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빠져 보자! 북캉스 즐기기 좋은 이색 도서관

입력 : 2022-07-06 06:00:00 수정 : 2022-07-06 17:2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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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뷰 즐길 수 있는 부산 해양도서관, 다대도서관
높은 천장까지 책이 가득 찬 김해·마산지혜의 바다
요리 체험하는 미각 도서관, 놀거리 가득한 도서관도

책을 읽으면서 다대포해수욕장의 바다 풍경도 볼 수 있는 부산 ‘다대도서관’이 북캉스 명소로 인기를 끌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다대포해수욕장의 바다 풍경도 볼 수 있는 부산 ‘다대도서관’이 북캉스 명소로 인기를 끌고 있다.

더위가 시작됐다. 시원한 바다에 뛰어드는 장면은 상상만 해도 즐겁다. 하지만 바다에 뛰어들기까지의 과정은 번거롭다. 이것저것 챙겨야 할 것이 많기 때문이다. 책의 바다에 뛰어드는 ‘북캉스(book+vacance)’는 준비가 간편하다. 읽을 책만 있으면 된다. 북캉스는 ‘비대면’ ‘혼자 놀기’를 권하는 코로나의 영향으로 더욱 인기를 끌고 있다. 도서관·서점·호텔 등 책 읽기에 좋은 ‘북캉스 명소’를 찾는 사람도 늘고 있다. 그 명소가 도서관이라면 책도 여비도 준비할 필요가 없다. 독서에 ‘플러스알파’를 더할 수 있는 이색 도서관을 소개한다.


■푸른 바다 뷰 보자!

책 읽기에 푹 빠져 더위를 잊는 것이 북캉스라지만 ‘바다 뷰’가 더해지면 그야말로 최고의 북캉스가 아닐까. 비싼 자릿값을 내지 않고도 부산 바다 풍경을 즐길 수 있는 도서관이 있다.

부산 영도구에 위치한 국립해양박물관 1층에 ‘해양도서관’이 있다. 1층이라 전망에 대한 기대감 없이 도서관에 들어섰다가 뻥 뚫린 바다 풍경에 깜짝 놀랐다. 유리창 앞에 놓인 소파에 앉으니 전망 좋은 카페에 앉아 있는 듯하다. 푸른 바다와 넓은 하늘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국립해양박물관 해양도서관은 해양문화, 해양역사·영토, 해양 관련 도록 등 해양 분야 전문도서관이다. 해양 분야뿐 아니라 박물관학, 고고학 등 다양한 분야의 국내외 도서, 학술지, 디지털매체 등을 접할 수 있다. 자료실에는 해양 테마 서고와 일반 서고에 도서 4만 5000여 권, 어린이 해양도서 4500여 권과 바다 소재 비도서(DVD 등) 2000여 점이 있다. 관외 대출은 되지 않고 자료실 내에서만 열람할 수 있다.


푸른 바다 전망을 즐길 수 있는 국립해양박물관 해양도서관. 푸른 바다 전망을 즐길 수 있는 국립해양박물관 해양도서관.

최근 ‘#바다뷰도서관’ ‘#전망좋은도서관’이라는 해시태그를 달고 SNS에 자주 등장하는 도서관이 있다. 부산 사하구 ‘다대도서관’이다. 외관은 다른 공공도서관과 다를 바 없어 보였다. 일반 도서를 빌려 볼 수 있는 종합자료실이 있는 5층으로 향했다. 서가를 지나 창 쪽으로 다가가니 감탄이 절로 나온다. 넓게 펼쳐진 다대포해수욕장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서가에서 책을 한 권 뽑아들고 책에 푹 빠졌다가 바다 풍경에도 푹 빠져 본다. 시원한 바닷바람이 마음속에 분다. 다대도서관의 장서 수는 15만 3000여 권이며, 어린이 자료실은 2층에 따로 있다. 매주 화요일과 토요일에는 무료 영화를 볼 수 있다. 이달에는 ‘니모를 찾아서’ ‘바다탐험대 옥토넛:대산호초 보호작전’ ‘스페이스독3’ ‘야구소녀’ ‘아름다운 여행’ ‘저스트 머시’를 상영한다. 이달 8일부터는 보드게임, 신나는 동화나라, 영어동화 읽기 등 여름방학 특강 수강생을 모집한다. 인근 주민이라면 홈페이지에서 내용과 일정을 확인해 참여해 보는 것도 좋겠다.


■책 바다에 빠져 보자!

거대한 책장이 인상적인 서울 코엑스몰 ‘별마당도서관’과 파주 ‘지혜의숲’이 부럽지 않을 도서관이 부산 인근에 있다. 도서관에 들어가 가만히 서 있으면 책 바다 한가운데 빠져 있는 것 같다. 경상남도교육청이 운영하는 마산지혜의바다도서관과 김해지혜의바다도서관이 그곳이다.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마산지혜의바다도서관’은 학교 건물을 리모델링했다. 구암중학교와 구암여중학교가 통폐합하면서 비게 된 옛 구암중 체육관을 증축해 2018년 문을 열었다. 천장이 높은 체육관 형태를 그대로 유지했다. 총 14만 3000여 권의 장서를 소장하고 있다. 1층에는 주제별 체험 공간인 동화방, 상상창작방, 레고방, 보드방, 웹툰방 등이 있다. 중심 공간은 2층이다. 높은 천장 끝까지 빼곡히 채워진 책들이 압도적인 느낌을 준다. 위쪽에 꽂힌 책들은 경남도교육청 소속 도서관에서 폐기를 앞둔 책들을 기증받아 장식한 것이다. 3층은 2층에서 계단으로 올라갈 수 있는 테라스 형태로 편하게 책을 읽는 공간이다. 2층에 카페가 있어, 커피를 마시며 산책하듯 서가 사이를 걸을 수 있다. 지혜의바다는 강연회와 공연 등 다양한 문화행사가 수시로 열리는 복합문화공간이다. 이달에는 이동우 웹툰작가 강연, 최원형 작가의 기후 강연과 클라르베와 함께하는 피아노 공연, BJ봉봉×닥터봉의 우당탕 실험, 인형극 ‘안녕 펭구’ 등이 열린다. 초등학생 대상 여름방학 특강도 다채롭다.


