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제주서 '한 달 살기' 체험을 하겠다며 떠났다가 소식이 끊겨버린 광주 초등학생 일가족에 대한 실종경보를 발령했다. 경찰은 "아직까지 범죄로 의심되는 단서는 없다"면서도 이들의 행방을 면밀히 추적 중이다.
광주남부경찰서 실종수사팀은 25일 광주 남구 백운동에 거주하는 초등학생 조유나(10) 양과 30대 부모 등 일가족 3명 실종 사건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 등에 따르면, 조 양 가족은 지난달 19일 제주로 '농촌 한 달 살기 체험'을 하겠다며 완도로 떠났다. 하지만 조 양이 학교에 제출한 체험학습 기간인 6월 15일까지도 등교하지 않고 부모와도 연락이 닿지 않자 학교 측은 6월 22일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조 양 가족의 주소지인 광주 남구로 찾아갔지만 아무도 없었고, 이웃들도 소식을 알지 못했다.
가족이 신청한 '교외체험 학습'은 학교장 허락 하에 등교하지 않아도 가족 여행 등 출석을 인정해주는 제도이다. 하지만 이들 가족은 '농촌 살아보기' 등 운영 행사엔 일체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 양 가족의 마지막 생활 반응이 나타났던 곳은 완도군 신지면이었다. 생활 반응이란 전화 통화나 인터넷 접속, 현금 인출 등 사람들이 늘 하는 행동들을 말한다. 5월 31일 새벽 4시께 신지면 송곡항 부근에서 핸드폰 신호가 확인된 게 마지막이다.
조 양 아버지의 차량인 은색 아우디A6(03오8447)도 5월 29일 오후 2시께 완도로 들어가는 모습은 확인됐으나 다시 육지로 나오는 CCTV 모습은 찾지 못했다. 완도와 육지를 연결하는 다리는 2개로, 완도대교와 장보고 대교다. 그렇다고 완도 일대의 항구에서 배를 탄 기록 등도 없었다.
완도소방서에 따르면 조 양 아버지의 차량인 아우디와 관련해서도 교통사고나 추락 등 사고 신고가 접수된 것이 아직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경찰은 조 양 가족의 거주지인 광주 남구와 마지막 동선이 파악된 전남 완도 일대를 모두 수색 중이다. 해경 헬기를 띄우고, 수사과 실종팀을 투입했다.
경찰 관계자는 "지금까지 범죄 의심이 가는 단서는 없다"면서도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소재 파악에 집중하겠다"고 했다.
실종된 조유나 양은 긴 머리에 키 145cm, 몸무게 40kg 정도의 통통한 체형이다. 가족의 차량은 은색 아우디 A6로 차량 번호는 03오8447이다. 목격이나 다른 행적을 아는 이는 경찰 민원 콜센터인 국번없이 182로 신고하면 된다.
박정미 부산닷컴 기자 likepe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