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의 메탄올 연료 컨테이너 1호선 HMM 그린호. 부산일보DB
HMM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0%가량 급감했다. 미국발 관세 전쟁 여파로 성수기 효과를 온전히 누리지 못한 데다가 공급 과잉 현상까지 겹치며 해운 운임 하락이 가팔라진 영향이다.
HMM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2968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79.7% 감소했다고 밝혔다. 시장 컨센서스(증권업계 평균 추정치)인 2772억 원은 웃돌았다.
같은 기간 매출은 2조 7064억 원으로 23.8% 감소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3038억 원으로 82.5% 줄었다.
실적 악화의 주요인은 해운 운임 급락이다. 국내 해운사 수익성을 가늠하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올해 3분기 평균 1481포인트(P)로 전년 동기 3082P 대비 52% 하락했다. 3분기만 놓고 봐도 6월 마지막 주 1763P에서 시작해 9월 마지막 주 1114P로 36.8% 급락했다.
컨테이너선사들의 손익분기점은 SCFI 기준 약 1000P 수준이다. 매주 금요일 발표되는 SCFI는 중국 상하이에서 출발해 미국 롱비치·뉴욕, 네덜란드 로테르담 등으로 향하는 15개 주요 항로의 운임(20피트 컨테이너 기준)을 반영하는 해운·물류업계의 대표 지표다.
지난해엔 홍해 사태를 비롯한 지정학적 리스크와 미중 간 물동량 증가로 해운 운임이 고공행진을 했지만 올해는 미국발 관세 충격에다가 신규 선박 공급 과잉 현상까지 겹치며 구조적 하락 흐름에 접어들었다.
특히 해운업계에 있어 3분기는 소비가 집중되는 4분기를 앞두고 컨테이너 수요가 많아지는 전통적 성수기다. 하지만 올해는 미국발 관세 전쟁 우려로 조기 선적 수요가 앞서 반영되면서 3분기엔 물동량이 줄었다. 올해 3분기 미주 노선 SCFI는 서안과 동안이 각각 69%, 63% 급감하며 미국발 관세 전쟁 직격탄을 맞았다.
또한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해운업이 호황을 맞자 선사들이 대규모로 발주한 신조 컨테이너선이 현재 공급 과잉을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해양진흥공사에 따르면 올해 2분기까지 신규 인도된 컨테이너 선박은 61만 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선 1개)에 달하는 등 올해 공급 증가율은 6.6%로 예상된다. 반면 수요는 0.7%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이다.
다만 HMM은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이 1조 원(1조 1439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률은 11%로 글로벌 선사 중 상위권이라고 설명했다.
4분기 역시 전통적인 비수기로 운임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관세 정책 변화에 따른 불안정도 우려된다.
HMM 관계자는 “항로별 기항지와 투입 선박 조정으로 운항 효율을 최적화하고, 냉동 화물, 대형 화물 등 고수익 특수 화물을 적극적으로 유치하겠다”고 말했다.
송상현 기자 songs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