중학교 체육관 건물을 리모델링한 마산지혜의바다도서관. 중학교 체육관 건물을 리모델링한 마산지혜의바다도서관.
김해지혜의바다도서관 3층에서 바라본 도서관 내부. 김해지혜의바다도서관 3층에서 바라본 도서관 내부.

경남 김해시 주촌면 ‘김해지혜의바다도서관’은 경남 2호 지혜의바다이다. 독서·문화·예술이 어우러진 문화복합공간으로, 독서와 문화를 즐기고 창작 활동을 할 수 있다. 인근으로 옮겨 간 주촌초등학교의 옛 건물을 활용했다. 마산지혜의바다처럼 체육관 건물을 메인 도서관으로 리모델링했다. 도서관이 주거지에서 조금 떨어져 있는 것이 단점이지만 그만큼 북적거림은 덜하다. 장서 수는 12만 4000여 권이며, 층별 구성은 마산지혜의바다와 비슷하다. 1층은 등대방, 동화방, 공룡방 등 대부분 어린이를 위한 공간이고 2층이 메인이다. 사방을 꽉 채운 책장이 웅장하다. 30명이 앉을 수 있는 배 모양의 대형 독서 테이블이 책 바다 항해에 나선 듯 눈길을 끌고, 빈백에 푹 기대앉아 독서를 즐기는 이에게서 여유로움이 느껴진다. 테라스형 공간인 3층에는 집중해서 책을 읽을 수 있는 칸막이 소파와 편안한 라운드 소파가 있다. 이곳 역시 문화 프로그램이 풍성하다. 이달에는 어린이 뮤지컬 ‘토토로 어서옵쇼: 아기공룡 크로롱’ ‘토토로 인형극: 두더지 모자 똥모자’ 등이 열리고 이정모 국립과천과학관장의 초청 강연이 있다. 머그컵 만들기, 동물시계 만들기 등 아이디어팩토리 프로그램도 흥미를 끈다.


■놀면서 체험해 보자!

아이들에게 도서관에 대한 즐거운 인상을 심어 주고 싶은 마음은 부모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을 것이다. 아이들이 설레는 마음으로 도서관으로 향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도서관은 이제 단순히 책만 빌려주는 곳이 아니다. 책을 통해 즐거움을 발견하기도 하지만 책 외에도 아이들이 즐길 거리가 가득한 도서관이 많다.


직접 요리하며 ‘맛’을 배우는 통영 ‘꿈이랑도서관’. 꿈이랑도서관 제공 직접 요리하며 ‘맛’을 배우는 통영 ‘꿈이랑도서관’. 꿈이랑도서관 제공

경남 통영시 산양읍 ‘꿈이랑도서관’은 통영의 독특한 식재료와 먹거리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오감 체험형 미각 도서관이다. 옛 산양도서관을 리모델링했다. 일반도서·유아도서·미각도서가 있는 ‘맛있는 서재’, 유·아동 그림책과 교구가 있는 ‘새싹의 책방’, 북카페와 잡지가 있는 ‘소풍같은 하루’, 통영의 맛과 유래를 알 수 있는 전시 공간 ‘통영을 봄’, 문화강좌가 열리는 ‘생각이랑 꿈고랑’, 요리 체험 공간인 ‘동백의 주방’ 등 각 공간의 이름도 맛깔스럽다. 어른과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쿠킹클래스가 눈길을 끈다. 이달 프로그램인 초등 2·3학년 대상 ‘I am a little chef’는 모 윌렘스의 책과 연계해 수박피자·핫도그·쿠키·야채스프 만들기를 진행한다. 성인 대상 ‘도란도란 통영 더 테이블’에서는 통영 시금치 키쉬, 통영 욕지 고구마 파이 등 통영에서 생산되는 특산물로 요리 실습을 한다.


아이들이 즐겁게 뛰어놀 수 있는 ‘부산어린이숲속체험도서관’. 부산어린이숲속체험도서관 제공 아이들이 즐겁게 뛰어놀 수 있는 ‘부산어린이숲속체험도서관’. 부산어린이숲속체험도서관 제공

부산 수영구 ‘부산어린이숲속체험도서관’은 예전 부산시장 관사였던 열린행사장 안에 있다. 경호원 숙소에서 부산시 공무원 시험 출제 장소로 바뀌었다가 2019년 어린이를 위한 도서관으로 다시 재탄생했다. 1층에는 VR체험실, 공 풀장이 있는 놀이체험실, 숲속야외체험실이 있다. 2층의 열린도서관에서는 자유롭게 책을 볼 수 있고, 도란도란 체험실에서는 주방놀이·미용놀이 등을 하며 즐겁게 놀 수 있다. 애니메이션이 상영되는 미디어실도 있다. 도서관에서 나와 열린행사장 정원을 산책하는 힐링 시간을 더하면 더욱 알찬 북캉스가 된다.


김동주 기자 nicedj@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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