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자 한 개, 두부 한 모 사기도 겁난다
서민 생활 경제에 비상등이 켜졌다. '황금 사과' '금 대파'에 이어 과자, 김, 볼펜, 라이터 등 가격이 안 오르는 제품을 찾기 어려운 지경이다. 최근 고환율과 고유가로 인해 고물가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1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원·부자재 가격 인상으로 납품단가가 오르면서 대형마트와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섬유유연제와 생리대를 시작으로 주요 생필품의 소비자 가격은 다음 달부터 일제히 오른다. 가격 인상을 자제하던 라면 가격도 인상될 조짐이다.원·달러 환율이 1400원 가까이 오르며 원맥과 원당 등의 수입 가격도 상승했다. 원맥은 밀가루의 원료이고, 원당은 설탕의 원료로 라면이나 빵, 과자 등에 들어간다. 여기에 가뭄 등 기후변화에 따른 커피, 카카오 등 주요 작물의 작황 부진, 이른바 ‘기후플레이션’까지 겹쳤다. 유류비가 급등하면서 정부는 전기료 인상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고 해운물류비의 상승은 물론 항공료 등 교통 요금의 인상도 불가피하다.통상 식품기업들은 원재료 재고를 품목에 따라 1∼2개월 치에서 3∼4개월 치 보유하지만, 고환율이 이보다 길게 지속되면 비용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그 부담은 소비자 장바구니로 옮겨질 수밖에 없다. 식품 등 소비재 물가가 들썩이면 구매 심리에 영향을 준다. 소비자들이 최대한 지출을 줄이고, 식당에 손님들의 발길도 끊기는 악순환이다.이날 부산의 한 대형마트를 찾은 주부 이 모(43) 씨는 “예전 같으면 마트 한 번 온 김에 필요한 것들을 다 사서 갔는데 요즘에는 물가가 너무 올라서 물건 하나하나 살 때마다 온라인이랑 가격 비교를 해보고 저렴한지 다 따져보면서 사게 된다”면서 “마트에서는 식재료 위주로 사고 생필품은 온라인 최저가 등을 찾아보고 사게 된다. 마트에서 사 오는 품목의 수가 확연히 줄었다”고 말했다.부산에서 두부를 제조해 판매하는 업체 대표는 “두부를 만들기 위한 콩은 전량 미국에서부터 수입하는데, 사업을 시작한지 40년 만에 콩값이 이렇게 무서웠던 적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영향으로 곡물 가격이 상승한 가운데, 환율마저 치솟아 이중고를 겪고 있는 셈이다.그는 “kg당 1200원 정도였는데, 지금은 1600원 정도고 앞으로 2000원까지 오를 것으로 본다”며 “결국 서민들의 식탁에서 두부가 올라가는 횟수가 적어지지 않겠느냐”고 우려했다.당국이 환율 변동에 개입 가능성을 언급하는 등 거시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먹거리 물가 잡기에 대해서는 뾰족한 해법이 보이지 않는다. 일단 유통업계가 나서 수입선과 결제 화폐를 바꾸는 등의 비용 절감을 통해 소비자 물가 상승 억제에 동참하는 모습이다. 이마트는 환율 영향으로 미국과 캐나다산 냉장 돼지고기 가격이 평균 10%가량 상승하자 유럽산 냉동 돼지고기 등으로 대체 발주하거나 국산 물량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고 롯데마트도 해외 직소싱을 확대하고 있다.부산상공회의소 심재운 경제정책본부장은 "올해 초 소폭이지만 2분기에 소매유통업의 경우 다소 긍정적인 신호가 있다는 기대감이 감지됐는데, 환율 변동으로 물가가 올라면서 소비 경기 위축이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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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는 2023년 부산미래유산에 '수산도시 부산'의 정체성을 담고 있는 부산공동어시장을 선정했다.
부산피디아
부산 근현대사에 큰 족적을 남긴 인물, 사건, 랜드마크 등에 대한 이야기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부산피디아-부산의 모든 이야기를 담다’ 홈페이지(www.busan-pedia.com·사진)가 문을 연다.
의료 공백 두 달… 의사도 환자도 지쳤는데 손 놓은 정부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에 반발해 전공의들이 집단 사직서를 제출하고 의료 현장을 떠난 지 2달째에 접어들었지만, 정부와 의료계는 의대 정원 증원 문제를 두고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어 의료계와 환자를 포함한 국민들의 원성이 극에 달하고 있다. 18일 의료계에 따르면 수술과 회진, 외래에 당직 업무까지 떠맡은 수련병원 교수들은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하며 번아웃을 겪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부산대병원의 경우 의료진이 부족해 진료가 제한되는 곳이 있는가 하면, 외래 진료 축소 폭도 점차 커지고 있다. 부산대병원 한 교수는 “한 달째 당직실에서 숙식하는 교수들이 숱하고, 이제는 환자들마저 자신을 봐주던 의사가 일을 못 하게 됐을 때 다른 의사의 진료를 볼 수 있는지를 두고 두려움을 느끼고 있는 상황도 생기고 있다”고 전했다. 환자들은 전공의 이탈로 인한 의료 공백으로 피해를 보고 있다며 공개 대응에 나섰다. 지난 9일 한국환자단체연합회가 의료 공백 해결과 환자 중심 의료 환경 구축을 위한 국민동의청원에 나선 데 이어, 환자단체인 한국중증질환연합회는 사직한 후 의료 현장에 복귀하지 않고 있는 전공의 명단을 입수해 공개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한국중증질환연합회는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에 조만간 정보공개를 청구, 사직 전공의 명단을 요청하기로 결정했다. 복지부가 서면 점검을 통해 확인한 100개 주요 수련병원의 이탈 전공의 수는 지난달 8일 오전 11시 기준 1만 1994명이다. 전체 인원 대비 이탈률은 92.9%다. 의료계 안팎에서는 다음 달 전공의 일부가 돌아올 수 있다는 조심스런 예상도 나온다. 이른바 ‘빅5’ 등 주요 대형병원에서 전임의(펠로·전문의를 딴 뒤 세부 전공을 수련하는 임상강사)의 복귀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4월에 군 복무를 마친 전공의들이 5월께 입사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집단사직 사태 장기화로 인한 생활고 등이 전공의 복귀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정부도 총선 이후에는 의정 갈등의 실질적 해결을 위한 대안 없이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 때문에 양측 갈등이 단시간에 극복되기보다 장기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의료계 안팎에서는 환자들 피해를 넘어 의료체계가 붕괴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복지부 조규홍 장관은 이날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회의를 열고 “의료개혁은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과제”라며 “각계의 합리적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면서 의료개혁을 흔들림 없이 완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3고 시대’ 불안한 투자 심리, 안전자산 쏠림 가속화
