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지난 6·1 지방선거 이후 공석이 된 전국 47개 지역 조직위원장 공모 절차를 최근 중단한 것으로 확인됐다. 여기에는 낙동강벨트 3개 지역(부산 북강서갑·경남 김해갑·양산을)도 포함돼 있다. 당 윤리위원회 징계로 직무 정지 상태인 이준석 대표 체제에서 추진됐던 조직위원장 공모가 권성동 원내대표 겸 당대표 직무대행 체제에서 중단됐다는 점에서 ‘이준석 흔적 지우기’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국민의힘 핵심 당직자는 13일 “이 대표 징계 이후 권 대행이 조직위원장 공모 절차를 중단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앞서 지난 13~17일 47개 선거구 조직위원장 공모를 마감했다.
조직위원장 공모 절차 중단
낙동강벨트 3개 지역 포함
이 “광주 시민들께 죄송하다”
북강서갑에는 박진수 전 부산시당 특임대변인, 조성호 시당 부산행복연구원 부원장, 김해갑에는 권태윤 김해갑 부위원장, 권통일 전 국회의원 보좌관, 박동진 Good 개발그룹 회장, 박영진 전 경남경찰청장, 엄정 김해시의원, 장동성 중앙당 홍보위원 등 6명이, 양산을에는 김효훈 전 총리실 행정관, 박인 전 도의원, 윤종운 중앙당 인권위원, 신흥식 미타암 신도회장, 이상정 양산시의회 의장 등 5명이 응모하는 등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차기 총선이 2년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이번에 임명되는 조직위원장은 공천에서 유리한 입지를 점할 것이라는 관측이 일반적이다. 이 때문에 친윤석열계에서는 이번 공모에 대해 이 대표가 총선을 앞두고 자기 사람을 심으려는 정지 작업으로 의심했고, 결국 ‘윤핵관’인 권 대행이 이를 중단시킨 셈이다. 이에 따라 조직위원장 공모는 중앙당 당직 개편 이후나 차기 지도부 선출 이후로 늦춰질 가능성이 높다.
이와 함께 권 대행은 이 대표가 강하게 반대했던 정점식 의원과 김윤 전 국민의당 서울시당위원장의 최고위원 임명에 대해 “당과 당이 합당하면서 내세운 약속”이라며 조만간 마무리하기로 했다. 국민의당 대표였던 안철수 의원은 대선 이후 양당 합당의 조건이라며 자당 몫 최고위원에 두 사람을 추천했지만, 이 대표는 “이해할 수 없는 인선”이라며 거부했다.
윤리위 징계 이후 잠행 중인 이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광주 무등산 등반 사진과 함께 “원래 7월에는 광주에 했던 약속들을 풀어내려고 차근차근 준비 중이었는데 광주시민들께 죄송하다. 조금 늦어질 뿐 잊지 않겠다. 앞으로도 무등산의 자락 하나하나가 수락산처럼 익숙해질 때까지 꾸준히 찾아와서 오르겠다”고 밝혔다.
대선 기간 공언한 호남 공략, 이른바 ‘서진 정책’을 상기시키는 동시에 호남 지역에서의 외연 확대 성과라는 자신의 성과를 드러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는 이후 목포를 거쳐 제주도를 찾는 등 전국을 순회하는 중이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