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선 씨는 오늘도 행정복지센터로 출근합니다. 맡은 업무는 행정복지센터의 환경미화입니다. 자활을 위한 공공근로이지만, 허투루 임하지 않습니다. 늘 일찍 출근해 꼼꼼하게 일을 처리하고 늦게 퇴근합니다. 센터 직원은 물론 센터를 방문하는 주민들도 성실하고 친절한 미선 씨를 보며 절로 기분이 좋아진다고 합니다. ‘저렇게 성실한 사람이 왜 자활 근로를 하게 됐지?’라며 궁금해하는 이도 있습니다.
지금은 어려운 형편에 홀로 지내고 있지만, 미선 씨는 성인이 될 때까지 큰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비록 몸은 조금 허약한 편이었지만, 화장품 판매 매장을 운영하는 어엿한 자영업자였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가정도 꾸렸습니다. 그러나 사람을 너무 믿은 게 실수였을까요. 평소 몸이 약했던 미선 씨를 대신해 가게를 맡겼던 종업원이 몰래 가게를 팔고 도망을 갔습니다. 한순간에 가게는 남에게 넘어갔고, 가게 보증금을 포함해 많은 빚만 남았습니다.
가게 맡긴 직원 배신 탓 빚더미
가정 파탄 나고 수급자 전락
건강 악화에 잇몸까지 무너져
빚을 갚아야 했기에 억울함을 호소할 틈도, 절망할 틈도 없었습니다. 지인으로부터 소개 받은 보험 영업에 뛰어들었습니다. 그러나 남에게 부탁을 잘 못하는 미선 씨는 보험 영업에 소질이 없었습니다. 오히려 본인의 돈으로 고객의 계약을 유지해야 하는 일들이 잦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높은 이자를 감당하기도 어려웠고, 빚은 쌓여만 갔습니다. 남편도 일을 그만두고 남편의 퇴직금까지 쏟아넣었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경제적 파탄에 가정도 무너졌고, 미선 씨는 혼자가 됐습니다.
결국 수급자가 되고 건강도 악화됐습니다. 불규칙한 생활과 영양 부족에 급기야 잇몸이 내려앉으면서, 앞니 몇 개만 남긴 채 모든 치아가 빠져 버렸습니다. 늘 친절했던 미선 씨는 사람과 대화를 피하는 성격이 됐습니다. 뼈 이식이 필요할 정도로 잇몸은 악화됐지만, 자활 근로로 생계를 유지하는 처지에 치료는 사치였습니다. 이런 사연과 어려움을 알고 나면, 세상을 탓하는 대신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미선 씨가 더욱 특별해 보입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한풀 꺾이면서 작은 걱정이 생겼습니다. 그동안 마스크가 있어 오히려 미선 씨는 남들과 대화가 늘었습니다. 몇 개 남지 않은 치아를 남들에게 보여주기가 너무 부끄러웠는데, 마스크가 가려줬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마스크를 벗는 날이 늘면, 자신감이 줄고 우울한 날이 많아질 것 같아 걱정입니다. 미선 씨가 잇몸을 치료 받고 건강과 자신감을 잃지 않도록, 지금처럼 어려운 상황에서도 꿋꿋하게 전진할 수 있도록, 여러분들의 따뜻한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수영구 남천2동 김우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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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됐습니다-지난달 20일 자 종민 할아버지 사연
지난달 20일 자 종민 할아버지 사연에 59명의 후원자가 180만 6260원을, 특별후원 BNK 부산은행 공감 클릭을 통해 182만 7000원을 모아주셨습니다. 후원금은 할아버지의 주거환경 개선에 쓰일 예정입니다. 종민 할아버지는 여러분의 응원에 세상에 나갈 힘을 얻었습니다. 그러면서 깨끗해진 환경에서 세상에 보탬이 되는 시간을 보내겠다고 다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