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호실적에도 삼성전자 주가, 6만 3000원대까지 하락 왜?

입력 : 2022-06-12 18: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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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1월 이후 최저 수준
하반기 실적 불확실성 주원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달 20일 경기도 평택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환영하는 인사말을 위해 단상에 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달 20일 경기도 평택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환영하는 인사말을 위해 단상에 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가 올 상반기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52주 신저가를 재차 경신하며 6만 3000원대까지 하락했다. 실적과 상반된 주가에 대해 전문가들은 환율 효과로 실적을 유지하고 있지만, 반도체 실적에 도움을 줬던 코로나19가 주춤하고 거시경제 환경이 예상보다 더 악화되고 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달 10일 전 거래일보다 1400원(2.15%) 하락한 6만 3800원을 기록했다. 2020년 11월 13일(6만 3200원) 이후 약 1년 반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 같은 삼성전자의 저조한 주가 흐름은 올 상반기 호실적과 대조된 모습이어서 의아해하는 이들이 적지않다.

삼성전자가 확정 발표한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0.5% 증가한 14조 1214억 원을 기록하며 컨센서스(시장 평균 전망치)를 뛰어넘었다. 전체 실적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반도체가 8조 4500억 원을 기록하며 실적 상승을 이끌었다.

2분기에도 견조한 실적이 예상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5조 282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61% 증가한 수준이다. 3개월 전 컨센서스(13조 4723억 원)보다 2조 원 가까이 늘었다.

삼성전자의 주가 하락은 하반기 실적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커진 것과 무관치 않다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증권가 한 관계자는 “실적은 환율 효과가 있어서 떨어지지 않고 있지만 코로나19 확산세 하락 등으로 수요가 불투명해졌다”고 전망했다.

삼성전자 뿐만 아니라 세계 2위 메모리반도체 기업 SK하이닉스도 최근 4개월 새 20% 이상 하락했다. 마이크론과 엔비디아, 인텔, 퀄컴, AMD 등 다른 글로벌 반도체기업들의 주가도 올 들어 적게는 15%에서 많게는 30% 이상 떨어졌다.

기존에는 반도체 가격이 올 상반기 중 저점을 찍고 하반기에는 반등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크게 증가했던 IT 기기 판매가 엔데믹이 가시화하면서 급속히 감소하는 모습이다.

IT업계 관계자는 “낸드플래시는 스마트폰과 노트북이 수요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데, 이들의 판매 부진으로 3분기 반도체 분야의 추가적인 가격 하락이 발생할 것”이라며 “IT 분야는 어느 정도 재고분이 줄어든 뒤 실적이 늘어날 것으로 보이고, D램 수요는 내년 중반부터 점차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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