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사전투표일 첫날인 27일 부산 곳곳에 마련된 사전투표소로 이른 아침부터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출근길과 점심시간 등 힘들게 짬을 낸 직장인부터 아침운동을 하던 시민, 미래를 꿈꾸는 대학생들까지 모두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이날 오전 6시, 수영구 광안1동 사전투표소에서 60대 부부가 가장 먼저 투표를 마치고 나왔다. 광안1동에서 첫 번째로 투표를 행사한 지 모(68) 씨는 “오전에 일정이 있어서 투표 시작 시간에 맞춰 나왔다”며 “부산을 성장시킬 수 있고 지역발전의 로드맵을 제대로 짤 수 있는 후보에게 투표했다”고 말했다.
오전 9시 이전에 사전투표를 하러 온 유권자 중 다수는 직장인이었다. 유통업계에서 일을 하는 이승철(44·광안1동) 씨는 “서울에 있는 업체를 가봐야 해서 오전 6시 30분에 사전투표를 하러 왔다”며 “도덕적으로 문제가 없고 부산 시민을 위한 올바른 지방행정을 할 수 있는 후보에게 표를 줬다”고 말했다.
오전 7시에 투표를 하러 온 김현정(54·광안1동) 씨도 “출근하기 전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해 일찍 일어나 투표소에 왔다”며 “직전 지방선거 때 뽑혔던 인물이 아닌 다른 정당의 후보들이 당선돼 부산의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으면 좋겠다”며 변화를 강조했다.
오전 8시 40분 부산진구 전포1동 사전투표소에선 투표를 마치고 인증샷을 찍는 20~30대 유권자들도 볼 수 있었다. 전포동에서 직장을 다니는 정 모(31) 씨는 “현재 복지 분야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인물이 당선됐으면 좋겠다”며 “젊은 층들이 투표에 많이 참여해 함께 사회를 변화시켰으면 좋겠다”고 소망을 드러냈다.
오전 10시께 금정구 장전1동 사전투표소에서는 유권자들이 현수막 아래에서 제각기 포즈를 취하며 사진을 찍었다.
부산대 사범대학에 다니는 김 모(20) 씨는 이번이 두 번째 투표권 행사다. 공강시간을 이용해 친구와 투표소를 찾은 김 씨는 “지방선거라 뽑는 분야가 다양해서 투표지도 많더라”며 “보육에 대해서 배우고 있는데, 아무래도 미래교육과 아이중심을 강조한 후보에게 눈길이 많이 갔다”고 말했다.
투표소 인근 사무실에서 일하는 20대 직장인도 오전시간 짬을 내 한 표를 행사했다. 정 모(26) 씨는 “경기도를 보면서 청년 지원 정책이 많아 부럽다고 생각한 적이 많았다”며 “다음 시장은 풍성한 청년 정책을 펼쳤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대선보다 다소 저조했던 선거 분위기를 여실히 보여주듯 ‘공약보다 정당보고 뽑았다’는 반응도 나왔다. 이날 낮 12시 30분 남구 문현동 BIFC 인근에 위치한 부산진구 범천제1동 사전투표소에는 점심시간 직장인들이 목에 사원증을 메고 모여들었다.
주민등록상 주소지가 경기도로 되어있다는 김 모(35) 씨는 “솔직히 선거 공보물이나 공약을 제대로 보지는 못했다”며 “나는 ‘정당주의’인데, 평소 지지하는 당이 있어 그쪽에 한 표를 찍고 왔다”고 말했다.
40대 염 모 씨도 “아무래도 후보도 많고 뽑아야 할 자리도 많아서 정당 위주로 뽑게 됐다”며 “양극화 문제 해소에 힘써주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오후 2시 기준 전국 투표율은 6.26%로 집계됐다. 지난 7회 지방선거의 같은 시간(5.39%)보다 조금 높았지만, 올해 3월 치러진 대선(10.48%)보다는 크게 낮았다. 투표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전남(11.38%)이었고 가장 저조한 곳은 대구(4.29%)였다. 부산은 5.7%로 대구, 광주에 이어 세 번째로 낮았다.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 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 ,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