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과 동해선 열차가 연이어 개통한 부산 부산진구 부전역을 새로운 철도 중심지로 만들기 위한 움직임이 시작된다. 부산시와 지역 내에 부전역을 둔 부산진구청을 중심으로 부산역을 오가는 경부선 KTX를 부전역에 정차하도록 추진하고, 부전역을 중심으로 복합환승센터를 건립하는 방안이 재부상하고 있다.
부전역은 해운대나 서면 등 주요 중심가나 관광지가 부산역보다 가까워 경부선 KTX가 정차하면 많은 승객이 부산에서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KTX 정차로 승객이 많아져 과거 추진됐던 복합환승센터까지 들어서면 노후화된 부전역을 새로 지을 수 있고, 다양한 시설이 들어와 상권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부산시는 부전역 복합환승센터 개발을 추진하기 위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27일 밝혔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지난 24일 주간정책회의에서 부전역 활성화 방안을 요청하며 복합환승센터를 별도로 언급했다. 당시 박 시장은 “동해선과 중앙선 등 주요 철도 노선이 부전역에 연결되면서 부산을 찾는 사람이 많아졌다”며 “관광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고, 특히 부전역 복합환승센터 사업도 적극 검토해 주길 바란다”고 지시했다.
부전역 복합환승센터 건립은 2010년 처음 추진됐다가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보류된 사업이다. 국토교통부는 2021년 7월에도 ‘제4차 국가 철도망 구축 계획’에 부전역 환승시설 건립안을 반영하지 않았다. 그동안 복합환승센터는 민간에서 7070억 원을 투자받아 지상 6층과 지상 32층 건물을 각각 세우는 방안이 고려됐다. 다양한 교통수단 환승을 수월하게 할 뿐 아니라 상업·문화·주거·숙박 시설을 만들어 경제 활성화를 이끌 수 있다는 기대가 컸다.
최근 부전역에는 긍정적인 변화가 이어졌다. 지난해 12월 서울 청량리를 오가는 중앙선이 개통했고, 지난달 강릉까지 이어지는 동해선 열차가 운행하면서 부전역 중요성이 한층 부각된 것이다. 전국에서 부전역을 오가는 승객 수요가 급증하면서 이런 기회를 살릴 다양한 사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다시 탄력을 받는 모양새다.
특히 부전역에 경부선 KTX 정차만 추진되면 승객 수요가 폭증할 것으로 예상돼 복합환승센터 건립이 더욱 힘을 받을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기존 부산~서울 경부선 KTX가 승객이 가장 많고, 부전역은 부산 여러 지역을 오갈 때 부산역보다 상대적으로 접근성이 좋기 때문이다. 27일 부산진구청에 따르면 도보 이동을 포함한 대중교통 이동 시간은 해운대구청에서 부산역이 59분, 부전역은 47분 걸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면은 부산역이 14분, 부전역은 7분으로 집계됐다.
부산진구청은 부전역을 KTX 정차역으로 지정하고, 복합환승센터 개발을 촉진하기 위한 주민 서명 운동에 나선다. 올해 4월까지 부산진구뿐 아니라 금정구, 동래구, 연제구, 해운대구 주민 등을 대상으로 100만 명에게 서명을 받는 게 목표다. 주민과 관광객 교통 불편을 줄이기 위해 국토교통부와 관련 기관에 정책 반영을 건의하기 위해서다.
부산진구청 미래창조과 관계자는 “부산 시민 서명을 받아 올해 말쯤 결정되는 제5차 국가 철도망 구축 계획에 반영해 줄 것을 정부에 건의할 예정”이라며 “복합환승센터 개발과 민간 투자로 이어지려면 경부선 KTX가 부전역에 정차하는 게 우선이라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