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건강사회복지연대, 부산참여연대, 부산경실련, 보건의료노조 등은 부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옛 침례병원 공공병원화와 관련해 부산시와 부산 시민의 건강한 토론이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건강사회복지연대 제공
8년째 표류하는 부산 옛 침례병원의 공공병원화와 관련해, 부산시가 지원안으로 제시한 재정 투자와 초기 운영비 부담액이 3600억 원대로 추산됐다. 이달 말 박형준 부산시장이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과 면담을 추진하는 가운데, 시민사회는 막대한 재정 부담 약속에도 쉽사리 공공병원화의 물꼬를 트지 못한 것은 시의 비전 부재에서 비롯됐다며, 시가 정책 방향을 시민들과 적극적으로 공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3일 부산시의회 반선호 의원이 부산시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옛 침례병원을 300병상 규모 회복기 병원으로 추진하는 데 따라 예상되는 재정 부담을 올 4월 기준으로 다시 추산한 결과 부산시가 약 3642억 원을 부담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운영비를 제외한 총사업비(공사비, 장비비 등)로 약 3848억 원이 들고, 이 중 시 재정 부담은 3576억 원에 달하는 것이다. 개원 후 초기 4년간 적자의 50%를 부담하겠다는 시 제안에 따라 운영비로도 66억 원 가량 투입될 전망이다.
이는 지난해 12월 시가 복지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이하 건정심)에 제출한 안건에서 제시한 금액보다 1000억 원가량 증가한 것이다. 앞서 시는 지난해 12월 총사업비 2774억 원 중 2502억 원을 투자하겠다는 내용으로 건정심에 안건을 제출했으나 보류 결정이 났다. 시는 추산액 상승 원인이 물가 상승에 있다고 설명했다. 시 관계자는 “실시설계에 들어가면 정확한 금액이 나올 예정이고, 화폐 가치 변화를 고려하면 크게 변화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며 “지속적으로 복지부, 건보공단 등 설득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천억 원의 재정 부담을 시가 감수하겠다는 제안에도 공공병원화는 표류 중이다. 이번 정부의 공공의료 강화 기조가 사업의 물꼬를 트는데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으나, 그동안 표류 배경이 된 건보 재정 부담 우려 등을 해소하기 위한 전략도 필요한 상황이다. 이 과정에서 시가 한 발 더 물러선다면, 시의 추가적인 재정 부담으로 이어질 여지가 있어 이에 대한 의견도 분분하다.
23일 건강사회복지연대, 부산참여연대, 부산경실련, 보건의료노조 등은 부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부산의료원보다 더 많은 혈세를 투입하면서도 필수의료 중심의 공공병원이라는 목표에서 후퇴한 (침례병원의) 제2보험자병원안을 복지부와 건보공단에 구걸하듯 매달려야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며 “이번 면담은 장관과의 밀실 협상이 되어서는 안 되고, 시민과의 건강한 토론이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