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라텍·대학 기숙사에서도 ‘방화 추정 화재’ (종합)

입력 : 2022-06-14 19: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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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새벽 부산 남포동의 한 건물에서 화재(위 사진)가 나 4시간여 만에 꺼졌고, 13일 밤에도 부산의 한 대학 기숙사(아래 사진)에서 불이 났다. 경찰은 두 화재 모두 방화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부산경찰청·부산소방재난본부 제공 14일 새벽 부산 남포동의 한 건물에서 화재(위 사진)가 나 4시간여 만에 꺼졌고, 13일 밤에도 부산의 한 대학 기숙사(아래 사진)에서 불이 났다. 경찰은 두 화재 모두 방화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부산경찰청·부산소방재난본부 제공

부산의 콜라텍과 대학 기숙사에서도 방화로 추정되는 불이 잇따라 발생했다. 시민들은 대구 변호사 사무실 방화 사건과 같은 모방 범죄를 우려하며 불안감을 호소한다.

14일 부산소방재난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3시 44분 중구 남포동 한 건물에서 불이 나 건물 일부가 소실되고 4시간여 만에 꺼졌다. 이 건물 1층 금은방에서 불이 났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은 2층 복도와 지하 1층 콜라텍에서도 화재를 확인해 진화에 나섰다. 이 건물은 지상 9층 지하 1층 규모로 지하 1층~지상 3층은 콜라텍과 금은방 등 상가, 지상 7~9층은 주거 시설로 이뤄져 있다. 소방은 2층 화재를 먼저 진압했지만, 지하 1층은 연기를 빼고 발화 지점 등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어 진화에 상당히 애를 먹었다.


70대 업주 부상·20대 학생 체포

영도 파출소 ‘방화 예비범’ 영장

시민들 “모방 방화 우려 겁난다”


불이 나자 주민 등 17명이 급히 대피했고 소방 추산 1000만 원의 재산 피해가 났다. 경찰에 따르면 지하 1층 콜라텍 업주 70대 남성 A 씨가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져 수술받았다. 경찰은 입고 있던 옷에서 기름 냄새가 나는 점 등을 근거로 A 씨가 자신의 업소에 불을 지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A 씨 상태가 호전되면 정확한 화인과 사건 경위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앞서 금정구 남산동 부산외대 기숙사 화장실에서도 화인이 방화로 추정되는 불이 났다.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13일 오후 11시께 금정구 남산동 부산외대 남자 기숙사 3층 화장실에서 불이 나 화장실 출입문 등을 태우고 23분 만에 꺼졌다. 화장실에서 불을 낸 20대 남성 B 씨는 막상 불이 나자 소화기로 자진해서 불을 껐다. 스프링클러가 작동돼 큰 피해로 이어지지 않았지만 늦은 밤 기숙사에 거주하는 대학생 900여 명이 대피하는 소동을 겪었다. 경찰은 현장에서 인화물질을 찾고, CCTV를 확인해 B 씨를 현주건조물방화 혐의로 체포했다. 경찰은 B 씨를 대상으로 자세한 범행 동기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보복성 범죄로 추정되는 방화 추정 사건이 잇따르자 시민들은 불안감을 호소한다. 김옥자(64·부산 동래구) 씨는 “코로나로 경제도 어렵고 소통하는 기회도 적어져 아무 연고도 없는 사람을 해치는 사건이 자주 일어나는 것 같다”면서 “이런 사건이 계속되면서 골목에서 사람을 만나면 겁이 나서 신경 쓰이고 주위를 살피게 된다”고 밝혔다.

한편 범칙금에 앙심을 품고 파출소에 불을 지르려다 붙잡힌 50대 남성에 대해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부산 영도경찰서는 파출소에 불을 지르려 한 혐의(현주건조물방화 예비)로 체포된 50대 남성 C 씨에 대해 지난 13일 오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4일 밝혔다. C 씨는 “사건 당시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은 사건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앞서 C 씨는 지난 12일 오전 7시 40분께 자신에 대한 범칙금 처분에 앙심을 품고 영도경찰서 대교파출소에 휘발유와 라이터를 들고 찾아가 문을 잠그는 등 위협적인 행동을 보여 경찰에 체포됐다.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 김동우 기자 frien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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