컵라면 1개만 먹어도 일부 제품은 1일(하루) 권장량에 육박하는 나트륨과 포화지방을 섭취하게 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1인 가구와 간편식을 찾는 10·20세대의 증가로 컵라면은 라면시장의 30% 이상을 차지할 만큼 인기가 많다. 라면 업계는 다양한 제품을 출시하고 있지만, ‘불균형한 영양성분 때문에 한 끼 식사로는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소비자단체인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18일 농심, 오뚜기, 삼양, 팔도 브랜드의 컵라면(100~150g 용량 제품) 총 74개 제품을 전수조사한 결과, 나트륨은 1일 권장량의 최대 99%, 포화지방은 최대 93%를 차지하는 제품이 있을 정도로 심각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보면, 팔도 ‘BIG3 볶음김치면’은 나트륨 함량이 1980mg으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는 1일 권장량(2000mg)의 99% 수준이다. 다음으로 오뚜기 ‘부대찌개라면’은 1840mg, 농심 ‘맛짬뽕큰사발’·오뚜기 ‘진짬뽕’·팔도 ‘김치왕뚜껑’은 1790mg으로 1일 권장량의 90% 이상을 함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양 ‘삼양라면’, 오뚜기 ‘육개장’ 등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많은 제품들도 나트륨 함량이 1일 권장량의 80%를 웃돌았다. 나트륨은 필수적인 영양성분 중 하나이지만 과다섭취 시 골다공증, 고혈압, 만성피로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포화지방 함량 역시 팔도 ‘BIG3 볶음김치면’이 1일 권장량(15g)의 93% 수준인 14g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오뚜기 ‘육개장컵’과 삼양 ‘까르보불닭볶음면’이 11g(73%)으로 뒤를 이었고, 오뚜기 ‘진라면’, 삼양 ‘삼양라면’, 농심 ‘짜파게티’, 팔도 ‘왕뚜껑’ 등 소비자에게 인기가 많은 제품들도 포화지방 60% 이상을 함유하고 있다.
봉지라면과 비교해도 높은 수치다. 포화지방은 과다섭취시 혈액 순환에 악영향을 미쳐 뇌졸중, 심근경색, 심장병 등을 초래하고, 비만, 당뇨병의 주된 원인이다.
최근 1인가구 증가와 함께 인플레이션으로 점심값이 폭등하는 이른바 ‘런치플레이션(런치+인플레이션)’으로 간편식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컵라면의 판매량도 증가하고 있다. 라면 제조사들은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는 다양한 제품들을 생산하고 있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이제는 (컵라면) 생산량·판매량도 중요하지만, 소비자의 건강을 해칠 수 있는 성분은 줄여 소비자들이 건강한 식생활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정부 역시 성분표시 확대, 전수조사 후 일정수치 이상 판매금지 등 엄격한 규제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