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부가 추석을 앞두고 장바구니 물가부담을 낮추기 위해 농축수산물 할인행사 계획을 내놨는데, 고령층이 주로 이용하는 전통시장에서 노인들이 할인을 받기는 매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오히려 대형마트에서 할인을 받는 것이 훨씬 쉽고 간단하게 돼 있어 누구를 위한 할인행사인지 모르겠다는 목소리다.
13일 농식품부에 따르면 정부는 ‘8월 15일부터 9월 12일까지 추석맞이 농축수산물 할인대전’을 개최한다.
소비자가 대형마트·온라인몰·전통시장에서 농축수산물을 구입할때 20~30% 할인을 지원하는 것이 뼈대다.
그런데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농협하나로마트 등 대형마트의 경우, 농축산물을 사고 계산대에서 계산할 때 자동으로 할인이 적용된다.
에스에스지닷컴이나 쿠팡, 11번가 등 24개 온라인쇼핑몰에서도 농축산물을 살 때 홈페이지에서 할인쿠폰이 발급된다.
그런데 문제는 전통시장에서다. ‘온누리 전통시장’과 ‘온누리 굿데이’ 등 전통시장 온라인몰 3곳과 전통시장 배달앱 ‘놀러와요시장’에서 구매를 할 때 1인당 3만원 한도로 30% 할인을 지원하게 된다.
또 전통시장을 직접 방문하는 소비자들은 제로페이앱에서 1인당 2만~4만원 한도로 20~30% 할인된 가격에 모바일 상품권을 먼저 구매한 뒤 전통시장내 제로페이 수산·농할상품권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다.
이같은 방식은 온라인구매에 익숙하지 않고 스마트폰을 능숙하게 다루지 못하는 고령층에겐 거의 무용지물이나 다름없다.
부산 북구 화명동 박모씨(78)는 “재래시장에서 제수품을 거의 다 사는데 어떻게 할인을 받으라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며 “우리 같은 노인들이 좀 쉽게 할인받는 방법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믈론 전통시장의 경우, 반드시 노인들만 찾는 것은 아니다. 젊은이들이나 주부들도 많이 방문한다. 하지만 주 고객층은 아무래도 나이가 많은 사람들이다. 이들이 PC나 스마트폰 사용에 능숙하지 못한 것을 감안하면 이번 전통시장 할인행사는 물가부담을 더는데 별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