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기업들 ‘미래 먹거리’ 로봇 개발 불꽃 튀는 경쟁

입력 : 2022-06-26 18:3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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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올해 1월 미국에서 열린 세계 최대의 IT·가전 전시회 ‘CES 2022’ 보도 발표회에서 로봇개 ‘스팟’과 함께 등장하고 있다.현대차그룹 제공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올해 1월 미국에서 열린 세계 최대의 IT·가전 전시회 ‘CES 2022’ 보도 발표회에서 로봇개 ‘스팟’과 함께 등장하고 있다.현대차그룹 제공

LG전자와 현대자동차그룹, 삼성전자, 두산그룹 등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로봇 제품 출시와 함께 신기술 개발에 나서면서 ‘로봇시대’가 성큼 다가오고 있다. 이처럼 대기업들이 앞다퉈 로봇 개발에 나서고 있는 것은 저출산 시대와 고임금 구조에서 로봇이 전통 산업의 생산성을 높여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업들의 미래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기업들 가운데 로봇산업에 뛰어든 곳은 LG전자, 현대차그룹, 삼성전자, 두산, 네이버 등 10곳 안팎이다. 이 가운데 가장 먼저 나선 곳은 LG전자로, 2003년 한국 기업 중 처음으로 로봇청소기를 출시했다. LG전자는 로봇을 미래 사업의 중심축으로 삼고 ‘클로이’라는 자체 브랜드까지 만들었다. LG전자는 현재 안내로봇, 홈로봇, 셰프봇, 서브봇, 살균봇 등 다양한 로봇을 선보이고 있다.


LG전자·현대차그룹·삼성전자 등

제품 출시·신기술 개발·연구 총력

물류·AI 서비스 분야 혁신 기술

저출산·고임금 시대 경쟁력 높여


LG전자의 안내로봇인 ‘LG 클로이 가이드봇’이 부산 해운대 엘시티 전망대 부산엑스더스카이에서 안내하는 모습. LG전자 제공 LG전자의 안내로봇인 ‘LG 클로이 가이드봇’이 부산 해운대 엘시티 전망대 부산엑스더스카이에서 안내하는 모습. LG전자 제공

최근에는 호텔, 병원, 식당 등 다양한 산업군에서 적용했던 서비스 로봇 솔루션 노하우와 자율주행 기술을 차세대 물류 로봇 시장에서 활용한다는 복안이다.

LG전자는 최근 CJ대한통운과 물류 로봇 공동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데 이어 카카오모빌리티와도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서 기술 협업을 실시해 서비스 공동개발과 생태계를 확대하기로 했다. 물류 로봇은 다수의 로봇 제어를 위한 관제 시스템까지 갖춰야하기 때문에 가장 고도화된 기술 중 하나로 꼽힌다.

현대차그룹도 미래 모빌리티사업을 선점하기 위해 5대 신사업 가운데 하나로 로보틱스를 꼽고 연구·개발(R&D)에 속도를 내는 중이다.

현대차그룹은 보행이 불편한 이를 위한 착용형 로봇을 2014년부터 개발했다. 이어 2018년 만들어진 로봇 분야 전담조직 로보틱스 팀을 현재는 로보틱스 랩으로 확대 개편했다. 이곳에서 웨어러블 로봇과 AI(인공지능)서비스 로봇, 로보틱 모빌리티 등을 통해 인간과 공존하는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지난해엔 1조 원을 들여 미국 로봇업체인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인수했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로봇개 ‘스팟’ 등으로 잘 알려진 회사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올해 1월 세계 최대의 IT·가전 전시회 ‘CES 2022’에서 “현대차는 로보틱스를 통해 위대한 성취를 이루고자 한다”고 로봇개발에 대한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삼성전자도 CES 2022에 ‘삼성봇 아이’와 ‘삼성봇 핸디’를 동시에 공개했다. 이어 첫 번째 의료용 로봇 제품 ‘젬스’의 출시를 앞둔 상태다. 로봇 사업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미래먹거리 중 하나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8월 “로봇, 인공지능(AI) 등 미래 신사업 분야에 향후 3년간 240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두산은 한국의 협동 로봇 시장점유율 1위 업체인 두산로보틱스를 통해 한국 협동 로봇 기업 최초로 ‘글로벌 톱5’에 진입했다. 두산로보틱스는 지난해 협동로봇 1000대 이상을 판매하기도 했다. 두산로보틱스는 CES 2022에서 사과를 수확하거나 드럼 연주를 도와주는 로봇을 시연했다.

글로벌 기업들의 로봇 개발도 잇따르고 있다. 가전업체 다이슨은 지난달 25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국제로봇학술대회 ‘ICRA 2022’에서 가정용 로봇을 일부 선보였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세계 서비스 로봇 시장 규모는 2020년부터 연평균 13%씩 성장할 전망이다. 2025년 이후에는 산업용 로봇 시장 규모를 추월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노동력 대체에 따른 ‘인간 소외’가 두드러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 안팎에선 “노동시장의 부작용 완화를 위해 직업훈련, 재교육 확대 같은 노동 생산성 제고를 유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않다.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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