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상하는 악동들-현재를 그리는 이방인 혹은 몽상가들’(이하 몽상하는 악동들)은 지역 작가들이 작가로 자리잡는 과정에 대해 고찰하고 작가, 컬렉터, 미술 관계자가 교감하고 소통하는 장을 마련하자는 취지에서 기획됐다.
‘몽상하는 악동들’ 시리즈 첫 전시에 해당하는 ‘에피소드 1. 동양화를 재해석하는 몽상가들’이 7월 1일까지 열린다. 부산 해운대구 중동 갤러리 휘 부산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박종희, 이지훈, 정헌칠, 최세윤, 하지혜 작가의 작품을 소개한다. 5인의 작가는 모두 경상지역에 살며 활동하는 작가들이다. 이들은 한국화 전공자로 전통적 방법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내는 작업을 선보이고 있다.
박종희 작가는 동국대 미대를 졸업했다. 작가는 사찰 지붕 아래 단청을 보며 어린 시절 만화영화 속 로봇의 이미지를 떠올렸다. 그는 겹겹이 쌓인 기하학적 나무 형태에서는 로봇이 합체하고 변신하는 모습을, 단청의 색감에서는 로봇에 사용된 화려한 색을 읽어냈다. 동심과 전통, ‘결코 서로 만날 수 없을 것 같은’ 이미지의 공존. 작가는 이를 동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빗대 ‘이상한 나라의 메카닉’이라는 시리즈로 풀어냈다.
최세윤 작가는 동국대에서 불교미술을 전공했다. 작가는 이번에 공예와 회화 등 전통미술을 각각의 오브제로 조합한 ‘트레디정크(트레디션+정크 아트)’를 선보인다. 트레디정크를 통해 작가는 비주류인, 소외 받고 있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표현한다. 시간의 흔적이 새겨진 옛것들의 이야기를 전달한다.
정헌칠 작가는 신라대 미대 출신으로 한지에 수묵담채로 반려견의 모습을 그려낸다. 각각의 반려견 그림에 다양한 사람의 모습이 겹쳐 보이는 듯한 작품을 전시한다.
하지혜 작가는 경상대 미대 출신으로, 초록 풀을 그려낸다. 작가는 힘들거나 슬플 때 울고 나면 마음이 풀리는 것처럼 구름이 내린 비가 땅 속에 숨은 씨앗을 깨우고 풀을 피워내는 모습을 담아낸다. 작가는 “풀이둥둥 시리즈에서는 현실에서 제약이 많은 나를, 우리를 대신하여 구름 위로 올라타고 여행길에 오르는 풀들로 발전시켜 보았다”고 밝혔다.
이지훈 작가는 달, 도시, 다리, 비행기 등을 통해 도전과 희망을 이야기한다. 작가는 부산대 미대에서 한국화를 전공했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예술문화연구원 몽상의 김종원 미술감독은 이 작가의 작품 속 ‘달을 향해 날아가는 비행기’는 작가에게 있어 ‘현대판 파랑새’와 같다고 해석했다.
오금아 기자 chris@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