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이 윤리위원회 징계 이후 잠행을 하는 이준석 당 대표와 관련해 16일 "개인적으로 이번에 제기된 의혹이 아니기를 바라고 있다"면서 "그런데 그게 과연 진실이라면 굉장히 어려워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유 전 의원은 이날 오후 부산 부산진구 소민아트센터에서 열린 자신의 저서 '야수의 본능으로 부딪쳐라' 북 콘서트 현장에서 이같이 밝혔다.
유 전 의원은 우선 "이준석 대표의 개인 문제를 떠나서 우리 당이 과거의 도로새누리당, 이명박·박근혜 대통령 시절로 돌아가면 당이 망한다"며 "과거 보수는 헌법 가치를 정치적으로 편식하며 악용해 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의 혼란스러운 당 상황에 대해 "기본과 원칙, 상식으로 돌아가는 게 맞는다고 생각을 한다"면서 "우리 국민의힘, 보수정당이 많은 국민으로부터 신뢰나 지지를 잃었던 이유를 완전히 제거하고 진짜 제대로 된 보수 정당으로 태어나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근 경제 위기와 관련해서는 "지금은 굉장히, 굉장히 힘든 상황이 맞다"면서 "코로나 이후 돈을 풀다가 적당히 조절해야 했는데 오버슈팅을 하는 바람에 지금 돈이 풀려서 전 세계가 지금 난리가 나 있다"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이어 "이렇게 세계 전체가 어려울 때 우리가 혼자 잘할 수 있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걸 저도 너무나 잘 알고 있다"면서 "하지만 1997년 IMF나 2008년의 그런 위기가 오지 않도록 위기를 잘 넘어가고, 실업자도 덜 발생하고, 물가도 덜 오르고, 주택값도 변동이나 위험이 덜하고 그런 상태를 만들어나가는 것은 이 정권의 능력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후보 당시 선거 캠프에 있었던 몇 사람들이 모든 자리를 다 차지하고, 모든 정보를 차지해서 그 사람들 머릿속에서만 나오는 해법 가지고는 위기를 잘 넘어가고 다시 대한민국 경제가 우뚝 솟는 그런 결과를 만들어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굉장히 걱정하면서 드리는 말씀"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국민의힘 윤리위원회 징계 이후 전국을 유랑 중인 이 대표는 장외 여론전 및 세 결집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15일 오전 페이스북에 "밤사이 4000명 정도 만남 신청을 해주셨다. 20인 이상 신청해주신 기초자치단체부터 먼저 찾아뵙겠다. 오늘 뵐 분들은 문자가 갔을 것"이라고 썼다.
그는 전날 "지난 며칠 구석구석을 돌면서 저와 이미 교류가 있는 당원 동지들과 대화를 하고 있지만, 더 많은 분과 교류하고자 한다"며 이름과 거주지, 연락처 등 항목이 있는 신청서를 띄웠다.
이 대표는 '성 상납 증거 인멸 교사' 의혹으로 당 중앙윤리위원회의 '6개월 당원권 정지' 중징계를 받고 현재 직무 정지 상태다. 조만간 경찰 수사 결과에 따라 정치 생명이 크게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박정미 부산닷컴 기자 likepe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