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안철수, 간첩 없다고 생각하나"…'이념' 공세 강화

입력 : 2023-02-07 11:13:57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

김기현 당대표 후보 7일 안철수 후보에 공개 질의
간첩·사드·햇볕정책 계승 등 이념 소신 밝혀라 요구
당심 견인 전략…보수 이미지로 확장성 영향 우려도

국민의힘 김기현(왼쪽)·안철수 당 대표 후보가 5일 오후 서울 동작문화원 대강당에서 열린 국민의힘 동작구 갑 합동 당원대회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김기현(왼쪽)·안철수 당 대표 후보가 5일 오후 서울 동작문화원 대강당에서 열린 국민의힘 동작구 갑 합동 당원대회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김기현 당대표 후보가 “안철수 후보가 국민의힘 정체성에 맞는 후보인지 의문”이라며 안 후보의 ‘이념’을 지적하고 나섰다. 김 후보는 간첩·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햇볕정책 계승 등에 대한 안 후보의 정체성을 지적하며 공개적으로 질의했다. 지지율이 밀리는 김 후보가 안 후보 정체성과 이념 문제를 파고들며 당심을 견인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김 후보는 7일 오전 페이스북에 “저와 저를 지지하는 많은 당원들은 안 후보에게 공개 질의를 드린다”며 △지금도 간첩이 없다고 생각하는지 △신영복을 존경받는 지식인으로 생각하는지 △사드 배치가 국익에 해를 끼쳤는지 △햇볕정책 계승하겠다는 소신이 아직도 여전한지 △독재자 등소평(덩샤오핑)이 롤모델이 맞는지 등 5가지를 질의했다.

김 후보는 “안 후보는 2012년 대선 운동 당시 ‘요즘 세상에 간첩이 어디 있습니까’라는 발언을 했다”며 “그렇지만 최근 제주도에서 발각된 한길회 간첩단 사건 등 문재인 정권이 숨겨왔던 간첩단의 실체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지금도 간첩이 없다고 생각하시냐”고 물었다.

이어 “안 후보는 지금도 공산주의 대부 신영복이 존경받는 지식인이라고 생각하는지 밝혀 달라”고 요구했다. 사드 배치와 관련해선 “안 후보는 한때 사드가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했었고, 최근에 그 입장을 번복했지만 과정과 명분이 석연치 않다”며 “안 후보의 분명한 입장을 밝혀 달라”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안 후보의 대북관도 지적했다. 김 후보는 “안 후보는 그동안 여러 차례에 걸쳐 ‘햇볕정책의 성과를 계승해 더 발전시키겠다’고 말해왔다”며 “김대중 정부의 일방적 대북 지원, 북핵 문제의 시발점이라고도 비판받는 정책의 어떤 성과를 계승 발전시키겠다는 것인지 소신이 궁금하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 후보는 안 후보가 2016년 국민의당 공동상임대표로서 했던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 내용과 관련해 “당시 안 후보는 중국의 독재자 덩샤오핑을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국가 지도자의 전범으로 제시했다”며 “안 후보는 천안문 항쟁을 탄압하고 민중 학살을 자행한 덩샤오핑이 지금도 자신의 롤모델인지 당원들에게 밝혀 달라”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정치인 안철수의 소신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다만 국민의힘 당대표에 도전했다면 당의 정체성, 당원 정신과 전혀 다른 언행에 대해 한번은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하지 않나”며 “모호한 과거 언행이 한 표라도 더 얻기 위해 정치인의 소신과 양심을 판 시류 편승적 행태를 보인 것인지, 지금도 그런 소신에 변함이 없는 것인지 당원과 국민 앞에 솔직하게 밝혀주기를 촉구한다”고 했다.

김 후보가 안 후보의 과거 정치 행적을 훑으며 공개 질의로 답변까지 촉구하고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를 두고 보수 이념론으로 밑바닥 당원의 표심을 얻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보수정당의 이념과 정체성을 강조하는 김 후보에게 강성 보수 이미지가 쌓일 경우 중도 확장에 걸림돌이 될 것이란 의견도 적지 않다.

한편 국민의힘 3·8 전당대회에 출마한 후보들은 이날 정견 발표를 위해 한자리에 모인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서울 강서구 ASSA빌딩에서 전당대회 첫 정견 발표회인 '힘내라 대한민국-국민의힘 전당대회 비전 발표회'를 연다. 발표회에는 예비심사를 통과한 당대표 후보 6명(김기현·안철수·윤상현·조경태·천하람·황교안)을 비롯해 최고위원·청년최고위원 후보 각각 13명·11명이 전원 참석한다. 당대표 후보들은 오전에, 최고위원·청년최고위원 후보들은 오후에 각각 6분씩 비전을 밝힌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당신을 위한 뉴스레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