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과 폭염이 지속되는 가운데 경남 창원시내 한 정수장에서 유충이 발견돼 시민들이 불안해 하고 있다.
창원시는 유관기관, 환경단체 등과 함께 특별위원회를 꾸려 대책 마련에 나섰다.
10일 창원시 등에 따르면, 지난 7일 오전 10시께 진해구에 있는 석동정수장에서 유충 검사를 위한 현미경 모니터링 진행 도중 깔따구 유충으로 추정되는 이물질이 발견됐다.
시는 석동정수장의 13개 정수 처리 공정 중 활성탄여과지와 정수지에서 활동성이 없는 유충 2마리를 확인하고, 유충의 정확한 발생 경위와 원인 파악에 착수했다.
시는 석동정수장 취수원인 성주수원지 원수와 낙동강 본포 원수를 확인한 결과, 본포 원수에서 부유하는 유충알이 관찰됐다. 최근 30도 이상의 고수온으로 인해 침전지 바닥에 가라앉아 있던 알이 침전지 상부로 부상해 정수 과정 중 여과지로 흘러간 것으로 추정된다.
긴급 조치에 나선 시는 유충의 불활성화율을 높이기 위해 염소 투입을 강화하고, 보조제인 플리아민을 추가 투입해 이물질 침전 기능을 강화했다.
급속여과지 10곳과 활성탄여과지 6곳 등을 역세척하고, 침전지 2곳도 청소했다.
이 같은 조치는 환경부의 유충 발생 예방과 대응 방안 매뉴얼에 따른 것이다.
이어 시가 진해지역 도서관·행정복지센터·파출소 등 33곳을 대상으로 두 차례에 걸쳐 수돗물을 모니터링 한 결과, 이 중 1곳에서 유충이 추가로 검출됐다.
이에 따라 시는 석동정수장 수돗물을 사용하는 진해 안청공원 물놀이장을 지난 9일부터 잠정 폐쇄했다.
또 급수 대상 지역의 각 동마다 10여 가구를 무작위로 표본 추출해 매일 한 차례 이상 수돗물의 유충 발생 여부와 수질 상태 등에 대한 모니터링을 계속하고 있다.
진해급수센터에서는 24시간 비상급수 대책 상황반을 가동 중이다.
시는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일선 학교와 유치원, 어린이집, 공공기관, 기업체 등에 조리 시 정수와 끓인 물을 사용하도록 권고했다.
창원시와 낙동강유역환경청, 한국수자원공사, 창원대학교, 창원물생명시민연대, 마창진환경운동연합, 동진생명연구원 등의 관계자와 전문가들로 구성된 진상조사특별위원회(위원장 안경원 창원시 제1부시장)는 유충 발생 원인을 규명하고, 창원·마산·진해 3개 권역의 상수 체계 전반을 재점검해 개선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석동정수장을 제외한 나머지 2곳(대산정수장, 칠서정수장)의 창원지역 정수장에서는 유충이 발견되지 않았다.
안경원 창원시 제1부시장은 “시민들이 안심하고 수돗물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행정력을 총동원해 최대한 이른 시일 내 정상화하겠다”며 수돗물에서 유충이 발견됐을 때에는 석동정수과(055-225-6541)로 즉시 신고해 줄 것을 당부했다.
한편 석동정수장에서 생산된 수돗물은 진해구 용원지역을 제외한 진해권 6만 5300세대, 15만 300여 명에게 공급되고 있다.
이성훈 기자 lee777@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