미국 증시가 연일 하락하고 가상자산도 급락세를 보이면서 투자심리가 안전자산인 금으로 쏠리고 있다.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 인하 시기 지연을 시사하고 이란-이스라엘 충돌로 인한 중동발 위험이 커진 탓이다. 이달 들어 골드바 구매, 금 관련 투자상품 투자액이 폭증했다. 18일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15일까지 골드바 판매액은 53억 6876만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3월 한 달간 골드바 판매 금액의 약 62%에 달하는 것이다. 부산은행에서도 지난 15일까지 골드바 판매액은 3억 9422만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한 달간 2억 7721만 원이 판매됐는데, 15일 만에 지난달 판매액의 40% 이상을 초과했다. 골드바는 은행이 파는 실물 금이다. 이달 중순까지 판매 속도를 고려할 때 4월 한 달간 판매금은 연중 최고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 관련 간접 투자 상품도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며 수요가 몰리고 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상장지수펀드(ETF)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상품은 ‘ACE 골드선물 레버리지(합성 H)’로 나타났다. 이 상품은 대표적인 금 선물 연동 상품인데 이달에만 수익률이 14.05%에 달한다.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이 상품의 수익률은 8%대로 전체 ETF 상품 중 수익률 상위 200위 권 대에 머물렀다. 거래 대금도 55억 원 수준으로 같은 기간 거래 대금이 가장 많았던 KODEX 레버리지(23조 원)의 0.02% 수준에 그쳤다. 하지만 이달 들어 13거래일 동안 43억 원의 거래 대금이 몰렸다. 금값이 더 오를 것으로 기대하는 투자자들이 많아졌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환율 급등으로 환율 관련 투자 상품도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 원·달러 환율이 급등한 만큼 ‘KOSEF 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 ‘TIGER 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 ‘KODEX 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 ETF의 올해 수익률은 각각 19.16%, 18.95%, 18.70%에 이르렀다. 한국금거래소에 따르면 연초 3.75g당 36만 7000원이었던 금값은 지난 12일 기준 44만 8000원까지 오르며 고점을 찍었다. 18일 39만 3600원을 기록하며 40만 원대가 무너지기도 했으나 중동발 전쟁 위기감이 고조된 뒤 3.75g당 가격은 40만 원대를 지속적으로 유지해 왔다. 전문가들은 금값이 한동안 더 오를 수 있다고 전망한다. 미국의 통화정책 완화 전망이 가격을 떠받친다는 분석이다. 미국 연준의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커진데다 이란-이스라엘 충돌로 지정학적 위험이 부각되고 있어서다. 지정학적 위험이 커지면 위험자산인 주식, 가상자산에 대한 위험성이 커지고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높아진다.
환율 1400원대 재진입 하나 한국 경제 ‘3고’ 장기화 우려
원·달러 환율이 외환당국의 적극 개입으로 내림세를 보이고 있지만, 조만간 다시 1400원대에 진입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 연방준비제도 금리 인하가 예상보다 늦어질 것으로 예상되며 강달러 기조가 강해지고 있는데다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도 환율 오름세를 부추기고 있다. 18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지난 16일 장중 1400원을 돌파했다.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넘은 것은 1997년 IMF(국제통화기금) 외환 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2022년 미국발 고금리 충격 등 단 세 차례 뿐이다. 금융시장에서는 고환율(원화 약세) 추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란과 이스라엘의 무력 충돌 위험성이 여전해 안전 자산인 달러 가치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엔화·유로화 등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 역시 지난 16일 기준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달러 대비 엔화의 환율도 34년 만에 최고치 수준까지 치솟았다. 특히 4월은 외국인이 3월 주주총회에서 받은 배당금을 본국으로 송금하는 수요가 있기 때문에 달러 강세가 더 두드러진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삼성전자 1조 원을 비롯해 총 9조 원이 이번 달에 외국인에게 배당금으로 지급된다. 이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고물가와 고유가에 더해 고환율까지 겹치며 당초 하반기로 예상됐던 기준금리 인하 시기도 불투명한 상태다. 특히 미국이 먼저 금리를 인하해야 하는데 제롬 파월 미국 연준 의장은 최근 기준금리 인하를 장기간 미룰 수 있다고 시사하고 있는 상태다. 다만 외환당국은 최근의 달러 강세가 1년 반 전에 비해 일시적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7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열린 국제통화기금(IMF) 춘계 회의 이후 대담에서 원·달러 환율의 변동성을 완화하기 위한 개입에 나설 “재원과 수단을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최근 수주간 환율에 영향을 끼친 여러 외부요인이 있었다며 원·달러 환율 급등에 미국의 통화정책, 지정학적 긴장, 이웃 국가인 중국의 위안화와 일본 엔화의 영향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총재는 전날 C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도 “환율 변동성이 계속될 경우 우리는 시장 안정화 조치에 나설 준비가 돼 있으며, 그렇게 할 충분한 수단을 갖추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외환당국이 앞으로 상황에 따라 환율 방어를 위한 시장 개입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총선 바빴던 부산시의원, 이젠 의회로
부산시의회가 18일부터 15일간의 일정으로 제320회 임시회를 열었다. 22대 총선 유세로 분주했던 시의원들이 지역구에서 의회로 돌아와 본연의 업무를 시작했다. 부산시의회는 오는 6월 정례회에 앞서 선거 기간 미뤄졌던 업무들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내달 2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임시회에서 부산시의회는 조례안 48건, 동의안 20건, 의견청취안 1건 등 모두 69건의 안건을 처리한다. 임시회 첫 날인 18일에는 본회의 개회를 시작으로 12명의 의원이 5분 자유발언을 했다. 정채숙(비례) 의원이 시민 안전을 위협하는 야생 들개 관리 대책을 촉구했고, 서지연(비례) 의원이 지역 안전지수가 최하위권에 머문 부산시를 질타했다. 부산시의회는 19일부터 29일까지는 상임위별 조례안 및 동의안 등 일반 안건에 대한 심사를 진행하고, 주요 사업지 현장을 방문할 예정이다. 원자력발전지역개발특별회계 설치 조례 일부 개정조례안, 공공디자인의 진흥에 관한 조례 일부 개정조례안 등의 의안이 접수된 상태다. 부산시의회 안성민 의장은 "총선 이후 처음 열리는 이번 임시회가 그간의 어수선한 분위기를 일소하고, 일상회복의 의지를 북돋고 미래로 전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부산 글로벌 허브도시 조성 특별법 제정, 에어부산 분리 매각, 산업은행법 개정 등 부산 발전을 위한 시급한 현안에 더욱 집중할 수 있도록 의원 모두가 더욱 분발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사하2 보궐선거에 당선된 전원석 의원도 본회의에 참석해 의원 등록을 마쳤다. 민주당 소속 전 의원의 합류로 부산시의회의 민주당 의원은 기존 반선호·서지연 2명에서 3명으로 늘었다.
