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해양산업협회·부산시 공동
도시외교 전략 정책 보고서 발간
해양수산 ODA 실적 저조 지적
통합 플랫폼 통해 절차 단축 필요

부산이 관례 조례 제정과 정부-지자체 협력체계 구축을 통해 적극적인 ODA 사업을 펼쳐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해양수산 ODA 실행기관인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전경. 부산일보DB

부산 도시외교의 핵심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 해양수산 ODA(공적개발원조) 사업을 제대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지자체와 정부가 협력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해양산업협회는 부산시와 공동으로 '해양수산 ODA와 부산도시외교 활성화 전략' 정책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보고서는 지난해 12월 좌담회와 지난 3년간 세계해양포럼 중 관련 세션 내용에 더해 전문가들이 해양수산 ODA 성과와 향후 방향을 지자체 도시외교 차원에서 정책적으로 분석한 내용을 담고 있다. 집필은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조정희 부원장, 한덕훈 대외협력부장, 부산연구원 장하용 해양물류연구실장, 권태상 연구위원이 분담했다.

ODA(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는 정부와 공공기관이 개발도상국의 경제발전과 사회복지 증진을 목표로 제공하는 원조를 의미한다. 개발도상국 정부나 지역 혹은 국제기구에 제공되는 자금이나 기술협력을 포함하는 개념으로 정의할 수 있다.

특히 이번 보고서에서는 각종 해양관련 기관들이 모여있다는 이점이 있는데도 부산의 해양수산 분야 ODA의 추진 실적이 저조하다는 점이 지적됐다. 부산은 ODA 실행기관인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 유일하게 지방사무소를 설치한 지역이고, 부산에 이전한 국책연구기관인 KMI 내에도 해양수산 ODA센터가 개설돼있다. 하지만 2016년부터 지난해 누적 부산 ODA규모를 살펴봤을 때 5.6억 원에 그쳤고, 타 시도와 비교해도 그 규모는 8위 수준이다.

부산을 포함한 다른 지자체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지자체의 ODA 예산은 2016년 165억 5000만 원에서 지난해는 61억 7000만 원까지 줄어들어 연평균 15.16%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중앙정부의 ODA 예산이 같은 기간 2조 4000억 원대에서 4조 원대로 지속적으로 증가해 연평균 8.89% 증가세를 기록한 것과 대비된다.

지자체의 ODA 추진이 저조한 원인으로는 복잡한 행정 절차가 지목됐다. 현재 지자체가 ODA 사업을 진행하려면 기존 지자체 행정 절차와 더불어 정부의 사업계획 심사와 자체평가 후 결과를 다시 정부로 보고하는 절차까지 이중의 행정 절차를 거쳐야 한다. 게다가 ODA 실적에 대한 정부의 인센티브조차 없는 상황이라 지자체 담당자들은 ODA 사업을 추진할 이유를 찾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전문가들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국가와 지자체가 통합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기반이 필요하다고 보고, 이를 강화하기 위한 전략을 시급하게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한국해양산업협회 관계자는 "기존에 구축돼 있는 'ODA 통합정보포털' 운영을 활성화해 국가와 지자체의 ODA 시행기관이 실시간으로 정보를 공유하고 소통하는 통합적인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정부와 지자체 간 소통 시간이 단축될 수 있고, 정보 단절도 근본적으로 막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부산시 차원에서는 ODA 활성화를 위해 독자적인 조례와 같은 법적 근거를 만드는 것이 당면 과제로 제시됐다. 한국해양산업협회 관계자는 "서울은 탄소 중립 ODA 사업을 위한 독자적인 조례를 제정해 국내외 도시와 기관 간 협력 체계 구축을 이어나가고 있다"며 "부산도 빈곤 퇴치에 기여한다는 목적 등을 가진 조례를 제정해 ODA 활성화를 위한 기반을 만드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해양산업협회가 부산시와 공동으로 발간한 '해양수산 ODA와 부산도시외교 활성화 전략' 정책 보고서. 한국해양산업협회 제공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