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시설 없는 북항재개발 지역 ‘불나면 불구경’?

입력 : 2022-05-29 18:55:24 수정 : 2022-05-30 10: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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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람회 유치 및 북항 재개발로 유동·정주 인구가 늘 예정이지만 소방서가 없어 화재나 구조 등의 소방 공백이 우려된다. 부산항 북항 1단계 재개발사업 지역. 부산일보DB 박람회 유치 및 북항 재개발로 유동·정주 인구가 늘 예정이지만 소방서가 없어 화재나 구조 등의 소방 공백이 우려된다. 부산항 북항 1단계 재개발사업 지역. 부산일보DB

2030부산세계박람회 추진과 재개발 등으로 부산항 북항 지역에 소방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에 대한 대비는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박람회의 부산 유치가 확정되면 테러를 대비해 소방인력 등을 북항에 전진 배치할 필요성도 더 높아지는 상황이다.

29일 부산시소방본부에 따르면 북항재개발 1·2단계 지역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는 부산 동구에는 소방서가 없는 실정이다. 북항재개발이 아직 완료된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당장은 소방 수요가 없을지 몰라도 박람회 유치 가시화에 따른 유동인구 증가, 북항재개발 완료로 정주인구가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자연스럽게 화재나 구조 등의 소방인력에 대한 수요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그나마 현재 북항 일대 항만과 인근 육상을 관할하는 119안전센터도 재개발로 쫒겨나갈 위기에 처했다.


업무시설·주상복합 등 들어서고

엑스포 등 소방 수요 증가 폭발

유일한 ‘부두 119 안전센터’도

재개발에 밀려 곧 쫓겨날 처지

선박화재 진압 소방정 항상 대기

소방본부, 북항 내 부지 물색 중


북항 지역은 재개발로 도심으로 탈바꿈 하는 중이다. 북항재개발 1단계 랜드마크 부지 절반에 업무시설이 들어오고, 나머지는 관광 및 숙박시설, 주거기능의 주상복합, 상업판매 등의 용도로 채워질 전망이다. 자연히 유동인구가 늘어나고 거주하는 인구가 늘게 된다. 이미 사업구역엔 협성마리나G7(1028실), 롯데캐슬드메르(1221실, 더게이트(미정) 등 생활형 숙박시설이 있다. 2단계 개발이 완료되면 해운대 센텀시티보다도 넓은 도심지가 북항에 생기는 셈이다. 자연히 소방 등 재난대책도 마련돼야 한다.

특히 국가사업으로 진행중인 2030박람회가 만약에 부산에서 열린다면 전세계의 엄청난 인구가 북항을 방문하게 된다. 부산시에 따르면 세계엑스포 6개월 기간 동안 160개 국에서 약 5000만 명이 부산을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행사인 만큼 테러에 대한 대비도 이어가야한다. 또 부산시는 인공섬 등을 조성하는 세계 최초 해상도시 사업을 북항에 진행 중이기도 하다. 친수공간의 확대 등으로 변화하는 항만지역에 대한 소방시설 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현재 북항재개발 지역에 위치한 ‘부두 119안전센터’도 북항재개발로 쫒겨나야 할 처지다. 현재 북항재개발 지역에 위치한 안전센터는 북항재개발 사업이 진행되면 부지를 내어줘야한다. 이 때문에 북항 내 선박 화재 등으로 문제가 생기면 대응이 늦어질 우려가 있다. 현재는 감천항과 북항재개발 지역 각각 1곳에 부두 119센터가 있다. 소방본부 관계자는 “상시 대기하는 소방정이 북항 인근에 있어야만 효과적으로 대응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소방본부 측은 부산항만공사 등 유관기관과 협의해 소방서 규모가 들어갈만 한 부지를 물색 중이다. 소방본부 측은 소방수요를 가장 잘 소화할 수 있을 만한 부지를 북항재개발 지역으로 보고 이전을 검토 중이다. 소방본부 관계자는 “이러한 소방수요에 대한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다”며 “관계기관과 협의해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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