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치러진 6·1 지방선거는 부산시의회의 권력 구조를 통째로 바꿔 놓았다. 더불어민주당 현역 시의원들이 대거 물러나고 새 인물들이 그 자리를 꿰찼다. 부산 재계의 핵심 인사, 청년 공개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젊치인’(젊은+정치인)이 대거 시의회에 입성해 혁신의 바람을 불어넣을 예정이다.
강철호, 8년 전 낙선 아픔 딛고
부산상의 의원 경력 첫 시의원
서지연, 비례대표 1번으로 입성
청년 공개 오디션 통해 정치 입문
이준호, 해군사관학교 조교수 출신
장애인체육진흥 조례 제정 등 활동
■부산상의 의원 최초 당선, 국힘 강철호
강철호(59) 부산상공회의소 부회장은 오랫동안 바랐던 ‘정치인의 꿈’을 이뤘다. 8년 전 쓰라린 낙선의 아픔을 딛고 이번 지방선거에서 63.0%라는 압도적 득표율로 동구1 시의원에 당당히 당선됐다. 8년 전 무소속에도 불구 30.4%를 득표하는 저력이 이번에 결실을 맺은 셈이다.
강 당선인은 회원사 투표로 뽑히는 부산상의 의원 출신의 첫 시의원이다. 기업인으로 수출을 위해 미국, 유럽 등 선진국 곳곳을 돌아다닌 경험이 ‘정치 DNA’를 만들어냈다고 말했다. 그는 “선진국 도시와 우리 원도심이 많이 비교됐는데, 사실 부산도 도약할 준비는 다 돼 있는 것 같았다”며 “조금씩만 생각을 바꾼다면 충분히 선진국 도시처럼 될 수 있다고 확신했고 이에 정치에 도전하게 됐다”고 말했다.
강 당선인은 시의회 입성 후 부산 상공계와 함께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에 총력을 쏟을 예정이다. 그간 국민의힘 부산선대위 2030부산월드엑스포유치특위 부위원장, 2030부산월드엑스포 범시민서포터즈 공동후원회장 등을 맡으며 엑스포 유치에 남다른 애정을 보였다. 강 당선인은 “전문성을 기반으로 부산시와 기업 유치에도 힘써 원도심 부활을 이끌고, 지역 노인의 삶을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암관리법 개정 최초 제안, 민주 서지연
서지연(35) 사단법인 쉼표 이사장은 각 정당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는 광역의원 비례대표 1번으로 시의회에 입성한다. 청년 공개 오디션을 통해 당당히 1번 자리를 꿰찬 서 당선인은 짧지만 굵은 정치 행보로 주목을 받았다. 3·9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으로 활약했으며, 그 이전에는 암관리법 개정안을 관철시키기 위해 정치권과 소통했다.
서 당선인은 2018년 당시 30대 젊은 나이에 암 진단을 받았다. 2030세대가 항암치료와 일을 병행하기 어렵다는 점을 몸소 느낀 그는 투병 후 젊은층의 암 치료 후 삶을 지원하는 일에 몰두했다. 서 당선인이 최초 제안한 암관리법 개정안은 현재 국회 본회를 통과한 상태다. 그는 현재 난임, 결혼 이주 여성, 폐업한 스타트업 기업인의 삶을 개선하기 위한 포럼활동도 병행한다.
서 당선인은 민주당 출신의 정치 신인임에도 불구, 날카로운 견제 역할을 톡톡해 해내겠다고 다짐했다. 서 당선인은 “(국힘 압승으로)무거운 마음이지만, 최대한 유능하고 날카롭게 행정을 견제·감시할 것”이라면서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지 않고, 부산을 위한 일이 제때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32세 최연소 당선인, 국힘 이준호
‘최연소 부산시의원’이 된 이준호(32) 당선인은 “젊은 나이지만 똑같이 평가받겠다”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 4년 전 20대 후반의 나이로 첫 선출직(금정구의원)을 거머쥔 그는 4년 만에 체급을 높여 66.2%라는 높은 득표율로 금정2 시의원에 당선됐다.
부산대 출신의 이 당선인은 해군사관학교 조교수를 하다 고교 선배인 백종헌 국회의원을 만나면서 정계에 입문하게 됐다. 구의원 시절에는 자신의 전공을 살려 장애인체육진흥 조례를 만드는 등 열정적인 의정활동으로 주목받았다. 장애인들이 농구 등 운동할 때 비용이 많이 든다는 점을 감안해 이를 지원하는 역할에 힘써왔다.
시의회에 와서도 장애인체육을 비롯해 침례병원 공공병원화, 금샘로 조기 개통 굵직한 지역 이슈도 앞장서서 이끌어 갈 계획이다. ‘대학 도시’ 금정구 청년 정치인으로서 대학생들과 정치 간 소통 창구 역할도 자청한다. 이 당선인은 “박형준 부산시장, 백종헌 국회의원과 현안 사업을 100% 이뤄내도록 열정을 쏟아붓겠다”고 말했다.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