부산 첫 K팝 고등학교 2026년 개교
K팝 분야 인재 육성을 위한 부산 첫 K팝 고등학교가 오는 2026년 3월 문을 연다. 부산시교육청은 K팝 분야에 관심이 많은 국내외 학생들을 위한 ‘글로벌 K-POP 스쿨’(K팝 스쿨)을 개교하기로 확정했다. 시교육청은 2028년 3월로 검토했던 개교 시점을 2년 앞당겨 2026년 3월 문을 열기로 결정했다. K팝 스쿨은 서낙동강과 인접한 강서구 죽림동 가락중학교(폐교) 부지에 들어선다. 시교육청은 가락중 현 건물을 K팝 교육에 적합한 환경으로 리모델링하고, 학생들이 머무를 기숙사를 새로 짓기로 했다. K팝 스쿨은 비수도권에 처음 들어서는 K팝 고등학교다. K팝 관련 고등학교는 한국K팝고(충남), 인천대중예술고(인천)가 운영되고 있다. K팝 스쿨은 학년당 80명을 선발할 계획이다. 학과는 △보컬학과 △실용음악과 △보컬댄스과 △작곡과로 구성될 예정이다. 시교육청은 일본·중국·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를 비롯해 유럽, 남미 등 전 세계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K팝의 상황을 반영해 정원의 50%까지 외국인 학생을 유치할 예정이다. 시교육청은 세계 곳곳의 고등학생 유학생을 유치하기 위해 각 나라 교육 당국과 협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시교육청은 외국인 유학생들에게 체류 비자를 발급하고 수업료와 기숙사비를 징수할 수 있도록 교육부와 협의해 나갈 예정이다. 시교육청은 K팝 스쿨의 안정적인 정착과 성장 동력 마련을 위해 부산을 포함한 전국 주요 K팝 관련 대형 기획사와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재학생들의 실력을 키울 수 있도록 K팝 전문가들을 산학겸임교사로 초빙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시교육청 배진아 특성화교육 장학관은 “K팝 스쿨에는 실력을 갖춘 전문가를 공모형 교사제 등을 통해 초빙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민락유원지 42층 생숙 개발 일단 제동
부산시가 민락유원지에 추진하는 42층짜리 생활숙박시설 개발 계획에 대해 주변 산 정상보다 월등히 높은 건물 높이를 지적하며 재심의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건설사는 조망권 훼손이 적다고 판단하고 비슷한 건물 높이로 심의를 다시 받을 계획이다. 부산시는 지난달 27일 열린 제3차 부산시 도시계획위원회에서 ‘도시관리계획(민락유원지 조성계획) 변경결정안’을 재심의하기로 의결했다고 18일 밝혔다. 부산 A건설사는 민락동 113 일원에 지하 9층~지상 42층 1개 동, 400여 세대 규모의 생활숙박시설 신축을 추진 중이다. 해당 부지는 옛 미월드 부지와 이웃하고 민락공원 하부에 있다. 옛 미월드 부지에 추진 중인 고층 생활숙박시설과는 별개 사업이다. 시 도시계획위원회는 생활숙박시설 계획에 대해 재해 안전성, 환경성, 접근성 등을 지적했다. 심의 결과를 보면, 위원회는 ‘외부 공간에서 민락유원지로 접근 가능한 보행 수직 동선계획을 구체적으로 제시할 필요가 있다’ ‘사업 대상지 여건(곰솔군락지, 급경사지)을 고려한 환경성과 재해안전성 제고 방안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건축물 높이도 문제 삼았다. 위원회는 사업지 부근의 해발 75m 높이 진조말산과 비교해 건물 최고 높이가 적절한지 의견을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해당 생활숙박시설 최고 높이는 175m 수준이다. A건설사는 오는 24일 열리는 제4차 부산시 도시계획위원회에 생활숙박시설 수정 계획을 심의해 달라고 요청했다. 특히 접근성을 지적한 시 권고에 대해서는 외부 보행로와 민락유원지 내 산책로를 연결하는 엘리베이터 2개를 설치하는 계획을 추가했다. 42층에 조성할 계획인 전망대에 대해서도 공공기여 차원에서 일반 시민이 별도 입장료 없이 자유롭게 다닐 수 있도록 계획을 변경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가장 문제가 되는 건물 높이는 변화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A건설사는 42층 원래 계획대로 심의를 다시 받을 계획이다. A건설사 관계자는 “건물이 1개 동밖에 되지 않아 경관을 가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1대에 승객 2명뿐" 김해공항 리무진 폐업 위기
김해공항과 부산 시내를 오가며 공항 이용객을 실어나르는 리무진 버스가 극심한 경영난에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김해공항 이용객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데, 버스 운행이 중단되면 시민 불편은 물론 지역 관광산업에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된다. 18일 김해공항 리무진 버스를 운행 중인 (주)태영공항리무진에 따르면 2018년 50만 5158명을 기록한 공항리무진 승차 인원은 해마다 감소세를 이어가다 지난해 9만 301명으로 뚝 떨어졌다. 5년 새 승객이 5분의 1로 줄면서 경영은 직격탄을 맞았다. 민간사업자인 태영공항리무진은 2008년 3월 부산시로부터 한정면허(6년)를 받아 같은 해 4월부터 부산역~김해공항, 해운대~ 김해공항 2개 노선을 운행해 왔다. 이전 업체는 만성 적자로 면허를 반납했다. 당시 시는 김해공항으로 유입되는 여행객 편의와 관광 활성화를 목적으로 재정 지원을 약속하며 태영공항리무진을 새 사업자로 선정했다. 하지만 15년 넘게 운행을 이어오던 태영공항리무진은 부산~김해경전철 개통과 자차 이용 증가, 코로나19 여파로 복합적인 위기를 맞았고 적자가 빠르게 쌓여갔다. 탑승객이 급격하게 줄어 버스 운행 대수와 노선도 덩달아 줄였다. 이용객도 연쇄적으로 줄어드는 악순환도 반복됐다. 28인승인 김해공항 리무진버스는 현재 해운대 노선(33.5km)만 7대(6대·예비차 1대)가 운행되고 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부산역 노선까지 총 12대의 버스를 운행지만 코로나 여파로 적자가 불어나자 사업자 측은 부산역 노선을 없애고, 운행 횟수도 절반인 하루 6번으로 줄였다. 