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낸스 ‘뱅크런’ 조짐?… CFTC 제소 후 20억弗 빠져나가

입력 : 2023-03-31 15:3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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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TC “파생상품 규정 위반” 혐의 제소 후
한 주 동안 2조 6000억 원 상당 인출 사태
CEO “CFTC 제기한 문제 동의 못해” 반발

28일(현지시각) 창펑자오 바이낸스 CEO가 공식 채널에 공개한 서한 ‘CFTC 불만에 대한 CZ의 답변’. 바이낸스 제공 28일(현지시각) 창펑자오 바이낸스 CEO가 공식 채널에 공개한 서한 ‘CFTC 불만에 대한 CZ의 답변’. 바이낸스 제공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와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 간 갈등이 격화됨에 따라 바이낸스에서 약 2조 6000억 원의 대량 자금 인출이 발생했다.

미국 경제 포털 야후 파이낸스는 29일(현지시각) 가상자산 분석업체 난센(Nansen)의 분석자료를 인용해 지난 한 주 동안 투자자들이 바이낸스에서 2조 6000억 원(20억 달러) 가량을 인출했다고 보도했다. 가상자산 트레이딩 업체인 테인필드 캐피털(Thanefield Capital) 데이터에 따르면, CFTC의 시행 조치 발표 전후 12시간 동안, 1조 1075억 원(8억 5000만 달러) 이상의 가상자산이 거래소에서 인출됐으며, 발표 후 1시간 만에 추가 약 3127억 원(2억 4000만 달러)이 인출됐다. 난센의 분석가 앤드류 서먼은 “인출 속도가 정상적인 상태보다 빠르고, 미국 규제 기관의 발표 이후 더 빨라졌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대량 인출 사태의 배경은 금주 월요일에 있었던 CFTC의 제소이다. 당시 CFTC는 바이낸스와 자오창펑 최고경영자(CEO)를 상대로 파생상품 등에 관한 규정 위반에 관한 소송을 제기했다. CFTC는 바이낸스가 미 당국에 제대로 등록하지 않고 영업 함에 따라 규제 의무를 회피했다며 시카고의 연방법원에 소장을 제출했다.

자오창펑 CEO는 하루 뒤인 28일 공식 입장문을 게재하며 당면 이슈 해결에 나섰다. 그는 “제기된 문제의 많은 부분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며 “바이낸스가 규정 준수와 규제당국과 협력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규정 준수 측면에서는 고객정보확인(KYC), 자금세탁방지(AML)를 위한 최고 수준의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또한 “규제기관과의 투명성 및 협력을 보장하기 위해 750명 이상의 컴플라이언스 팀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5만 5000건 이상의 법 집행기관 요청을 처리했다”고 덧붙였다.

지난 FTX 거래소의 붕괴 이후 현물 시장(Spot)에서 바이낸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거래량의 약 70%에까지 이르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FTX 사태와 같이 가상자산 시장 전체로 불길이 번지지 않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나문기 기자 mg@bonmedi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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