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이달 10일 차세대 갤럭시 폴더블폰을 공개한 가운데 미국 고객에 비해 한국 고객에게 낮은 구매 혜택을 제공해 차별 논란이 일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소비자들이 새 스마트폰 구매 시 중고폰 추가보상 프로그램인 ‘트레이드인’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새 갤럭시 폴더블폰을 공개한 뒤 사전예약을 받으면서 미국과 한국에서 중고폰 보상가와 추가 혜택 등을 달리하고 있다.
미국에서 소비자가 ‘갤럭시 Z 플립4’(정가 139만 원·256GB 기준) 구매 시 기존 ‘갤럭시 Z 플립3’를 반납할 경우 900달러(117만 원) 혜택을 받아 95달러(12만 원)에 구입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 같은 고가 보상 매입과 함께 별도 사용이 가능한 100달러짜리 크레딧 바우처, 세계 최대 음원 플랫폼 스포티파이와 유튜브 등의 한시 무료 이용, 플립4 실리콘 커버(케이스) 제공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반면 국내 소비자는 플립4(판매가 135만 원 3000원) 구매시 트레이드인 서비스를 이용해 플립3를 반납할 경우 최대 혜택은 74만 3000원 밖에 되지 않는다. 삼성전자는 오는 26일 ‘갤럭시 Z 플립4·폴드4’를 글로벌 시장에 출시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갤럭시 탭 S7 SE’ 출시 때에도 미국과 한국 시장에서 서로 다른 가격과 혜택을 제시해 국내 고객 차별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이와는 달리 애플은 미국과 한국을 포함해 전세계적으로 프리미엄 정책을 고수하는 분위기다. 다음 달 초 ‘아이폰14’를 출시할 예정인데, ‘아이폰14 프로’ 라인업 가격을 기존 대비 10~15% 가량 올릴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폰14 시리즈는 전작의 미니 모델을 빼고 일반·맥스 일반라인 2종과 프로·프로맥스 프로라인 2종 총 4개 모델로 출시된다. 애플은 프로 라인에만 기존의 노치 대신 펀치홀 디스플레이와 AOD(상시표시화면)를 적용하고 차세대 앱 프로세서(AP) ‘A16 바이오닉’을 탑재한다.
삼성전자는 전세계 폴더블폰 시장점유율에서 1위이지만 미국 시장에선 아직 그렇지 못하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폴더블폰 판매량은 지난해(900만 대)보다 73% 많은 1600만 대로 전망된다. 이중 삼성전자는 점유율 62%로 1위를 압도적으로 지킬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2위인 화웨이(16%)와의 격차는 무려 42% 정도이다.
하지만 세계 최대 시장 중 하나인 북미에선 폴더블폰 점유율이 미미한 수준이다. 아직 이곳 소비자들이 폴더블폰에 익숙지 않다는 반응이 대체적이다.
폴더블폰이 포함된 글로벌 프리미엄폰 시장에선 애플이 압도적으로 높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400달러(한화 약 50만 원) 이상의 제품군을 프리미엄으로 분류하는데 애플은 이 시장에서 올 1분기 점유율 62%를 차지하고 있다. 2위 삼성전자는 16%로 격차가 꽤 크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시장에선 애플폰에 비해 갤럭시 폴더블폰이 압도적으로 우위이지만 미국 시장에선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이 같은 차별정책을 펴는 것 같다”면서 “미국 내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보이지만 플립4의 저가 공세가 성공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측은 “중고폰 보상은 각 시장별 현지 상황에 따라 결정된다”고 입장을 밝혔다.
한편, 올해 폴더블폰 시장은 지난해 대비 배 가까이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전세계 폴더블폰 출하량이 지난해 860만 대에서 올해 1600만 대를 뛰어 넘을 것으로 예상한다.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