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응급실 테러 사건…의료계 대책 마련 촉구

입력 : 2022-06-27 17:12:15 수정 : 2022-06-27 18: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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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부산대병원 응급실에서 방화 사건이 발생하면서 의료계가 응급실 테러 사건에 대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부산대병원 응급실 전경. 부산경찰청 제공 지난 24일 부산대병원 응급실에서 방화 사건이 발생하면서 의료계가 응급실 테러 사건에 대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부산대병원 응급실 전경. 부산경찰청 제공

이달 들어 경기도 종합병원 응급실 의사 살인미수사건에 이어 부산대병원 응급실에서도 방화 사건이 발생하면서 의료계가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는 27일 부산 서부경찰서에 공문을 보내 부산대병원 응급실 방화범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요청했다. 대한응급의학과의사회는 지난 25일 긴급 성명에서 “응급실의 폭력 자체를 근본적으로 없애는 것은 불가능하기에 예방할 수 있는 폭력 예방에 집중해야 한다”면서 재발 방지를 위한 전문가 자문과 협의체 구성을 촉구했다.

의료계가 이와 같이 목소리를 낸 것은 치료에 대한 불만을 품고 응급실 의료진을 공격하는 사건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달 들어서만 치료와 관련해 경기도 용인 한 종합병원에서 의사에게 흉기를 휘두르는 사건이 일어난 데 이어 부산대병원에서는 방화 사건이 발생했다.

부산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4일 오후 9시 45분 부산 서구 아미동 부산대학병원 응급실 1층에서 60대 남성 A 씨가 자기 몸과 병원 바닥에 2L짜리 생수통에 담아온 휘발유를 뿌리고 라이터로 불을 질렀다. 다행히 병원 의료진들의 신속한 대처로 큰불로 번지지는 않았다.

앞서 A 씨는 이날 오후 응급실 의료진이 아내의 치료를 신속하게 하지 않는다며 난동을 부리다 경찰에 의해 귀가 조처 됐다. 하지만 약 3시간 이후 다시 병원 응급실을 찾아 범행을 저질렀다. 경찰은 A 씨를 현주건조물방화죄로 입건했고, 중환자실에 입원 중인 A 씨의 상태가 호전되는 대로 자세한 범행 동기를 조사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15일에는 경기도 용인의 한 종합병원 응급실에서 70대 남성 B 씨가 근무 중이던 의사의 목을 흉기로 찌르는 사건이 일어났다. B 씨는 나흘 전에 심정지 상태로 이송된 아내가 숨지자 의사의 조치가 미흡했다고 불만을 품고 범행을 저질렀다. 당시 B 씨는 ‘선물을 드릴 게 있다’며 해당 의사를 찾아가 미리 준비한 흉기로 의사의 목덜미를 찍었다. 해당 의사는 목 바로 아래 10cm를 베였으나 즉시 응급 수술을 받아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진우 동아대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소장은 “응급실 의료진이 폭력에 노출된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면서 “드라마에서 의사 멱살을 잡는 일이 빈번하게 나올 정도인 만큼 의료진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을 개선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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