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6·3 지방선거 패배 이후 책임론이 불거진 국민의힘 당권파가 최근 사퇴를 촉구해 온 쇄신파 의원들의 잇단 논란을 고리로 반격에 나섰다. 비당권파인 권영진 의원의 ‘멱살잡이 논란’에 이어 서범수·진종오 의원의 ‘돌려차기 발언 논란’까지 불거지자, 중징계 가능성을 언급하며 공세를 집중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그동안 막말 논란 등으로 구설에 오른 당권파 인사들을 대할 때와는 다른 모습이어서, 선거 이후 이어진 사퇴 공세를 꺾고 분위기를 반전시키려는 강경 대응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서 의원의 발언을 겨냥해 “실수로라도 있을 수 없는 발언”이라며 “당 차원에서 그에 상응하는 적절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날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언행의 심각성을 고려해 당 중앙윤리위원회가 엄중한 조치를 내려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앞서 서 의원은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 김진주 씨(가명)가 참석하는 보완수사권 폐지 관련 간담회에서 시작 전 진 의원에게 “진 의원님, 돌려차기 한 번 하죠?”라고 농담을 건넸고, 진 의원이 “저는 발보다 손을 잘 씁니다”라고 답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논란 이후 두 의원은 곧바로 사과했고, 피해자 김 씨도 사과를 받아들이며 “정쟁으로 번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당권파는 김 씨의 사과 수용 이후에도 이를 계기로 공세를 강화하는 모습이다. 손수조 미디어대변인은 전날 페이스북에서 “‘돌려차기’라는 말만 들어도 모골이 송연한데, 엄연한 2차 가해”라며 “국회의원 직을 조용히 내려놓기를 바란다”고 적었다. 박민영 미디어대변인은 “특정 계파의 막말 준동에 동조하지 않는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상응하는 조치가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 대표를 옹호해온 원외 당협위원장들은 서 의원에 대한 징계 요청서를 당 윤리위에 접수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앞서 당권파는 권영진 의원의 멱살잡이 논란에 대해서도 강경 대응 입장을 밝혔다. 당 최고위원회의는 자진 탈당 권유와 함께 불응 시 제명을 포함한 최고 수준의 징계가 필요하다는 데 뜻을 모았다. 권 의원이 정 원내대표를 찾아 사과한 데 이어 의원총회에서도 공개 사과했고, 정 원내대표도 “선처를 바라는 입장”이라는 뜻을 밝혔지만, 윤리위는 징계 절차를 이어가고 있다. 윤리위는 권 의원과 함께 비당권파로 분류되는 조경태·진종오 의원에 대한 징계도 진행 중이다.
정치권에서는 서·진 의원의 발언이 부적절했다는 데는 이견이 없지만, 당권파 인사들의 과거 막말 논란 처리와는 대비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권파 인사들의 발언에는 문제를 삼지 않았던 당 지도부가 비당권파 의원들에게만 강경 대응에 나서고 있다는 지적이다.
박민영 대변인은 지난해 11월 한 유튜브 방송에서 시각장애인인 김예지 의원을 두고 “배려받는 걸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피해의식으로 똘똘 뭉쳤다”고 말해 장애인 비하 논란을 빚었다. 지난 1월에는 당 상임고문단을 향해 “평균 연령 91세 고문들의 성토”라며 “메타 인지를 키우시라”고 했다가 사과했다. 장예찬 전 여의도연구원 부원장도 보수 논객들을 겨냥해 “늙은이들이 제정신인가”라고 말해 노인 비하 논란을 일으켰다. 이들에 대해서는 별도의 당 차원 징계 절차가 진행되지 않았고, 국민의힘 지도부는 막말 논란으로 사퇴 요구를 받은 박 대변인을 포함해 임기가 만료된 대변인단 7명을 전원 재임명하기도 했다.
최근 윤용근 의원의 ‘정몽규 배려 문자’ 논란이 불거졌을 때도 당은 개인 차원의 사안이라며 사과할 일이 아니라고 정리했다. 논란 당사자의 계파에 따라 당의 대응 온도가 갈린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우재준 최고위원은 권 의원 징계 국면에서 “지도부부터 편향적 운영을 계속하는 한, 윤리위의 공정한 판단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공개 반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최보윤 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서·전 의원 사안은)계파의 문제라고 보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윤용근 의원 사안과 관련해서는 “비교할 수 있는 사항인지를 오히려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