그러나 여전히 매달 1억 원씩의 적자를 기록하면서 폐업 위기에 몰렸다는 게 사업자의 주장이다. 태영공항리무진 관계자는 “한 번 운행에 승객 20명은 타야 정상 운영이 되는데 대당 승객은 불과 2명 정도”라며 “관광객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한다고 하지만 그 전에 리무진은 문을 닫을 위기”라고 말했다. 김해공항 리무진버스가 적자로 면허를 반납하게 되면 부산 관광업에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김해공항 측은 올해 국제선 1000만 명 등 공항 이용객이 17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하지만 공항 리무진 버스가 사라지면 시민과 관광객의 불편은 물론, 공항 일대 교통 혼잡도 가중될 것으로 우려된다. 한국공항공사는 김해공항 일대 교통난 해소 방안으로 대중교통 이용을 권장하고 있는데, 이 같은 정책과도 엇박자를 낼 수밖에 없다. 부산시는 공항버스 리무진의 적자 보전을 위해 올해 9200만 원의 예산을 지원할 계획이다. 하지만 매달 1억 원이나 되는 적자 규모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게 운영사의 입장이다. 부산시 버스운영과 관계자는 “공항리무진버스는 일반 시내버스와 같은 준공영제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적자 보전이 어렵지만, 시민 불편을 줄이자는 차원에서 시가 재정을 지원하는 것”이라며 “운영사 측에서 제출한 자료를 검증해보고 논의를 이어나가겠다”고 말했다.
‘건설현장 추락사고’ 유족 “원청 업체도 수사해야”
부산 한 건설사 아파트 건축 현장에서 하청업체 노동자 정순규 씨가 추락해 숨진 사고와 관련해 하청업체 현장소장이 검찰에 송치됐다. 부산경찰청은 사고 당시 하청업체 현장소장인 50대 남성 A 씨를 검찰에 송치했다고 18일 밝혔다. A 씨는 형사재판 1심 과정에서 제출한 ‘관리감독자 지정서’ 필적과 서명을 조작한 혐의(사문서 위조·위조 사문서 행사)를 받고 있다. 같은 혐의로 수사를 받은 B건설사 현장소장과 안전관리자는 증거 불충분으로 불송치됐다. 정 씨 유족은 B건설사 관계자 등을 송치하지 않은 수사기관의 결정을 비판하고 나섰다. ‘중대재해 없는 세상 만들기 부산운동본부’는 이날 오후 2시께 부산 연제구 부산지방검찰청 정문에서 유족과 함께 ‘사문서 위조·위조 사문서 행사 B건설 규탄과 엄벌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숨진 정 씨 아들 석채 씨는 “저희 유가족은 사문서 위조가 형사재판에서 집행유예 같은 터무니없는 처벌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해 고소에 이르게 됐다”며 “엄정한 수사를 기대했지만, 원청 B건설은 불송치로 옹호하고, 하청만 송치하는 꼬리자르기 식 수사로 종결됐다”고 말했다. 이들은 검찰청 민원실에 탄원서를 제출했다. 1만 6185명이 참여한 탄원서엔 ‘고 정순규 님 사망 사건이 은폐되고 조작되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그럼에도 B건설과 하청 업체 관계자들에 대한 형사재판은 여타 산재 사망사고처럼 집행유예라는 솜방망이 처벌에 그쳤다’며 엄벌을 촉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추락한 원화 가치, OECD 37개국 중 32위
원화의 실질 가치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5번째로 가장 저평가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달러화 강세뿐 아니라 일본과 중국의 통화 가치가 현저히 저평가되면서 원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것으로 분석된다. 18일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한국의 실질실효환율 지수는 2월 말 기준 96.7(2020년=100)을 기록했다. 실질실효환율은 한 나라의 화폐가 상대국 화폐보다 실질적으로 어느 정도의 구매력을 가졌는지를 나타내는 환율이다. 이는 기준 시점과 현재 시점 간의 상대적 환율 수준을 평가하는 방식으로, 수치가 100을 넘으면 기준 연도 대비 고평가, 100보다 낮으면 저평가되었다고 간주한다. 결국 원화가 저평가 국면에 진입해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BIS 통계에 포함된 OECD 가입 37개국 중에서는 한국이 일본(70.3), 튀르키예(90.2), 노르웨이(95.3), 이스라엘(95.6) 등에 이어 5번째로 수치가 낮았다. 주요 20개국(G20) 중에서도 일본과 튀르키예, 중국(93.4)에 이어 4번째로 낮았다. 한국의 실질실효환율 지수는 외환위기 당시 68.1,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78.7까지 떨어진 적 있다. 근래에는 2020년 10월부터 이듬해 7월까지 100선을 웃돌다가 이후 90 중반대를 맴돌았다. 환율이 1400원대를 돌파했던 2022년 10월 일시적으로 90.7까지 내렸다. KB국민은행 문정희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이달 말 기준으로 보면 실질실효환율이 더 낮아질 것”이라며 “원화가 장기 평균 대비 약 6~7% 정도 저평가돼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경기 호조로 달러화가 강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일본 엔화와 중국 위안화가 동반 약세를 보이는 점은 원화 가치 하락의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미국의 실질실효환율 지수는 2월 말 기준 108.1로 상대적으로 높았다. 반면에 일본은 2022년 4월부터 80선 아래로 내려앉았고, 중국도 같은 해 10월부터 100선을 밑돌고 있다.
