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료 가격 상승, 공급 부족, 작황 부진 등 국내외적인 복합 요인으로 물가가 전방위적으로 오르면서 일상생활과 밀접한 먹거리와 외식물가도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22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4월 국내 소비자물가는 4.8% 오르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3년 반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실제 소비자들이 느끼는 체감물가는 더 심각하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 통계에 따르면 이달 18일 기준 소비자가격이 100g 기준으로 국산 돼지고기 목심은 평균 2661원, 삼겹살은 평균 2829원으로 1년 전보다 각각 18.5%, 19.2% 올랐다. 닭고기는 kg당 6048원으로 11.8% 상승했다.
그나마 상대적으로 저렴했던 수입 육류는 인상 폭이 더 두드러진다. 미국산 소고기(갈비) 가격은 100g당 평균 4403원으로 1년 전보다 77.8% 뛰었고, 호주산은 4385원으로 81.0% 급등했다. 수입 삼겹살 가격은 100g당 평균 1427원으로 9.8% 뛰었다.
최근 육류 가격 인상은 공급 부족과 수요 증가가 맞물린 결과다. 수입 육류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장기화 등에 따른 곡물 공급 차질로 사료 가격이 오르자 고깃값도 덩달아 오르는 모양새다. 국산 육류 가격 오름세는 코로나19 '엔데믹’ 전환과 맞물려 회식과 모임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등 수요 폭증이 직접적인 원인이다.
과일과 수산물 가격도 오름세다.
한 대형마트에서는 지난해 5월 19일 7980원이었던 미국산 오렌지 1봉(2.1kg 안팎)이 이달 19일에는 9980원으로 25.1%, 국산 생오징어는 마리당 가격이 같은 기간 3880원에서 4580원으로 18% 각각 뛰었다.
작황 부진 탓에 일부 채소 가격도 많이 올랐다. 깐마늘(300g)은 작년 이맘때보다 20.1%, 세척 당근(1kg)은 14.4% 각각 올랐다.
안정세를 보이는 듯하던 계란 가격도 최근 국제 곡물 가격 상승에 따른 사룟값 급등 탓에 다시 가격이 오름세다.
외식물가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포털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으로 서울 지역은 냉면값(이하 1인분 보통 기준)이 1년 새 9.5% 오른 평균 1만 192원으로 처음으로 1만 원을 넘어섰고, 짜장면 가격(6146원) 역시 14.1% 오르며 6000원을 넘었고, 칼국수 가격(8269원)은 10.8% 상승하며 8000원을 돌파했다.
부산지역 역시 같은 달 냉면(9857원), 짜장면(5714원), 칼국수(6429원) 가격이 1년 전보다 각각 평균 13.1%, 12.7%, 8.4% 뛰었다.
가공식품도 주요 제품의 가격 인상 소식이 잇따르고 있다. 참가격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다소비 가공식품 28개 품목 중 18개 품목의 가격이 상승했다. 된장(21.1%), 카레(14.7%), 콜라(9.8%), 커피믹스(8.6%), 소주(6.4%) 순으로 가격 상승률이 높았다.
지난 4월에는 치즈(24.1%)와 소시지(16.7%), 시리얼(9.8%), 냉동만두(9.6%), 맛살(6.7%) 등의 가격 상승이 이어졌다.
최근에는 인도네시아의 팜유 수출 제한 발표와 세계 밀 생산량 2위인 인도의 수출 제한 조치 등으로 식용유와 밀가루 가격이 들먹이고 있다.
정부는 치솟는 밥상물가 부담을 줄이기 위해 각종 대책을 추경안에 반영해 추진하고 있다. 정부는 올 여름철에는 채소류의 정부 비축 물량과 농협의 계약 재배를 활용해 수급을 조절할 방침이다.
대형마트도 직소싱 비중 확대와 산지 다변화, 사전 비축을 통해 가격 경쟁력 확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