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산은 이전 반대… 부산 민주당 “선거 안 할 건가” 부글

입력 : 2022-05-25 19: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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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김민석(사진) 의원이 부산 민주당의 지방선거 득표전에 제대로 찬물을 끼얹고 있다. 대선 패배 이후 가뜩이나 어려운 선거판에 김 의원이 최근 선거대책위원회 공동총괄본부장 자격으로 기자간담회를 할 때마다 ‘산업은행 부산 이전’에 대한 개인적인 반대 입장을 마치 중앙당의 판단처럼 교묘하게 발신하고 있는 것이다. 같은 당 변성완 부산시장 후보가 “산업은행 부산 이전은 꼭 필요하다”며 지역 유권자 표심에 호소하는 상황에서 중앙당 선대위 지도부가 정반대의 발언을 쏟아내 발목을 잡아 부산지역 후보들의 불만 목소리가 비등하다.


기자간담회 때마다 개인 입장으로 발언

같은 당 변성완 시장 후보와 엇박자 빈축

2010년 부산시장 출마 땐 부산 발전 외쳐

지역 민주당 “벌써 서울 총선 준비” 비난


지역 정가에선 산은이 위치한 서울 영등포를 지역구로 둔 김 본부장이 개별 의원 입장에서 반대 목소리를 내는 것은 정치 현실을 고려할 때 공개적으로 문제 삼지 않았지만, 선대위 본부장직 명함을 파고 선거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 지역 핵심 공약을 두고 캠프와 엇박자를 내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는 강한 불만과 우려가 나온다.

지역 민주당 관계자는 “산은 이전은 여야를 떠나 반드시 실행해야 한다”며 “부산 발전을 위해 야당도 한목소리를 낸다고 유권자들에 절박하게 어필하고 있는 상황에 벌써 김 본부장은 영등포구을 국회의원 선거를 시작하며 지방선거판을 깨고 있다”고 비난했다. 다른 관계자도 “자기 선거를 하려면 뭐 하러 본부장직을 맡은 것이냐”며 “원래 이기적으로 정치를 하는 사람”이라고 격한 반응을 보였다. 김 본부장이 2010년 부산시장에 직접 출마, “부산을 바꿔 서울을 능가하는 경쟁력 있는 도시로 만들겠다”라고 외쳤던 인물이라는 점에서 지역 정치권의 서운함은 더 크다. 한 인사는 “괜히 ‘철새’ 정치인 타이틀을 얻은 것이 아니다”고 꼬집었다.

문제는 별다른 논리와 맥락도 없이 마이크만 잡으면 산은 이전을 반대하는 것이다. 김 본부장은 24일 선대위 기자간담회에서는 중앙당 차원에서 세종과 대전, 충청권으로의 공공기관 이전을 강조하며 충청 표심에 구애를 보내다가 슬그머니 “참고로 산은 이전과 관련해서는 법 개정이 필요해 윤석열 정부 마음대로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산은을 이전하는 것은 현재 부산시정과 차기 부산시정을 노리는 야심 있는 (여권)주장이 많이 반영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관련 질문이 나온 상황도 아닐뿐더러 균형발전 차원에서 충청권으로의 공공기관 이전을 추진하겠다고 말하면서 ‘산은은 절대 안 된다’는 모순이었다.

앞선 18일 간담회에서도 비슷했다. 김 본부장은 대통령 집무실 이전에 대한 우려를 말하다가 “지방선거 관련 또 하나 문제는 산은 이전 문제”라고 느닷없이 말을 꺼냈다. 이때는 “박형준 현 시장과 차기시장을 노리는 장제원 의원 등이 아주 선호하는 내용이라 들었다”며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윤석열 대통령과 대한민국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 내용”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산은 이전을)건의한 사람들은 나쁜 사람들”이라며 “산은을 지방으로 내려보내면 부산은행은 무사하겠나”라고 이해할 수 없는 발언을 내놨다.

이날 그는 작정한 듯 “민주당이 동의하지 않고 있어서 2년간 대통령이 아무리 원해도 법 개정을 못 해서 못 내려간다”고 사실상 ‘가짜 뉴스’를 퍼트렸다. 민주당은 산은 이전에 대해 아직 찬반 당론을 결정한 적이 없다. 특히 이날은 변성완 부산시장 후보가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산업은행 등 2차 공공기관 부산 이전’을 주제로 별도 기자회견을 열었던 날이었다. 당내 조율이 전혀 없는 ‘돌발’ 발언이라는 얘기다.

김 본부장이 소위 지방선거 ‘X맨’이 아니냐는 불만은 앞서 이달 11일 열린 선대위 출범식부터 터져 나왔다. 김 본부장은 당시 광주·전남·전북·제주·세종과 함께 “격전지인 수도권에서 과반수를 가를 인천과 강원, 충청권 4곳 중 한두 곳을 더해 6~7곳에서 승리하면 선전”이라고 규정해 타 지역 후보들의 공개 항의를 들었다.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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