NC 서면점·메가마트 남천점 '고별전'
다음 달 폐점을 앞둔 NC백화점 서면점과 메가마트 남천점이 고별전에 나선다. NC백화점 서면점은 19일부터 다음 달 27일까지 고별전을 진행한다고 18일 밝혔다. NC백화점 서면점은 다음 달 27일까지 영업한 뒤 폐점한다. NC백화점 서면점은 고별전 첫날인 19일 하루 영업시간을 오전 9시로 앞당기고 선착순 행사를 진행한다. 오픈 시간에 맞춰 1층 정문에서 선착순 1000명에게 재사용 가능한 쇼핑백을 무료로 증정하며, 당일 1만 원 이상 구매시 당일 사용 가능한 5000원 쿠폰도 제공한다. 당일 3만 원 이상 구매한 고객 1000명에게 선착순으로 스크래치 럭키쿠폰을 증정하며, 구매 금액에 따라 선착순 사은품도 제공된다. 19일 하루 애슐리퀸즈·자연별곡·로운·피자몰에서는 성인 3명 식사 시 미취학·초등 1명 무료 식사 이벤트도 진행한다. 19일부터 21일까지는 모던하우스 브랜드데이가 진행된다. 리빙 제품 20%, 가구 제품 10% 할인 등이 제공된다. 이외에도 오는 23일까지 스파오·행텐·슈펜·지오지아 등 브랜드에서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 NC백화점은 다음 달 1일부터 2차 고별전도 진행할 예정이다. NC백화점 서면점 킴스클럽은 이달 30일까지만 영업한 뒤 우선 철수할 예정이다. 서면점 킴스클럽은 고별전으로 오는 21일까지 3일 한정 한우 최대 50% 할인과 1+1할인 행사 등을 진행한다. 다음 달 31일 폐점을 앞둔 메가마트 남천점도 패션 브랜드부터 고별전을 실시한다.
"현실보다 더 현실같은 VR 게임, 전세계 게이머에게 제대로 통했죠" [부산 인디 게임 메이커]
개천에서 용이 솟았다. 전세계 게이머가 주목하는 게임이 부산에서 탄생했다. 부산의 인디게임 개발업체 ‘어반울프게임즈’의 VR 전용게임 ‘레전더리 테일즈’가 그 주인공이다. 이 게임은 출시 한달만에 북미 시장 판매량 1위를 차지하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게임 관련 커뮤니티에서는 이 게임을 두고 국내 업체가 만든 게임이 맞냐고 되물을 정도다. 뛰어난 몰입감과 조작감으로 많은 게이머를 만족시키고 있는 레전더리 테일즈. 어반울프게임즈 강병직(38) 대표는 오랜 기간 공들인 게임이 시장에서 인정받아 기분 좋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며 겸손을 드러냈다. ■VR에 미래가 있다 강 대표는 지역에서 보기 힘든 ‘언리얼 엔진’ 프로그래머다. 언리얼 엔진이란, 미국 에픽게임즈에서 제작한 3D 그래픽 소프트웨어로 게임뿐만 아니라, 영화, 건축, 제품 디자인 등 산업 전반에 걸쳐 사용되는 3D 시각화 프로그램이다. 일찍부터 그는 언리얼 엔진을 활용한 VR에 미래가 있다고 내다봤다. 강 대표는 “VR 하드웨어 ‘오큘러스’가 출시되었을 때, 충격을 넘어 사랑에 빠졌다”며 “부산서 인디 게임 업체를 운영하며, 다른 곳과 차별점이 있어야 했고 VR 게임에 집중하기로 마음 먹었다”고 했다. 모바일 게임 등 대기업이 차치하고 있는 시장에선 인디 게임 업체가 살아남을 수 없다는 전략적 판단도 있었다. 강 대표는 같은 미래를 꿈꾸는 직원을 찾아 나섰다. 2017년 당시에는 VR 전문인력이 생소했다. 직접 대학교를 찾아다니며 발품을 팔아 직원을 모았다. 강 대표는 “교수님들에게 양해를 구해, 강의가 끝난 뒤 학생들 앞에서 피칭을 했다”며 “직원들을 처음부터 직접 가르쳤고, 이젠 함께 연구하며 게임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정보산업진흥원의 Bu:Star 게임 개발사업 등 도움도 컸다. 특히 VR 게임 개발업체의 특성상, 모션캡쳐 등 활용을 위해선 넓은 공간이 필요했는데, 진흥원의 지원사업에 선정되면서 저렴한 비용으로 사무실을 임대해 사용할 수 있었다. ■사고 제대로 친 게임 ‘게임성에 승부를 걸었다’라는 강 대표의 말처럼, 레전더리 테일즈는 개발에 4년이 걸렸다. 강 대표가 VR을 파고든 데에는 이유가 있다. 평면 모니터에서는 느낄 수 없는 현실감이 VR에는 존재했고, 게임의 미래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강 대표는 “VR에서만 느낄 수 있는 경험과 재미를 극대화한 게임을 만들려 했고, 그 결실이 레전더리 테일즈”라고 말했다. 레전더리 테일즈는 최대 4명의 협동 플레이가 가능한 VR 액션 어드벤처 게임이다. 다양한 마법과 스킬을 통해 몬스터를 잡으며 캐릭터를 성장시킬 수 있다. ‘디아블로’‘다크소울’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 토르 망치, 일본도, 캡틴아메리카의 방패 등 다양한 아이템을 모으는 재미도 크다. 이 게임의 가장 큰 특징은 상호작용이다. 예를들어 몬스터를 칼로 공격했을때, 부위·속도·방향에 따라 몬스터의 반응이 전부 다르다. 입력된 프로그램에 따라 몬스터의 움직임이 ‘재생’되는게 아니라, 게이머의 행동에 따라 실시간으로 ‘반응’한다. 무거운 물건을 집어들면 동작이 느려지는 등 무게감도 구현했다. 강 대표는 “현실감을 강조하기 위해 물리 엔진을 게임에 맞게 최적화하는데 가장 큰 노력을 기울였다”며 “게임 속에서 ‘어? 이게 되네’라고 감탄이 터질 정도로 자유도를 높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른 VR게임을 하다가도 레전더리 테일즈의 ‘손맛’을 잊지 못해 다시 찾는 게이머가 많다”고 덧붙였다. 