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사 특검법에 입 닫은 한동훈...반대에서 '침묵' 왜?

한동훈, 김 여사 특검법 찬반에 침묵
과거 '강력 반대' 입장과 대조
'당게 의혹' 수세 국면 전환 카드 분석도
친윤 향한 경고성 메시지 등 해석 분분
친윤계 "이상신호 노출, 국민 동의 하겠나"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2024-12-01 16:09:41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2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우주항공산업발전포럼 주최 정책 토론회에 참석하기 위해 걸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2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우주항공산업발전포럼 주최 정책 토론회에 참석하기 위해 걸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김건희 여사 특검법’ 재표결을 앞두고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특검법 찬반에 대한 모호한 입장을 유지하면서 당내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당원게시판 논란으로 수세에 몰린 한 대표가 특검법을 고리로 국면 전환에 나서는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친윤(친윤석열)계의 당원게시판 의혹 공세에 대한 한 대표의 ‘경고성 메시지’라는 해석도 있다.

1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 대표는 이른바 당원게시판 논란이 불거진 이후 김 여사 특검법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고 있지 않다. 지난 10월 민주당이 김 여사 특검법을 발의했을 당시 반대 입장을 굳힌 것과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최근 한 대표는 가까운 주변 인사들에게 오는 10일 국회 본회의에서 재표결될 김 여사 특검법에 대해 ‘지켜보자’는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 한 친한(친한동훈)계 의원은 “재표결까지 시간이 좀 남아있는 만큼 한 대표가 당분간 모호한 입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친윤계의 일방적인 당원게시판 의혹 제기에 한 대표가 김 여사 특검법을 이용해 친윤계에게 경고성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한 대표는 당원게시판 논란에 “당 대표를 끌어내리려는 것”이라며 이례적으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바 있다. 검찰이 김 여사 이름이 오르내린 명태균 씨 공천개입 의혹 관련 수사에 속도를 내는 만큼, 향후 여론을 살펴보고 특검법 입장을 정해도 늦지 않다는 뜻이라는 게 친한계의 설명이다.

앞서 친한계 김종혁 최고위원은 지난달 28일 YTN 라디오에서 “당원 게시판 논란이 김 여사 특검법 재표결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한 대표가 특검법에 찬성 입장을 밝힐 가능성은 희박하다. 더욱이 특검법이 실제로 재의결될 가능성은 더욱 작다는 게 여권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그러나 친윤계는 한 대표가 보이는 특검법 ‘이상기류’에 대해 날을 세우고 있다. 한 친윤계 의원은 “당정이 하나 되어 반대했던 김 여사 특검법을 국면 전환 카드로 이용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며 “한 대표가 특검법 저지 단일대오에 이상 신호를 노출하는 것은 어떤 명분을 내세우더라도 지지층의 동의를 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김 여사 특검법에 대한 당내 기류변화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우리 국회의원 중 그렇게 이야기하는 사람은 없다”고 일축했다. 이어 ‘한 대표가 김 여사 특검법을 하나의 카드로 고려 중인 것 아니냐’는 질문엔 “(한 대표는) 집권 여당의 당대표”라며 “엄중한 상황을 카드로 이야기한다고 생각도 안 하고 꿈에서라도 생각했을 거라고 상상하고 싶지도 않다”고 선을 그었다.

추 원내대표는 잇단 내홍에 당내 의원들에게 “언행에 신중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지난 28일 의원총회에서 “당분간 공개 발언이나 논쟁을 자제하고, 냉각기를 갖자”고 말했다. 이어 김 여사 특검법 이탈표 우려에 대해 “저는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 의원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전혀 우려하는 분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의힘 법률자문위원회는 한 대표가 당원게시판에 김 여사를 겨냥해 극단적 표현을 담은 글을 썼다고 주장한 유튜버 이 모 씨를 서울경찰청에 고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법률자문위는 “이 씨가 ‘당원 게시판에 글을 쓴 사람은 한동훈 본인이 맞다’”면서 한 대표가 ‘개목줄’ 등의 표현을 사용해 글을 썼다고 했으나 이는 허위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자문위는 또 “이 씨가 ‘당 대표가 가족들 아이디까지 동원해서 매일 댓글 공작을 하고 있었다’, ‘한동훈 댓글팀이 작성한 의혹이 있다’고 했다”며 이 또한 거짓 주장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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