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의 가덕신공항 독립적 운영권 확보가 필수적” [가덕도신공항 비전포럼]

입력 : 2024-04-29 18:3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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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주요공항 지자체 참여 보장
한국의 정부·공기업 전담과 달라
건설 때부터 지자체 영향 키워야
공항 운영 참여 권한 선점 가능해
특화 인력 양성도 총력 기울여야

가덕신공항의 비전과 전략을 살펴볼 ‘가덕도신공항 비전포럼’이 부산일보사와 (사)동남권관문공항추진위원회 주최로 29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컨벤션홀에서 열렸다. 내빈과 강연자, 토론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가덕신공항의 비전과 전략을 살펴볼 ‘가덕도신공항 비전포럼’이 부산일보사와 (사)동남권관문공항추진위원회 주최로 29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컨벤션홀에서 열렸다. 내빈과 강연자, 토론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가덕도신공항 비전포럼에서는 2029년 12월 개항 예정인 가덕신공항을 남부권을 대표하는 ‘글로벌 관문공항’으로 만들기 위한 다양한 해법이 제시됐다. 특히 포럼 참여 전문가들은 가덕신공항이 제2단계 조성 공사 등 추가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부산시가 ‘공항 주권’을 추진하고, 공항의 독립적 운영권을 확보하는 일이 필수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세계 주요 공항, 지자체 참여 증가세

글로벌 허브 공항을 보유한 세계 주요 국가에서는 지방자치단체들이 공항 운영과 소유에 대부분 참여하고 있다. 미국 뉴욕 JFK 공항과 LA·샌프란시스코 공항 등은 지방 정부가 소유권을 갖고, 운영은 공기업이 맡는다. 유럽과 아시아 지역 허브 공항 역할을 하고 있는 △히드로 공항(영국 런던) △샤를 드골 공항(프랑스 파리) △스키폴 공항(네덜란드 암스테르담) △프랑크푸르트 공항(독일) △홍콩 공항(홍콩) 등은 공기업이 소유와 운영을 모두 맡는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공항의 경우 공항이 있는 헤세주가 공항 소유권의 31.31%를 확보해 운영·관리의 의사 결정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일본 역시 2008년 공항법 개정을 통해 28개 거점공항과 54개 지방관리공항에 대한 지자체 참여를 확대하고 있다.

반면 한국에서는 정부와 공기업이 공항 운영 권한을 전담한다. 지자체 참여는 아예 막혀 있었다. 국내 15개 공항은 정부 공기업인 한국공항공사와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양분하고 있다. 한국공항공사는 김해공항과 김포공항을 포함한 14개 지방공항 내 국내선과 단거리 국제선을 담당하고 있고,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인천국제공항의 중장거리 국제선을 맡고 있다. 때문에 국내 지자체의 공항 운영 참여 사례는 없는 상황이다.

■부산시, 공항 운영 참여는 필수

항공 분야 전문가들은 가덕신공항 건설을 현행 한국공항공사와 인천국제공항공사로 양분된 공항 운영 체제에서 벗어나 공항 소유·운영 체제를 바꾸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부산시도 공항 건설 단계부터 적극적으로 참여해 가덕신공항의 운영·소유에서 영향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산연구원 이상국 선임연구위원은 “가덕신공항은 국내선은 정부 공기업인 한국공항공사가, 국제선은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전담하고 있는 체제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부산시가 가덕신공항 건설을 맡은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에 출자함으로써, 부산국제공항공사 설립 때 공항 운영 참여 권한을 선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부산시가 공항 소유·운영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법 등 관련법에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일이 급선무다. 이어 “부산시의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 참여는 공항 분권을 실현할 기폭제가 될 것”이라며 “이후 가덕신공항운영공사 설립에도 부산시가 독립적인 운영권을 갖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공항 운영 전문성도 키워야

전문가들은 부산시가 가덕신공항 소유·운영에서 제대로 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공항 운영 분야 전문성을 키워야 한다고 설명했다. 항공 전문 인력 양성에 적극 나서는 한편 지역 기반 항공사를 확보하고 이용객 친화적인 공항을 만드는 데 힘을 기울여야 한다는 의미다.

한국교통대 박성식 항공운항학과 교수는 “부산시는 가덕신공항을 바탕으로 국내 항공 수출 전체 물량의 1%인 항공·물류 특화 기능을 키워나가야 한다”며 “그 기능을 수행할 특화 인력 양성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국교통연구원 박진서 항공우주교통연구본부장은 “가덕신공항이 인천국제공항에 버금가는 관문 공항으로 성장하려면 공항을 이용하는 항공사와 이용객 친화적인 공항이 돼야 한다”며 “부산시가 공항 운영의 전문성을 키우고 항공 관련 업체 지원과 항공 전문 인력 양성에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고 밝혔다.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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