지난 2월 8일 PC게임 유통 플랫폼 스팀과, 플레이스테이션 VR2 게임으로 전세계에 정식 출시됐다. 출시하자마자 대박을 쳤다. 2월 한달 VR2 게임기준, 미국 ·캐나다 등 북미에서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한 것. 어몽어스, 비트세이버를 비롯한 ‘AAA급(게임계 블록버스터)’ 게임들을 제쳤다. 뿐만아니라 게임 선진국 일본에서도 같은 기간 판매량 1위를 차지했다. 강 대표는 “유럽에선 다른 게임의 할인 이벤트 탓에 판매량이 3위에 그쳤다”며 “부산 게임 업체의 능력이 전세계에 통했다는 사실이 기쁘다”고 했다. ■멈추지 않는 늑대들 도심 속 늑대들, 어반울프게임즈는 레전더리 테일즈의 성공을 바탕으로 다양한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다. 강 대표는 “우선 레전더리 테일즈의 안정화와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통해 게이머들이 끝까지 만족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들 것”이라며 “향후에는 메타퀘스트 VR 시장에 진출하는게 목표”라고 말했다. 메타퀘스트 VR 시장에 진출, 더 많은 게이머들에게 레전더리 테일즈를 알리겠다는 말이다. 다양한 장르의 VR게임 개발에도 속도가 붙을 예정이다. 강 대표는 “하스스톤 같은 트레이딩 카드 게임도 얼마든지 VR로 재탄생시키면 새로운 게임이 될 것”이라며 “언젠가는 레전더리 테일즈2도 개발도 꿈꾸고 있다”고 말했다. 게임산업 인재 양성에도 힘쓸 예정이다. VR분야의 전문 인력들을 발굴하고 교육해, 인재들이 부산을 떠나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어반울프게임즈의 모든 개발인력은 부산 출신이다. 강 대표는 “사업 초기 인재를 구하는게 가장 힘들었다”며 “10년 후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는 회사로 성장해, 부산을 대표하는 게임업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글·사진=남형욱 기자
[2024 BAMA 결산] 신진 작가들 선전… 거장 작품 부재는 아쉬워
미술 시장 침체에도 예술을 향한 열기는 뜨거웠다. 제13회 부산국제화랑아트페어(BAMA)가 지난 14일 막을 내렸다. 벡스코 제1전시장에서 4일간 열린 BAMA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미술 시장 불경기로 기대보다 우려 속에서 출발했다. 실제로 앞서 열린 홍콩 아트바젤, 서울 화랑미술제의 판매 성과가 좋지 않아 미술 시장 침체로 당분간 계속된다는 전망이 많았다. 그럼에도 올해 BAMA는 다행히 나름대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었다는 안팎의 평가다. 우선 불경기 우려에 비해 행사장을 찾은 관람객 수가 적지 않았다. BAMA를 주최한 부산화랑협회에 따르면, 아직 공식집계는 나오지 않았지만 올해 관람객 수는 12만 명을 웃돌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미술 시장 광풍’ ‘아트테크 열풍’이라고 말했던 2022년(10만 명)보다 많고, 지난해(12만 명)와 비교해도 많으면 많았지 적지 않은 수치다. 부산화랑협회 관계자는 “유·무료 티켓 판매량 등을 고려할 때 올해 관람객 수는 지난해 관람객 수준이거나 혹은 조금 더 많았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주말이 낀 13일과 14일은 표를 구입하기 위한 대기 줄이 벡스코 복도를 꽉 채울 정도로 인파가 몰렸다. 특히 부산은행 앱과 네이버 앱을 활용한 SNS 홍보 전략이 성공하며 관람객 중 직접 표를 구입하고 입장한 비율이 높다는 사실은 더욱 긍정적인 요소이다. 부산화랑협회 윤영숙 회장은 “작품 구입 외에도 다양한 특별전 부스에서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체험 행사와 아트 토크 등 미술과 관련 프로그램에 참여했다는 점에서 BAMA가 부산의 대표적인 예술 축제로 자리 잡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어린이 미술 프로그램은 매회 인원이 가득 찼고 아트 토크 역시 몇 몇 강좌는 앉을 자리가 없어 입구에 서서 강의를 듣는 이들도 많았다. 작품 판매도 원활해 ‘완판’에 근접한 갤러리도 적지 않았고, 특별전의 판매 실적도 좋았다. 다만 신진 작가들의 중저가 작품 위주로 판매가 이루어지다 보니 전체 판매액은 196억 원 정도로 추정돼 지난해(210억 원)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아트페어 현장에서 만난 A 갤러리 대표는 “올해는 BAMA 앞뒤로 국내에서 가장 큰 아트페어인 화랑미술제와 아트부산이 열리면서 대형 화랑들의 참여가 분산돼 금액대가 높은 대형 작품이 많이 없었다. 기존 컬렉터들은 볼만한 작품이 잘 없다는 소리가 나오는 이유이다. 큰 손 컬렉터들은 바로 이어지는 대형 아트페어까지 보고 구매를 결정한다는 분위기가 있었다”고 소개했다. 