참고할 데이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 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