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대해 당초 예상보다 더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한국은행 제공.

한국은행이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대해 당초 예상보다 더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한은은 물가 상승에 해외 영향이 크다면서 식품 가격 등의 상승으로 저소득층의 경제적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은은 21일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보고서에서 “향후 물가 흐름은 국제유가 상승세 확대 등 최근 여건 변화를 고려할 때 지난 5월 전망 경로(연간 4.5%)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물가 급등기였던 2008년의 4.7%를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한은은 지난달 26일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3.1%에서 4.5%로 크게 올린 바 있다. 이번 보고서에서 올해 실제 연간 상승률은 이보다 더 높을 수도 있다고 경고하면서 물가 관리가 앞으로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경고음을 낸 셈이다.

한은은 “앞으로 소비자물가는 공급과 수요측 물가 상승 압력이 모두 높은 수준을 지속하면서, 당분간 5%를 크게 상회하는 높은 오름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석유류·가공식품·외식 물가 오름폭 확대로 5월(5.4%)보다 높아지고, 하반기에도 원유·곡물 등을 중심으로 해외 공급요인 영향이 이어져 상반기보다 오름폭이 확대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한은은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의 원인으로 유가와 국제식량가격 상승, 거리두기 해제에 따른 수요 증가를 들었다. 특히 국제식량가격에 대해선 우크라이나 전쟁 영향과 주요 생산국 수출 제한, 이상 기후에 따른 작황 부진 등으로 “상당기간 높은 수준을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따. 국제유가에 대해서도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EU의 러시아산 원유 및 석유제품 수입 제한, 중국 내 봉쇄조치 완화 등으로 상방압력이 높아진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한은은 이 때문에 소비자물가가 “공급 및 수요측 물가상승압력이 모두 높은 수준을 지속하면서 당분간 5%를 크게 상회하는 높은 오름세를 이어갈 전망”이라며 “하반기에도 원유, 곡물 등을 중심으로 해외 공급요인의 영향이 이어지면서 상반기보다 오름폭이 확대될 전망”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한은은 “특히 가공식품과 외식 가격은 하방 경직성이 커 물가 오름세가 상당 기간 지속될 수 있다”며 “관련 지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큰 저소득층의 경제적 부담이 가중될 수 있고, 높아진 체감 물가가 기대인플레이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