올해 BAMA가 신진작가 발굴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발표한 만큼 각 갤러리가 내세운 젊은 작가군, 올해 대학 졸업생 작품을 모은 영 아티스트전, 20대 작가들의 상상력이 돋보인 ‘네버엔드’전 작품들이 많이 판매되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현장을 찾은 컬렉터로부터 대형 작품 매입을 위해 포트폴리오를 보내달라고 의뢰받은 작가들도 있어 BAMA가 미술 시장의 선순환 구조에 일정 부분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BAMA를 통해 처음으로 미술 작품을 구입했다는 이들도 많았다. 유망한 신진 작가의 그림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다고 알려지며 “우리도 미술 작품을 사 볼까” “집에 걸 미술 작품을 원한다” “아이에게 선물하고 싶다” 등의 이유로 BAMA에서 컬렉터로 입문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BAMA가 신진작가 등용문, 신입 컬렉터를 위한 장으로 인식되는 것에 대해서는 걱정의 목소리도 있다. 부산에서 오래 갤러리를 운영한 B 대표는 “부산에서 가장 먼저 생긴 아트페어이자 부산의 대표 아트페어인데 신진 작가의 잔치로 인식되는 건 아쉽다. 신진 작가의 작품뿐만 아니라 미술계 거장의 작품이나 동시대 미술의 경향을 알 수 있는 작품, 첨단의 도발이 느껴지는 작품도 함께 나와야 한다. 이런 작품들을 보여줄 수 있는 대형 갤러리를 유치하기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부산화랑협회는 내년 BAMA는 개최 시기를 앞당겨 국내에서 가장 먼저 열리는 국제아트페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4강 PO 원정서 ‘1승 1패’ 부산 KCC “3·4차전 안방에서 끝낸다”
‘봄 농구’ 파죽의 4연승을 달리던 부산 KCC의 기세가 원주 DB에 일격을 당하며 한풀 꺾였다. KCC는 지난 17일 프로농구(KBL) 4강 플레이오프(PO) 2차전에서 접전 끝에 DB에 9점 차로 무릎을 꿇었다. 라건아 홀로 고군분투한 KCC는 알리제 드숀 존슨의 부상 공백이 뼈아팠다.KCC는 1차전 승리 기운을 이어가진 못했지만, 원정에서 1승 1패를 거두며 ‘절반 이상’의 성공을 거뒀다. 부산에서 치르는 3·4차전은 홈팬들의 응원에 힘입어 대반격을 예고하고 있다. KCC가 안방 두 경기를 모두 잡으면, KBL 역대 최초로 정규리그 5위팀이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하는 새 역사를 쓴다.KCC는 이날 오후 강원도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 KBL 4강 PO 2차전 DB와 원정 경기에서 접전 끝에 71-80으로 패했다. 경기에 앞서 모든 걸 쏟아붓겠다고 밝힌 KCC 전창진 감독은 1차전과 마찬가지로 맞불을 놓았다. 하지만 외국인선수 2명이 번갈아 코트를 누빈 DB와 달리 라건아 혼자 뛴 KCC에겐 존슨의 부재가 컸다. 라건아는 38분 가까이 코트를 누비며 27점 13리바운드로 맹활약했지만 팀 패배를 막지 못했다.DB는 디드릭 로슨이 32점을 퍼부었고, 1차전 2득점으로 부진했던 김종규도 14점 11리바운드로 승리를 이끌었다. 특히 DB는 리바운드 싸움에서 43-29로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며 KCC의 돌풍을 잠재웠다.이날 KCC는 1쿼터 라건아와 최준용의 연속 득점으로 기분좋게 경기를 시작했지만, DB의 압박 수비에 연달아 실책을 범하며 순식간에 역전을 허용했다.16-19로 뒤진 채 맞은 2쿼터에서 KCC가 다시 역전에 성공하며 양 팀은 치열한 공방을 주고받았다. 2쿼터 막판 DB 강상재에게 3점슛, 김종규에게 연속 득점을 허용한 KCC는 36-42로 리드를 더 내준 채 전반을 마무리했다.KCC는 3쿼터에만 라건아가 14득점을 하며 DB를 59-60까지 바짝 추격했다. 하지만 4쿼터 시작과 함께 연속 실점하며 조금씩 힘을 잃었고 경기 종료 4분여를 남기고 두 자리 점수 차까지 벌어지며 승기가 DB쪽으로 기울었다. DB는 막판 로슨이 외곽포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KCC는 특히 공격리바운드에서 9-22로 밀린 데다, 3점슛도 5개(성공률 23%)에 그치며 DB에 경기를 내주고 말았다. 역대 4강 PO에서 1차전 승리 뒤 2차전에서 패배한 팀이 챔피언결정전에 오른 건 21차례 중 11번이다.라건아는 이날 역대 PO 득점 3위(1415점)에 올랐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전창진 감독은 “원주에서 1승 1패는 성공이라고 본다. 상대가 정신 무장이 잘 됐고, 우리는 거기에 못 미쳐서 졌다고 생각한다”며 “상대 수비가 원체 강했다. 우리가 조금 밀렸는데, 3차전은 잘 준비하겠다”고 밝혔다.하루만 쉬고 다시 맞붙어야 하는 두 팀 모두 전술·전략에 앞서 체력 회복이 관건이다. 특히 KCC는 존슨의 출전이 불투명해, 다시 한 번 라건아에게 기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KCC 구단 관계자는 존슨에 대해 “붓기도 좀 빠지고 호전은 되고 있는데, 계속 지켜봐야 하는 상태”라고 전했다.한편, KCC와 DB는 19일 오후 7시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3차전, 21일 오후 6시 같은 장소에서 4차전을 치른다.
