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상복에 모자, 얼굴을 가리는 베일까지. 상복을 입은 한 무리의 사람들이 22일(현지시간) 스위스 북동부 글라루스 알프스산맥의 ‘피졸’(Pizol) 중턱에 모였다. 해발 2700m가 넘는 고지대까지 올라온 이들이 추모한 것은 사람이 아니라 ‘빙하’였다.
2006년부터 빨라진 지구 온난화로 원래 크기의 80∼90%를 잃어 사실상 ‘사망 선고’를 받은 피졸 빙하의 장례식이 열렸다고 AFP통신과 BBC방송이 보도했다. 스위스 기후 보호 연합(SACP)이 주최한 장례식에는 어린이를 포함해 지역 주민과 환경 운동가 등 250여 명이 참여했다.
추도사를 한 스위스 취리히연방공대(ETH) 소속 빙하학자 마티아스 후스는 “우리는 피졸에게 작별을 고하러 이곳에 모였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