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엔비디아 아닌 ‘서학개미’의 선택은?

코인 관련주 매수 상위권 독식
트럼트발 가상자산 열풍 영향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2024-12-01 18:10:28

비트코인이 9만 달러(1억 2500만 원)를 넘어서면서 관련주에 국내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 비트코인 관련 종목들이 서학개미(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들이 집중 매수해 온 테슬라를 넘어서는 이례적인 현상이 나타난다.

1일 증권가에 따르면 지난달 22일부터 28일까지 서학개미가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마이크로스트레티지 주가를 2배로 추종하는 ‘티렉스 2X 롱 마이크로스트레티지 데일리 타깃 상장지수펀드(ETF)’로 나타났다. 순매수 규모는 1억 1670만달러(1627억 원)다. 서학개미 보유 1위 종목인 테슬라는 1억 1607만 달러(1620억 원) 매수를 보이며 근소한 차이로 뒤를 이었다.

마이크로스트레티지는 빚을 내서 비트코인 투자에 집중한 미국의 기업용 소트프웨어 업체로, 세계 최대의 비트코인 보유 기업이다. 전날 기준 마이크로스트레티지가 보유한 비트코인은 38만 6700개(약 365억 2786만 달러·51조원)다.

서학개미 순매수 3위부터 5위까지도 모두 가상자산 관련주였다. 3위는 ‘타이달 트러스트 투 디파이언스 데일리 타깃 1.75X 롱 마이크로스트레티지(MSTX)’ ETF(1억67만달러·1404억원), 4위는 마이크로스트레티지(9583만달러·1337억원)가 이름을 올렸다.

이어 이더리움을 2배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 ‘2X 이더 ETF’도 8388만달러(1171억원)어치를 샀다. 반면 전통의 상위권이었던 엔비디아 관련주인 ‘그래닛셰어즈 2X 롱 엔비디아 ETF‘(852억원)와 엔비디아(750억원)는 각각 6, 7위에 올랐다.

이같은 현상은 가상화폐에 우호적 입장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당선 이후 비트코인 가격이 상승 랠리를 펼치면서 서학개미들도 관련주에 베팅한 것으로 풀이된다. 비트코인은 지난 22일 역대 최고가인 9만 9800달러 대까지 상승하며 10만 달러 돌파 기대감을 키웠다. 마이크로스트레티지 주가는 덩달아 오르면서 트럼프 당선 이후 70% 급등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규제 완화 기대감만으로 비트코인 가격이 강한 상승 랠리를 보이고 있는 점은 조정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라며 “트럼프 트레이드가 아직까지 트럼프 공약의 긍정적 측면만을 바라보고 있지만, 기대와 달리 물가 등 부정적 리스크가 부각되면 비트코인 가격도 조정 압력이 높아질 수 있음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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