이기대 벼랑 위를 올려다보셨나요
닭의장풀꽃(달개비)은 파란 나비처럼 생겼다. 어쩌면 파란 나비가 꽃으로 환생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닭의장풀꽃이란 이름은 좀 생뚱맞다. 닭장 주변에 이 꽃이 많아서 이름이 그렇게 붙었다는 설도 있다. 하지만 이 책에 소개된 다른 유래가 유력해 보인다. <들꽃 수업>은 다양한 들꽃의 생태를 관찰한 내용을 문학과 연결하고, 자연의 섭리와 삶에 관해 통찰해 온 기록을 모은 수필이다. 저자가 부산사람인 덕분에 친숙한 지명이 많이 나와 더욱 반갑게 느껴진다. 저자가 자주 산책한다는 이기대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바다를 닮아서 그럴까. 이기대에서 자생하는 야생화들은 대체로 색상이 강렬하단다. 갯완두, 갯까치수영, 갯쑥부쟁이, 갯고들빼기, 갯메꽃…. 이기대에는 바다를 뜻하는 접두사 ‘갯’이 붙은 것이 많다. 대체로 키가 작고 아예 해안가 바위를 따라 바닥에 붙어 기어가듯 자라는 것들도 있다. 이들은 자기들끼리 의지하면서 부지런히 종자를 퍼뜨려 군락을 이룬다. 한데 모여 소금기 머금은 바람과 태풍을 이겨 내려는 생존 전략이다. 해안가 바위 벼랑을 붙잡고 피어난 야생화들의 끈질긴 생명력이 존경스럽다. 눈에 잘 띄지도 않는 들꽃을 어떻게 끊임없이 관찰하고 사색해 왔을까. 그는 어린 시절 함께했던 것들에 대한 그리움이 있어서라고, 문학적으로 대답한다. 어떤 아이였는지 짐작하고 미소 짓게 되는 한 대목이 나와 있다. 어린 시절 동네 형들과 소에게 꼴을 먹이러 산을 몇 개나 넘어 꽤 멀리 갔던 날의 이야기다. 소들을 대충 풀어 두고 산딸기를 따느라 정신이 없는데, 옆에 송아지 한 마리가 나타났다. 송아지도 열심히 풀을 먹는지 산딸기를 따 먹는지 아무튼 그를 졸졸 따라다녔다. 시간이 지나 나타난 형들이 갑자기 “노루다!”라고 외쳤다. 그 소리에 송아지는 풀쩍 뛰더니 산 쪽으로 달아나 버렸다. 송아지가 아니라 노루였던 것이다. 이 책에는 민들레를 서민의 환한 웃음으로 연결한 ‘밝은 구석’ 같은 시들이 종종 나와서 반갑다. 저자는 국문과를 졸업하고 고등학교 국어교사가 되어 오랫동안 학생들을 가르쳤다. 꽃을 소재로 한 다양한 시 작품을 열심히 읽어 온 덕분일 것이다. 들꽃처럼 아이들도 각자의 매력을 온 세상에 발산할 때를 기다리며 성장해 가리라 믿는 대목은 참으로 교사답다. 이런 연유로 책 제목을 ‘들꽃수업’이라 붙였다고 한다. 누구든 보도블럭 사이에서 피어나는 민들레를 만나 자연의 경이로움을 느낀 적이 있을 것이다. 저자는 들꽃에 대한 관심은 결국 작고 여린 존재들에 대한 애정이며, 주변의 소외된 것들에 대한 응원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문현고가교 아래에 있는 털머위들이 온갖 먼지와 매연으로 뒤덮인 채 차량들이 일으키는 바람에 흔들리고 있는 모습까지 보이는 모양이다. 그가 직접 그린 들꽃 그림들이 삽화로 등장해 책을 더욱 소중하게 만들어 준다. 그 중 몇 개는 나무 판에 그린 것이다. 학생들이 쓰던 낡은 사물함을 폐기하는 과정에서 나와 화폭으로 재탄생되었다고 한다. 이 책이 그 나무판처럼 우리 주변의 풀꽃을 새롭게 인식하도록 돕는 마중물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숨기지 않는다. 삼색병꽃나무의 꽃은 처음에는 새하얀 색이었다가 점점 분홍색을 띤 뒤 연한 붉은색으로 변한다. 꽃이 성장할수록 자기 색의 농도를 더해 가듯 사람도 연륜이 쌓일수록 자신만의 아름다운 색깔을 더 진하게 지니면 좋겠다. 저자는 자신만의 반려초나 반려목을 두고 산책길의 동행자로 삼는 분이 많아지면 더 좋겠다고 바란다. 그러고보니 창비부산에서 열린 행사 때 우연히 저자를 만나 인사한 적이 있었다. 사람 그렇게 안 봤는데, 이런 글 솜씨에 그림 솜씨까지 겸비했다니…. 그는 시서화(詩書畵)를 통합하는 활동을 하면서 대상을 단순히 바라만 보았다면 결코 얻을 수 없었던 것을 얻었다고 고백한다. 창비부산이란 공간이 만들어준 인연이 고맙게 여겨진다. 봄날 그의 뒤를 따라 이기대를 걸으며 들꽃 이야기에 흠뻑 취했으면 좋겠다. 심재신 지음/창비교육/328쪽/1만 8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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