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호 태풍 ‘힌남노’가 지나간 울산에서 시내버스 운행이 정상화되고 일부 지역 통제가 점차 해제되는 반면, 태풍이 할퀴고 간 흔적 또한 속속 드러나고 있다.
6일 울산시에 따르면 지역 최대 교량이자 남구와 동구를 잇는 울산대교는 태풍으로 인해 오전 5시 56분부터 약 3시간 동안 전면 통제했다가 오전 9시 3분 차량 통행이 다시 허용됐다. 시는 한때 시내버스 운행도 1시간가량 중단했다가 오전 8시 44분 재개했다. 침수 피해가 발생한 일부 도로의 경우 아직 통제가 진행 중이다.
태풍에 직격탄을 맞은 울산에서는 수난사고와 정전, 침수 피해 등이 잇따랐다.
이날 오전 1시께 울산시 울주군 언양읍 남천교 아래 하천에서 20대 남성 A 씨가 물에 빠졌다는 신고가 들어와 소방당국과 경찰이 수색 중이다. 이 남성은 일행 6명과 음주상태로 하천에 발을 담그고 놀다가 물에 빠진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과 소방 구조대 50여 명이 하천 일대에 투입됐으나, 하천물이 불어나고 유속이 빨라지면서 수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태화강 태화교 지점에서는 오전 6시를 기해 홍수주의보가 발령되기도 했고, 태화강국가정원의 경우 이번 태풍으로 83만 5000㎡가 침수 피해를 본 것으로 울산시는 파악했다.
역대급 태풍에 각종 피해가 우려되자 시민 상당수는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특히 동구 성끝마을과 일산진, 북구 도담마을 등 5곳 마을 32가구 주민 57명은 가까운 행정복지센터, 울산교육수련원 등으로 일시 대피하기도 했다. 오전 1시 23분에는 울주군 언양읍 반천리 일대 141가구가 정전되면서, 한전이 긴급 복구에 들어갔다. 한전은 강풍으로 나무가 넘어지면서 전력케이블을 차단해 정전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게다가 두왕사거리, 번영교 하부, 남천교 하부, 매암사거리 등 도로 수십 곳이 물에 잠겨 차량 통행이 제한됐고, 신삼호교 하부도로에서는 차량 2대가 침수돼 운전자 등이 긴급 대피하기도 했다.
울산소방본부는 밤새 빗물이 찬 공장에서 배수 작업을 돕거나 불꽃과 함께 ‘펑’ 소리가 난 전신주에서 안전조치를 하는 등 전날 오후 6시부터 6일 오전 9시까지 772건의 신고를 받아 조치했다고 밝혔다.
울산시와 소방 등 관계 당국이 이번 태풍으로 인한 침수 현황 등을 취합 중이어서 피해 규모는 더 늘어날 수 있다.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