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월 붕괴사고 이후 무방비로 방치돼 추가 붕괴 우려가 컸던 부산 서구 암남동 급경사지(부산일보 8월 17일 자 2면 보도 등)의 복구공사가 1년이 지나서야 겨우 추진된다. 장마철 대표적인 붕괴 우려 지역으로 손꼽혔던 사고 현장에 뒤늦게나마 안전 조치가 갖춰질지 관심이 쏠린다.
부산 서구청은 다음 달부터 붕괴 사고가 벌어졌던 서구 암남동 급경사지에 대한 복구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21일 밝혔다. 앞서 지난 16일 서구청은 행정안전부로부터 복구 사업 예산 지원에 대한 긍정적인 답변을 받았다. 서구청은 다음 달 초 복구공사 관련 실시설계용역에 이르면 내년 초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가 우수기 전에 작업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6월 서구 암남동 급경사지에서 대규모 붕괴사고가 일어났을 때 약 50m 높이에서 흙과 돌이 떨어져 인도와 도로를 덮쳤다. 다행히 지나던 사람이 없어 인명 피해는 피했지만 붕괴된 면적만 1700㎡ 안팎인데다 인근에는 사업장도 많아 자칫 큰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었다.
사고 이후 예상 밖의 막대한 비용 탓에 복구공사는 난항을 겪었다. 서구청에 따르면 올 2월 복구 사업 관련 용역 결과, 사고 지역 이외에 주변 경사지도 무너져 내릴 우려가 있다는 전문가 진단을 받았다. 복구 범위가 확대되고, 경사지를 깎아 낙석이 발생하지 않도록 완충지대를 만들어야 하는 등 공사 규모가 커지면서 사업 예상 비용은 100억 원 이상으로 급격하게 늘어났다. 지자체 예산 규모를 뛰어넘는 예상 밖의 비용 규모에 서구청은 1년 넘게 복구 사업을 미뤄왔던 것이다.
그러나 서구 암남동 사고 현장이 대표적인 장마철 붕괴 위험 지역으로 꼽히면서 안전조치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이어져왔다. 이에 서구청은 복구공사 관련 예산 120억 원을 행안부에 요청하고, 예산 확보를 위해 행안부 관계자와 현장을 방문해 사고 위험성을 설명하는 등 지속적으로 노력을 기울여왔다. 서구청은 빠른 시일 내 예산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복구 공사를 곧 본격화할 계획이다. 서구청 관계자는 “행정안전부로부터 예산 지원에 대해 긍정적인 답변을 받아낸 만큼 사업비가 확보되는 대는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복구공사를 본격적으로 시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