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툭하면 고장’ 산복도로 모노레일·경사형 엘리베이터 ‘불안하네’

입력 : 2019-04-03 21:4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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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동구 초량동에 설치된 168계단 모노레일 운행 모습. 부산일보DB 부산 동구 초량동에 설치된 168계단 모노레일 운행 모습. 부산일보DB

가파른 산복도로를 주민들이 편하게 오를 수 있도록 설치한 모노레일과 경사형 엘리베이터가 잦은 고장을 일으켜 산복도로 일대 주민들의 불편과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부산 동구청과 부산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오후 6시께 부산 동구 초량동 168계단 모노레일이 하차지점을 10m가량 남기고 멈춰 서면서 주민 3명이 20분가량 갇혔다. 119구조대원들이 승객들을 구조했으며, 다행히 별다른 인명 피해는 없었다.

초량동 모노레일 설치 후 4차례

좌천동 승강기 10차례 멈춰서

영주동선 지난해만 9차례 정지

구청 관계자는 “수평유지장치의 문제로 인해 일시적으로 전기 작동이 멈췄으나 곧바로 복구됐으며, 다음 날부터 차질 없이 운행됐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11월에는 동구 좌천동 산복도로에 설치된 경사형 엘리베이터가 멈춰서 초등학교 1학년 학생이 40분간 혼자 갇혀 있기도 했다.

이처럼 모노레일과 경사형 엘리베이터 사고가 잇따르자 주민들이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좌천동에 거주하는 김 모(50·여) 씨는 “비 오거나 바람 부는 날에는 혼자 타고 가다 갇히진 않을지 걱정된다”면서 “설치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고장이 잦아 앞으로가 더 걱정이다”고 말했다.

동구청에 따르면 168계단 모노레일은 2016년 처음 개장한 뒤 4번의 멈춤 사고가 발생했다. 같은 해에 설치된 좌천동 경사형 엘리베이터는 설치된 이후로 10번 멈춰섰다. 이 두 시설물은 하루 평균 700~1000명이 이용할 정도로 찾는 사람이 많다.

이웃 중구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중구청에 따르면 2016년 설치된 중구 영주동의 모노레일도 지난 한 해에만 9번 작동이 멈추는 등 사고가 이어졌다.

관할 구청은 한 달에 한 번씩 정기적인 점검을 하고 있지만, 일반 엘리베이터와 달리 기계가 야외에 설치된 만큼 환경적 요인이 작용해 사고가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승강기와 모노레일 전문가들은 현 상황이 우려할 정도까지는 아닌 것으로 보이나, 주민들의 불안을 불식할 만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의 한 관계자는 “불특정 다수가 시설을 이용하는 만큼 종종 기기가 멈추기도 하는데, 이때 대응 매뉴얼을 잘 지키고 승객들에게도 잘 안내한다면 불안이 조금이나마 해소될 거라고 본다”고 조언했다. 서유리 기자 yool@

서유리 기자 yo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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