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중국, 바닷길로 통하다.’
해양수산부와 국립해양박물관은 중국항해박물관과 함께 5일 오후 3시 부산 영도구 국립해양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공동기획전시 '한·중 해양문명의 교류' 개막식을 개최한다고 4일 밝혔다.
이번 전시 행사는 한·중 수교 30주년을 기념하는 한편 양국의 해양문화 교류 역사를 살펴보고 그 의미를 되새기기 위해 기획된 것으로, 일반 관람은 이달 6일부터 올해 11월 6일까지 두 달간 진행된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다.
전시는 주제별 키워드인 학(學)-교(交)-표(漂)-예(藝) 등 4부로 구성되며, 배 모형, 도자기, 회화, 공예품 등 역사적 가치가 높은 자료 300여점이 전시된다.
우선 '학-문명, 바다를 건너기 시작하다'에서는 바닷길을 통해 양국에 전파된 학문과 종교, 사상 등이 어떻게 발전‧계승되었는지 고문서와 회화 등 다양한 자료를 통해 보여준다. 특히, 통일신라시대 유학자로 유명한 최치원의 대표 문집 ‘계원필경(桂苑筆耕)’을 비롯해 구법(求法)승으로 활동한 의상·의천 등 고승들의 고문서를 만나 볼 수 있다.
'교-교역, 문물의 정수를 보여주다'에서 한반도와 중국이 활발하게 교류할 수 있도록 교두보 역할을 한 백제 당항성(현 남양만), 고려 벽란도(현 황해도 예성강) 등 시대별 국제항구도시의 발전사와 대표 교역품을 통해 각 시대의 교역 특징과 성격을 알아본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2005년 중국에서 발굴된 무역선인 봉래3호선의 복원 모형(중국항해박물관 소장)을 만나볼 수 있다. 봉래3호선은 우리 역사 중 해상무역이 가장 활발했던 고려시대 국제무역선의 실체를 규명해준 중요한 유산이다.
'표-견문, 새로운 세계를 인식하다'에서는 표해록(漂海錄·표류기) 등을 통해 표류 과정에서 벌어진 공식 사절·개인의 항해 경험을 소개한다. 특히 최고(最古)의 한글 해로사행(海路使行, 바닷길을 통해 사신으로 가는 행차) 기록으로 사료적 가치가 높은 이덕형의 ‘죽천이공행적록(竹泉李公行蹟錄)’과 그 여정을 그림으로 남긴 ‘항해조천도(航海朝天圖)’를 선보인다.
'예-심미, 아름다움을 건네다'에서는 한·중의 지속적인 문명교류 속에서 발전한 회화, 도자기, 공예품 등의 예술 작품을 전시한다. 특히, 중국의 화법을 우리의 고유한 자연과 풍속에 맞춰 새로이 창안한 화법인 진경산수화의 대가 겸재 정선이 동해안의 절경을 그린 ‘해산정(海山亭)’을 만나볼 수 있다.
김태만 국립해양박물관장은 “한국과 중국이 바다를 통해 끊임없이 문명을 교류한 역사를 총망라하기 위해 이번 전시를 마련했다”며 “양국이 해양문화 교류를 통해 미래발전 동력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홍종욱 해수부 해양정책관은 "한국과 중국은 바다를 접하고 다양한 문화교류를 이뤄 왔다"며 "해양 분야에서도 상호 협력할 수 있는 다양한 계기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국립해양박물관에서는 이달 17일부터 10월 8일까지 초등학생(1~6년) 포함 가족을 대상으로 사전예약 등을 통해 2022년 기획전시 ‘한‧중 해양문명의 교류’ 연계 주말 교육 프로그램을 무료로 운영한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