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서부경찰서 청사 건물

금융·수사기관을 사칭해 1억 8000여만 원을 가로챈 보이스피싱 조직에서 현금 수거책으로 활동한 20대가 구속됐다.

25일 부산 서부경찰서는 현금 수거책으로 보이스피싱 범죄에 가담하고 수수료를 챙긴 혐의(사기)로 20대 여성 A 씨를 지난 23일 구속했다고 밝혔다.

A 씨는 올 3월 22일부터 지난달 25일까지 약 한 달간 11차례에 걸쳐 보이스피싱 피해자 11명으로부터 총 1억 8000여만 원의 현금을 받아 총책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가 활동한 조직은 금융기관을 사칭해 저금리 대출을 해준다며 접근하거나, 검사를 사칭해 성매매나 자금 세탁 범죄에 연루됐다고 속이는 수법으로 피해자들로부터 현금을 받아 챙겼다. 피해자들은 부산, 울산, 제주 등 전국에 걸쳐 있으며, 20대부터 60대까지 연령층이 다양한 것으로 전해졌다.

A 씨는 피해자들을 직접 만나 현금을 수거한 뒤 총책에게 무통장입금으로 현금을 전달하고 한 건당 30만 원의 수수료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들 조직이 범행 지시를 위해 보안 기능이 뛰어난 텔레그램을 이용해 범행을 이어갔다고 밝혔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온라인 알바 구인 광고를 보고 생활비를 벌기 위해 범죄에 가담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A 씨는 지난달 보이스피싱 범죄로 얻은 수익으로 제주도 여행을 가기도 했고, 여행 중에도 범죄에 가담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지난달 21일 "보이스피싱 사기를 당한 것 같다"는 피해자의 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해 CCTV 추적 등을 통해 끈질기게 수색한 끝에 A 씨를 붙잡았다. 경찰 관계자는 “추가 피해자를 확인하고 보이스피싱 조직 윗선을 추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